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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이야기/[2017.07] 후쿠오카

오랜만에 후쿠오카로 (2017.07.10~2017.07.12)

by 불량기념물 2017. 7. 26.

  거의 5개월 만에 다시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이번에는 뚜렷한 목표 없이 그냥 비행기 티켓도 싸게 구했고 일본 음식이나 실컷 먹고 오자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지요. 티켓은 작년 11월 여행 때처럼 왕복을 거의 10만 원에 구했습니다.

  다만, 가는 날에 비가 엄청 내리더라고요. 가는 길에 신발과 바지가 잔뜩 젖었고, 제법 여유를 갖고 나왔는데도 도착해서 포켓 와이파이를 수령하는 걸 잊은 바람에 다시 내려가서 챙겨 오고 이것저것 부탁받은 것도 해결하다 보니 시간이 그다지 넉넉하지는 않더군요. 역시 준비가 많을 때는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에는 오는 게 좋다고 느꼈습니다.

 

 

 

이제는 일상처럼 느껴지는 출국 직전의 모스버거.

역시 갓 튀긴 감자튀김은 꿀맛이더군요.

다만, 탑승 시간이 가까웠기에 허겁지겁 먹고 빨리 떠났습니다.

 

 

 

후쿠오카에 도착하고 바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요시즈카 우나기야 본점(吉塚うなぎ屋 本店)

우나쥬 상(うな重 上/¥3,088)과 우마키(うまき/¥421)를 주문했습니다.

 

 

 

식감이 정말 부드러웠습니다.

타레(양념)도 딱 알맞게 달달해서 장어 자체의 고소한 맛과 잘 어우러졌고 말이죠.

타레가 타서 남은 은은한 불맛도 식욕을 한층 자극했습니다.

 

밥 옆에 찍힌 국을 키모스이(きも吸い)라고 하는데, 장어 간으로 만든 맑은 국입니다.

이게 정말 깔끔하고 담백해서 고소하고 기름진 장어 구이와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장어로 묵직한 감칠맛을 느낀 뒤에 개운하게 입가심을 하고 다시 장어를 먹고...

키모스이만 있다면 장어를 몇 마리든 먹어 치울 수 있겠더군요.

 

 

 

장어를 넣어서 만든 달걀말이인 우마키.

계란보다도 장어가 더 부드러웠습니다.

한 입 크기로 먹기 위해 젓가락으로 잘라 봤는데, 장어가 계란보다도 더 부드럽게 잘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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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즈카 우나기야 본점(吉塚うなぎ屋 本店)

맛 : ★★★★☆ (매우 좋음)

CP : ★★★★ (좋음)

주소 : 福岡県福岡市博多区中洲2-8-27

구글 지도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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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 : Cost Performance

 

 

 

오랜만에 와 본 하카타역.

겨울이었을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네요.

하카타 기온 야마가사 축제 준비로도 한창이더군요.

 

근데, 어찌나 덥고 습하던지 땀으로 옷이 죄다 젖어 버렸습니다.

원래는 넷카페에서 잘 예정이었지만, 세탁기도 돌려야겠고 도저히 이 꼴로는 넷카페에 못 가겠더군요.

그래서 원래 묵을 예정이었던 비지니스 호텔을 1박 더 끊었습니다(...)

 

 

 

그렇게 옷도 세탁을 해 놓고 뽀송뽀송한 옷을 입고 술을 마시러 갔습니다.

전 품목 280엔(세금 포함 302엔)으로 유명한 토리키조쿠(鳥貴族)는 큐슈 지방에는 없었고(...)

대신에 비슷한 가게가 있긴 있더군요. 거리가 좀 애매하게 멀어서 문제긴 했지만...

확실히 메뉴 종류가 토리키조쿠보다 적어서 아쉽긴 했는데, 그래도 혼자 즐기기엔 충분했습니다.

 

그나저나, 오는 길에 더워서 그냥 니시테츠 전철을 탔는데 냉방이 엄청 빵빵하더군요.

과연 사철은 대단합니다.

후쿠오카 시영 지하철도 JR선 연계 열차는 별로 안 시원한데, 시영 지하철 열차는 냉방이 빵빵하고...

 

 

 

쿠시카츠도 있었습니다.

잘하는 집은 정말 맛있어서 이번에도 약간의 기대는 갖고 있었지만...

 

 

 

맥주, 스다치(한국에서는 영귤이라고 하나 봅니다.), 깔루아 밀크를 마셨습니다.

다른 칵테일 종류나 소주 중심으로 마실까 싶기도 했는데, 잘 맞는 안주가 없어서(...)

그래서 맥주만 주구장창 마셨습니다.

 

 

 

가게 이름처럼 진짜 엄청 큰 삼겹살 꼬치를 시켰습니다.

그렇게 놀라울 사이즈는 아니고, '어, 크네?' 정도 생각이 들 만한 그런 사이즈였습니다.

맛은 딱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삼겹살(...)

 

 

 

닭 껍질(소금, 후추), 카라아게, 쿠시카츠는 양파랑 치즈 그리고 삼겹살로 했습니다.

맛은... 1개 50엔에 파는 가게랑도 별 차이는 없더군요.

쿠시카츠만 먹겠다면 차라리 자릿세 받고 1개 100엔 꼴로 받는 가게가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태프 콘테스트 1위에 빛나는 메뉴라고 적혀 있더군요.

유자 소스가 메인이고 밑간은 소금과 후추로 된 닭꼬치였습니다.

콘테스트 1위라기엔 다소 아쉬운 맛.

맛이 없는 건 아닌데, 그렇게 끌리지도 않았습니다.

 

원래 싸게 먹으면 대체로 맛에는 큰 만족감을 얻긴 힘든데, 여긴 그걸 감안해도 살짝 아쉽더군요.

그냥 3천 엔 선에서 마치고 나왔습니다.(자막도 만들어야 했고.)

 

일단 가게 이름이 오사카 방언으로 '많이', '엄청' 등의 뜻이긴 한데

한국의 방언으로 치면 '허벌나게', '겁나게' 뭐 이 정도가 되겠지요.

가게 이름을 서술하기엔 너무 길어지니 그냥 발음만 써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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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닭꼬치와 오사카 쿠시카츠, 곳츠 본점 (でかい焼鳥と大阪の串カツ ごっつ 本店)

맛 : ★★★ (보통)

CP : ★★★★ (좋음)

주소 : 福岡県福岡市南区大橋1-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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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한잔하러 가기 전에 HMV&BOOKS에 다녀왔습니다.

하카타역 옆에 있는 마루이 건물 4층인가 그랬을 겁니다.

거기에서는 유라기장 6권과 심심한 칠드런 7, 8권을...

9층에 있는 T조이 하카타에서는 극장판 학생회 임원들 사전 예매권을 샀습니다.

 

 

 

여태 갔던 곳들보다는 훨씬 넓더군요.

특히 교토 갔을 적에는 진짜 이 공간 반밖에 안 되는 초소형 사이즈였는데(...)

시설은 별로 갖춰진 게 없었지만, 그래도 편히 쉬기에는 적절했습니다.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시원한 것도 먹고 마시다 보니 이런 천국이 없더군요.

 

 

 

보통은 스폰지도 하나씩 있던데, 여긴 없더군요.

비누칠은 역시 스폰지가 갑인데(...)

 

 

 

다음 날은 ニクゼン이라는 가게에 갔습니다.

런치 한정 1kg 스테이크 덮밥(고기 300g, 밥 700g)을 먹기 위해서였는데 문을 닫았더군요.

타베로그에는 분명히 연중 무휴라고 적혀 있었는데(...)

 

나중에 이 가게의 홈페이지를 직접 들어가 보니 화요일이 정기 휴일로 바뀐 모양이더군요.

망할 타베로그...

 

저녁에는 여기서 야키니쿠도 먹으려고 했는데, 무산됐습니다.

급히 다른 가게를 찾아 봤지만 뾰족히 좋은 곳이 없어서 그냥 아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천하일품 하카타역점입니다.

작년 11월에 방문했다가 아쉽다는 평가를 내렸는데, 이번엔 어떨지 다시 방문해 봤습니다.

 

국물을 한 숟가락 마셔 봤는데, 합격점이었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는 미묘했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천하일품의 맛이 납니다.

볶음밥은 다소 아쉽긴 했지만, 이 정도면 그럭저럭 먹을 만했고

카라아게도 육즙도 충분히 머금고 있었고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이 구성에 1,040엔이면 괜찮다 싶긴 하더군요. 작년 이후로 많이 노력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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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품 하카타역 앞점(天下一品 博多駅前店)

맛 : ★★★★ (좋음)

CP : ★★★★ (좋음)

주소 : 福岡県福岡市博多区博多駅前3-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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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시영 지하철 1일 승차권입니다.

가격은 620엔으로 후쿠오카 시영 지하철을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니시테츠 계열 전철이나 JR선은 이용 불가능)

 

그리고 지하철을 마음껏 타면서 발견한 것도 있지요.

지하철 공항선은 JR선과 연계되기도 하는데

이때 JR 열차의 냉방보다는 시영 지하철 열차가 더 시원하다는 점.

아무튼 이 녀석을 이용해서 하루에 2천 엔도 넘는 운임을 620엔으로 퉁쳤습니다.

 

 

 

적당히 근처에 있던 야나기바시 시장을 돌았는데, 별로 볼 건 없더라고요.

그냥 예정보다 일찍 봐 뒀던 빵집으로 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주문한 것들.

레몬티(아이스), 몽블랑, 슈 아 라 크렘(프랑스어는 잘 모릅니다.), 안닌 푸딩

솔직히 기대치가 커서 그랬는지,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아무튼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 슈크림처럼 생긴 게 좀 특이했는데, 크림에 럼주를 썼더군요.

하겐다즈에서 먹을 수 있는 럼레이즌보다 확실히 럼주 맛이 더 강조되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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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과자 16구(フランス菓子16区)

맛 : ★★★★ (좋음)

CP : ★★★★ (좋음)

주소 : 福岡県福岡市中央区薬院4-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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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해서 집으로 와서 먹었던 메론 샤베트.

메론 과즙이 55%라서 그런지 정말 메론을 떠 먹는 듯한 맛이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상큼한 과일을 고를까 싶기도 했습니다.

워낙에 먹은 게 많다 보니, 좀 산뜻한 게(...)

 

 

 

저녁은 뭘 먹을지 한참 고민했습니다만, 뾰족한 수가 없더군요.

바깥엔 비도 오고, 자막도 만들어야 하고...

그러다 보니, 그냥 가까운 코코이치방야에서 포장해 왔습니다.

멘치카츠, 로스카츠, 에비카츠(새우) + 카레

어째 전부 이세계 식당에서 본 듯합니다만, 넘어가는 걸로 하고...

 

뭐, 맛이야 평범했습니다.

그냥 딱 코코이치방야의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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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이치방야 나카스카와바타점(CoCo壱番屋 博多区中洲店)

맛 : ★★★☆ (보통+)

CP : ★★★★ (좋음)

주소 : 福岡県福岡市博多区中洲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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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프랑스 과자 16구에 들렀을 때 저녁 먹고 디저트로 먹으려고 사 온 것들입니다.

근데, 확실히 다쿠아즈가 맛있더군요. 이 가게는 무조건 다쿠아즈입니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폭신하고, 가운데의 아몬드 크림이 절묘하게 밸런스를 맞추더군요.

아까 그 점수도 다쿠아즈가 없었다면 더 낮았을 겁니다. 흠흠.

블루베리 파이는 갓 구운 걸 먹었다면 좋았을 텐데, 식은 건 좀 위력이 떨어지더군요.

 

그나저나, 집으로는 4500엔 상당의 선물팩(?)을 샀는데 사진 찍는 걸 잊었네요.

가족 중에 누가 찍어 둔 사람 있으려나(...)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복귀하는 날이 찾아왔습니다.

한국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일본의 라멘 가게인 이치란. 오늘은 그 본점에 왔습니다.

마침 후쿠오카에 본점이 위치하고 있었고 어떤 맛이길래 한국인들한테 인기가 많은지 알아보러 갔습니다.

 

인터넷에도 많이 올라오듯이 주문서가 따로 있습니다.

취향에 맞게 맛이나 토핑 등을 체크해서 주문하면 되는 건데

저는 돈코츠라 하면 일단 걸쭉하고 진해야 하기 때문에 맛도 진하게 하고 국물도 걸쭉하게 골랐습니다.

 

 

 

입에 대기도 전부터 '아, 이건 맛이 없을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명이 그렇게 화려한 건 아니었지만, 국물의 비주얼에서 충분히 느껴졌습니다.

콧테리 정도는 천하일품보다는 덜하지만, 끈적끈적하게 휘감기는 맛이 돈코츠를 즐기기엔 충분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천하일품이 비정상적인 수준이라서 그런 거고 호불호도 많이 갈리지만요(...)

 

무엇보다도 포인트는 저 빨간 비밀 양념이었습니다.

저게 없었으면 아마 한국인들한테 인기를 끌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돈코츠 특유의 느끼한 맛도 저 양념의 매콤한 맛으로 끝맛이 깔끔해지더군요.

저는 돈코츠의 끈적한 맛 자체가 좋아서 저 양념을 제일 적게 넣긴 했지만, 일반적인 한국 사람들은 이 양념을 많이 넣어서 먹겠구나 싶더군요. 이치란에 자주 오는 사람들은 저게 포인트가 되는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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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란 총본점(一蘭 総本店)

맛 : ★★★☆ (보통+)

CP : ★★★☆ (보통+)

주소 : 福岡県福岡市博多区中洲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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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만족스러운 일본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큐슈 지역 한정인 것 같더군요. 이로하스의 이런 맛은 처음 봤는데,

아마오우(あまおう) 자체가 후쿠오카 특산품인지라 이렇게 한정품으로 만든 모양이더군요.

아마오우는 あかい(빨갛다), まるい(둥글다), おおきい(크다), うまい(맛있다)에서

각 앞 글자를 땄다고 하더군요.

 

아, 근데 이게 제법 제 취향에 맞더군요. 가능하면 한국에서도 사 마시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어째 일본 여행을 갈 때마다 이로하스를 이것저것 많이 맛보게 되네요(...)

 

 

 

한국어로 적어 준 성의는 고마웠지만, 이래서는 무슨 말인지 도통(...)

아마도 병, 캔, 플라스틱은 이 쓰레기통에 넣고

종이(일반 쓰레기)는 여기에 버리지 말고 중간에 있는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 달라는 의미겠지요.

 

 

 

언제 봐도 화가 나는 패널.

그러나 저는 6일 후에 다시 일본으로 출국합니다.

 

 

 

  다녀온 지는 한참 됐는데, 이제서야 글을 남기게 됐네요. 교토 출발까지도 뭔가 계속 좀 바빴고, 교토에서 복귀하고도 조금 쉬다가 쓸까 싶었더니, 그냥 이래저래 또 일이 있어서 미루고. 아무튼 먹으러 여행을 떠났고 정말 아무것도 없이 더위와 사투를 벌이다가 복귀하긴 했는데, 그래도 일단 여행은 좋긴 하네요. 잠시라도 답답한 환경에서 벗어나서 돈으로 편하게 지낸다는 게(...) 역시 사람은 돈이 있고 봐야...

  아무튼, 다음 일정은 교토입니다. 이미 2월에 다녀온 바 있지만, 이번에는 가족 여행이었기에 완전히 가이드 역할이 되었습니다만. 이래저래 일이 마음대로 안 풀리기도 하고, 역시 계획대로 쭉쭉 굴러가지는 않더군요. 어쨌든 간에 교토에 대한 건 나중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올해는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출국할 수 있을까 싶네요. 우선 11월 11일은 주문토끼 극장판을 보러 100% 출국할 예정이긴 한데, 8월 중에도 다녀올까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