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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이야기/[2017.08] 도쿄

NEW GAME!과 아사가야 타나바타 마츠리 ② (2017.08.04~2017.08.06)

by 불량기념물 2017.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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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정말 올해 여름 마지막 일정입니다. 사실 코미케(C92) 기간에 갈까 싶기도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일찍 가서 일찍 오게 됐네요. 지금 되돌아보면 조금 늦게 가서 코미케를 참가하고 오는 게 나았는데, 그 당시에는 그 선택이 최선이었으니 어쩔 수 없지요. 결과만 따지고 들면 이 세상 모든 일이 잘 풀려야 하니까요. 흠흠.

 

 

 

NEW GAME!에 등장한 '이글 점프'의 배경이 된 건물을 찍고 조금 나아가니 상점가가 보이더라고요.

이 사진은 마츠리를 다 돌고 나와서 늦게 찍은 거라 어두운데, 아직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돌았습니다.

그런데 타나바타 마츠리라 걸려 있고 뭔가 장식물이 많이 걸려 있고 사람도 많더군요.

 

폰으로 검색해 보니 8월 4일부터 8월 8일까지 마츠리(축제) 기간이더군요.

그것도 나름대로 역사도 있고 인지도도 있는 마츠리더군요.

 

 

 

상점가 가게 앞에 전부 매대를 내 놨더군요.

아이들을 겨냥한 장난감부터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하더군요.

하나씩 사 먹으면서 돌아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나오던 금붕어 건지기부터 사격까지.

저도 한 15년 전에는 한국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요새는 보기 힘든 것 같더라고요.

특정 기간만 되면 시청 앞 광장에는 많은 노점도 들어서고 금붕어 건지기나 미니 바이킹(?)

달고나 뽑기, 폭죽놀이, 사격, 다트 던지기 등의 많은 이벤트가 있었는데 말이죠. 

 

 

 

천장에는 저런 장식물도 많이 걸려 있었고, 노점에는 다양한 음식이 나와 있더군요.

한국의 노점과는 또 다른 맛이 있어서 어렸을 때는 마음대로 못 사 먹었던 만큼

지금은 마음껏(?) 사고 싶더군요.

 

 

 

주사위를 던져서 1이 나오면 1엔에 코로나 맥주를 판매한다고 하던데 사행성이(...)

3, 4, 5는 무려 600엔입니다. 편의점에서도 300엔 아래로 구할 수 있으니, 이래저래 무모한 도전.

그래도 재미 삼아서 해 볼까 싶었는데, 코로나는 라임의 향과 맛이 있는 맥주라 하더군요.

순간 '아, 발포주...'라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그냥 발을 돌렸습니다.

 

 

 

늦게 온 것도 있었고, 다음 날 일찍 일정을 시작할 생각에 일찍 나왔습니다.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규카츠 체인점으로 유명한 아오나(あおな)에 방문했습니다.

인터넷에는 타카다노바바(高田馬場)점에 가장 평가가 좋길래 그쪽으로 갔지요.

(하마마츠에 있는 모토무라 규카츠라도 갈까 했는데, 비도 오고 그래서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시모후리 쿠로게와규(霜降り黒毛和牛) 100g 세트에 생와사비(本わさび)를 주문했습니다.

생와사비는 100엔을 더 내야 하지만, 확실히 향이나 맛이 물에 개어 놓은 것보다 좋더군요.

약간의 단맛도 더해지고 좀 더 와사비 특유의 향이 살더군요.

 

아, 그리고 霜降り는 특별히 마블링이 좋은 걸 일컫습니다.

확실히 표면을 보니 지방 분포가 좋긴 하더군요.

물론, 그렇다고 이게 A5급 수준의 최고 등급의 고기는 아니지만요(...)

 

샐러드도 상큼하니 괜찮았고, 미역국은 의외로 한국의 그 맛이 나서 좀 놀라웠고(?)

소스는 두 종류인데, 하나는 간장인 것 같고 남은 하나는 기름 소스인데 약간 달콤한 맛도 있으면서 감칠맛도 돌고, 마늘 향도 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저 기름 소스가 가장 좋았습니다.

 

 

 

고기도 확실히 괜찮았고, 튀김 상태도 괜찮았습니다.

가끔 화로에 놓고 더 익혀서 드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여긴 그게 없습니다.

오로지 규카츠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게 아닌가 싶더군요.

겉만 살짝 튀겨서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이 식감이 바로 규카츠 본연의 맛이지요.

 

이 정도면 그냥 150g으로 주문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마음 같아서야 300g도 먹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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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카츠 아오나 타카다노바바점 (牛かつ あおな 高田馬場店)

맛 : ★★★★ (좋음)

CP : ★★★★ (좋음)

주소 : 東京都新宿区高田馬場3-2-5

구글 지도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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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 : Cost Performance

 

 

 

다음 날은 아침 일찍 나섰습니다.

평일엔 아사가야역에는 쾌속 열차도 정차하는데, 주말이라 무정차더군요.

그래서 나카노역에서 각역 정차 열차로 환승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하나 특이한 게, 나카노역에서 미타카역까지는 지하철이 JR선(소부선)으로 직통 연결이 됩니다.

그래서 미타카 방면으로는 플랫폼에 따라서는 이렇게 도쿄 지하철 열차를 탑승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반대편으로 갈 경우에는 나카노역 다음부터 지하철 토자이선으로 바뀌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아무튼, 저는 이 열차를 타고 아사가야역까지 이동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쾌속선 플랫폼에 찍는 곳이 더 있을 법한데

주말에는 아예 그 플랫폼을 폐쇄한 탓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아오바랑 융이 지각해서 막 뛰어 내려가던 그 장면이 쾌속선 플랫폼인 것 같던데 말이죠.

 

 

 

원래는 역에서 나오면 바로 정문(?)이 있는데, 깜빡하고 안 찍었습니다.

뒤에 있는 출입구만 두 번 찍네요.

 

 

 

이른 아침에 도착했기 때문에 축제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는 찍지 못했던 사진을 느긋하게 찍기 위해서 일부러 일찍 온 것이죠.

 

 

 

도라에몽에 슈퍼배드에...

아, 근데 일본에서도 은근히 슈퍼배드가 인기가 많더군요.

 

 

 

확실히 오른쪽 도라에몽이 더 잘 만들어졌네요(...)

 

 

 

2기 오프닝에서 융이 뒤돌아보던 그 장면입니다.

히후미가 돌아보던 장면을 찍어야 했는데,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이래저래 다양한 캐릭터들이 찍혀 있더군요.

그 와중에 금상을 받은 잭 스패로우의 위엄(...)

 

 

 

은상을 획득한 아사가야 지방의 프렌즈! (우와, 스고이-!)

아니, 근데 진짜 굉장히 잘 만들었더라고요.

 

 

 

"너는 아사가야 지방에서 온 프렌즈구나!"

참 케모노 프렌즈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걸 새삼스레 실감했습니다.

 

 

 

여긴 아오바랑 네네가 영화를 보러 갔던 Wald9라는 극장입니다. 왈도9

독일어인지 '발트'라고 읽더군요.

 

 

 

페어리즈 스토리 3 발매 당일 아오바와 코우가 만난 신주쿠역 출구.

아니, 근데 신주쿠역 출구가 굉장히 많으니 몇 번 출구였는지 기억이(...)

 

 

 

요도바시 오픈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물건도 많이 옮기고 있더군요.

 

 

 

네네랑 하지메가 사고를 치고 급히 도망친 곳(...)

 

 

 

어째 하치공이 안 보인다 했더니, 공사 때문인지 저렇게 주위를 다 막았더군요.

저 앞에 우미코 씨가 서 있었겠지요. 흠흠.

 

 

 

이쪽 도로 1차선이 임시 주정차 구역으로 지정된 모양이더군요.

차 하나 빠지니 하나 또 들어오고...

덕분에 여기 사진 찍는 것도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차가 끊임없이 들어와서 사진 시야를 다 가려 버리니(...)

 

 

 

아사가야에는 저런 건물이 없습니다.

그냥 아키하바라의 요도바시 카메라인데, 모델로 쓰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천하일품 스이도바시점으로 갔습니다.

항상 스이도바시점에서는 '닌니쿠야쿠미(ニンニク薬味)'를 묻길래 뭔지 잘 몰라서

'네, 뭐... 적당히 주세요.' 이랬는데, 벽을 쳐다 보니 자세히 적혀 있더라고요(...)

 

 

 

런치 타임 A세트(라멘+볶음밥+카라아게 2조각 or 교자 3개)를 주문했고

늘 보통 사이즈의 라멘을 시켜서 이번에는 特盛り(특대)를 시켰습니다.

근데, 진짜 라멘 사이즈의 위엄이(...)

천하일품에는 환장하는 저였지만, 이번에는 국물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저 국물을 모두 마셨다간 수명이 3개월은 단축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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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품 스이도바시점(天下一品 水道橋店)

맛 : ★★★★ (좋음)

CP : ★★★★ (좋음)

주소 : 東京都 千代田区 三崎町 3-7-13 田中ビル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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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GAME!도 23구 내에 있는 곳은 얼추 다 돌았고, 잠시 쉬다가 다시 아사가야를 찾았습니다.

어제는 구경만 했으니 이번엔 뭐라도 좀 사 먹으면서 천천히 돌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초코바나나는 100엔, 빙수는 200엔이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150엔에 파는 집도 있더군요.)

같은 음식을 파는 점포는 상당히 많기 때문에 쭉 돌아보다 특별히 맛있게 만들거나 싼 곳을 찾으면 됩니다.

같은 음식에 사이즈도 크게 차이가 안 나는데도 200~250엔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초코바나나는 딱 바나나에 초콜릿 코팅을 한 단순한 맛이었고

빙수는 초등학생 시절에 흔히 먹던 슬러시를 좀 더 얼음 같은 입자로 만든 느낌이었지요.

어째 저 간단한 빙수가 참 마음에 든단 말이지요.

 

 

 

다시 한 번 더 아사가야 지방의 프렌즈를 찍고...

 

 

 

빅 사이즈 카라아게+프리미엄 몰츠(생맥) = 500엔

이 구성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다가 프리미엄 몰츠는 일본에 와서 처음 마셨는데, 필스너 맥주였더군요.

한 모금 마셔 보니 흡족했습니다. 앞으로 프리미엄 몰츠도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일본은 맥주 시장이 크고 다양해서 좋더군요. 한국은 그나마 클라우드고 나머진 마실 게 못 되던데...

(그나저나 Fitz라고 새 제품 냈던데, 도대체 왜 낸 건지. 그냥 클라우드가 훨씬 낫습니다.)

 

그 다음으로 저건 케즈리 이치고(削りいちご)라고 하는데

딸기를 빙수마냥 갈아서 연유를 뿌려 먹는 겁니다.

보통 500엔 정도 하길래 그냥 지나쳤는데, 250엔밖에 안 하는 곳이 있어서 사긴 했는데

통상적인 그것보다는 조금 큼직한 토막으로 잘려져 있더군요. 그래도 맛은 있었습니다.

 

사족이지만, 아마오우(あまおう)를 쓴다면 아마 연유도 필요 없지 않을까 싶더군요.

크레이프 같은 데도 아마오우를 쓰면 좋을 텐데, 죄다 새콤한 맛밖에 안 나는 애들을 넣으니(...)

 

이것저것 더 집어먹으려다가 라멘을 먹어야 해서 이쯤에서 멈췄습니다.

아침 동안에 무대 탐방을 마치고 오후 중엔 할 게 없어서 쉬고 있더니, 배도 안 꺼지더군요(...)

 

 

 

방송을 타고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큐슈 장가라 라멘'에 와 봤습니다.

그리고 봉샹을 카쿠니(조린 고기를 큼직하게 썬 것)+아지타마로 주문했습니다.

 

맛은 딱 전형적인 큐슈 돈코츠더군요.

고명은 목이버섯, 파, 멘마(죽순), 차슈, (카쿠니, 아지타마) 정도가 들어 있었습니다.

다른 고명은 다 제쳐두고 카쿠니가 확실히 돋보이긴 하더군요.

달달한 맛이 강조되어 있는데, 이게 의외로 짭짤한 국물하고 잘 어울리더군요.

 

여기서도 확실히 맛있게 먹긴 했지만

그래도 저는 역시 굳이 큐슈 돈코츠의 체인점을 꼽자면, 저는 역시 이치란인 것 같더군요.

이치란은 후쿠오카 본점 말고는 먹어 본 적이 없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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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 장가라 라멘 하라주쿠점 (九州じゃんがららあめん 原宿店)

맛 : ★★★☆ (보통+)

CP : ★★★☆ (보통+)

주소 : 東京都渋谷区神宮前1-13-21 シャンゼール原宿2号館 1F・2F

구글 지도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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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돌아가려는 찰나에 어떤 연락을 받고

다시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점을 찾았습니다.

 

 

 

이세계 식당과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점이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거였습니다(...)

 

 

 

별거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일본에 왔으니 이런 거라도 하나 챙겨 가야...

그나저나, 이걸 방 문에 붙여 두면 저도 네코야로(...)

 

 

 

아까 마츠리 때 사온 링고아메(사과 사탕)입니다.

큰 건 500엔이고 제가 산 건 300엔짜리인데, 안에 작은 사과가 들어 있더군요.

큰 건 어떨지 모르겠는데, 작은 건 사과가 마치 녹색 대추를 먹는 것 같은 식감이더군요(...) 

 

 

 

그렇게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일찍 JR 츄오·소부선과 케이세이 본선을 타고 나리타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당연하게 제2 터미널로 향했는데, 가서 확인하니 제 시간대에 떠나는 비행기라곤 파리행뿐(...)

뭔가 이상한 걸 느끼고 확인해 보니, 에어부산은 나리타 제1 터미널이더군요.

 

그렇게 캐리어를 들고 전력으로 질주해서 버스에 올라타고 출국층에서 질주하여

수속 마감 10분 전에 도착해서 겨우 수속을 끝내고 비행기에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여행 도중에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는데 '글로벌 와이파이'라는 회사의 포켓 와이파이는 다시는 안 쓸 것 같네요. 수령했던 당일부터 속도가 좀 이상하다 싶더니 여행 내내 사진 업로드조차 버거울 정도로 속도가 저하되거나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데이터라곤 여행 기간 내내 500MB도 안 썼는데 말입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제품을 쓸 바에야 그냥 해외 로밍을 하고 말지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번에는 인천-나리타-대구 루트라서 나리타 수령 제품을 원해서 그렇게 했는데, 정말 괜히 했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자주 썼던 '말톡'은 최근 여행 두 번 모두 충전기가 죄다 불량품만 들어 있질 않나, 대체 이 나라는 포켓 와이파이를 왜 이 따위로 팔아 먹는 건지 화가 나네요.

 

 

 

아무튼, 에어부산 비행기를 탔는데 그냥 FSC(Full Service Carrier)랑 다를 게 없더군요.

비행기도 아시아나에서 쓰던 걸 그대로 쓰더군요. 보통 LCC는 보잉 737이던데 말입니다(...)

게다가 저가 항공사(LCC)면서 간단하긴 하지만 기내식도 핫밀로 나옵니다.

위탁 수하물, 음료(물 말고 주스), 기내식, 좌석 지정이 모두 항공료에 포함된 형태더군요.

 

나리타-인천 운임이 너무 치솟아서 하는 수 없이 나리타-대구를 이용해서 KTX를 탈 생각이었는데

(애시당초 인천에서 집 가나 대구에서 집 가나 철도를 이용하면 30분 정도밖에 차이가 없더군요.)

생각보다 싼 가격에 FSC에 버금가는 서비스가 나오니 만족스럽더군요.

이 노선의 운임은 9천 엔. 공항 이용료 포함해서 11,000엔에 구입했습니다.

지금까지 타 본 LCC 항공사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날 대구는 38도까지 치솟았습니다.

괜히 대프리카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더군요.

진짜 이런 날 바깥에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면 쓰러지겠다 싶었습니다.

 

 

 

예상보다 동대구역에 일찍 도착해서 롯데리아 추천 메뉴를 선택.

롱 치즈스틱+양념 감자+콜라(L)

 

 

 

드디어 KTX가 도착했습니다.

어째 살면서 KTX 타 본 횟수보다 신칸센을 탄 횟수가 많긴 하지만.

몇 년 만에 타 보는 KTX는 좀 개선되었을지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개선이고 뭐고 그런 거 없었습니다. 타자마자 제 자리에 꼬마애가 앉아 있길래 제가 잘못 탔나 싶어서 호차랑 좌석 번호 확인을 해 봤지만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스템 전산상의 오류가 있었나 싶어서 조심스레 애 아빠한테 '혹시 자리 여기 맞으세요?'라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애랑 자리가 떨어진 채 예약이 되어서 자리를 바꿔 앉았다고 그러더군요. 캐리어 든 사람이 자리 앞에서 뒤적거리면 최소한 먼저 얘기를 꺼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좀 괘씸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문제는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서 바꿨다는 자리를 가리키는데 누가 앉아 있더군요. 제가 고개를 휙 돌리니까 부리나케 일어나던데, 알고 보니 그 여자는 입석 승객이었는데 제 자리에 앉아 있었고 떨어진 자리 두 개를 예매한 애 아빠가 그 여자한테 바꿔달라고 한 모양이더군요. 남의 자리 마음대로 바꿔 앉는 사람에 입석이면서 지정석에 앉아 있는 사람까지. 확 뒷골이 땡기더라고요.

  저는 창가 자리가 좋아서 버스든 열차든 비행기든 항상 창가 자리로 예약합니다. 근데, 어린애랑 아빠랑 떨어지기 좀 그래서 같이 앉겠다는데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냥 화를 꾹 참고 거기 앉으라고 하고 그냥 바뀐 자리에 앉았습니다만, 짜증이 나는 일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입석 승객이 물밀듯이 밀려오더군요. 사람들 지나는 통로에 무슨 버스나 지하철도 아니고 서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면서 열차 흔들리면 위험하니 남의 머리 받이를 손잡이로 쓰는 입석 승객까지. 신칸센을 타면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정신 나간 일들이 불과 5분 만에 모두 일어났습니다. 오히려 몇 년 전보다 개선된 게 아니라 악화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더군요.

  한국의 철도 운임이 싼 건 인정합니다만 그렇다고 운영이 이렇게 막장으로 돌아가도 되는 건가 싶네요. 자유석을 운영해서 입석 승객은 그쪽에만 가도록 하든가, 아니면 입석을 운영하지 않는 게 정상이 아닌가 싶더군요. 일본에서도 입석과 일반(자유석), 그린차(지정석)이 모두 운영되는 차량의 경우엔 그린차에 입석이 없거든요. 그린차(지정석)에서 입석을 하면 승무원이 와서 쫓아냅니다. 그게 정상이고요. 신칸센의 경우에는 자유석, 지정석, 그린차로 나뉘어서 입석은 자유석에만 허용이 되고, 그중에서도 토호쿠 신칸센 중 하야부사와 하야테는 전 좌석 지정석입니다. 지정석, 그린차, 그랑 클래스로 운영하죠.

  애시당초 차량 모델을 TGV로 잡아서 차량의 폭은 좁고 좌석 개수도 적고 상대적으로 불편한 것도 불만인데, 적지 않은 승객들도 상식에서 벗어난 짓들을 일삼으니 진짜 화가 안 날 수가 없더군요. 운영도 막장, 승객도 막장. 도대체 이게 어딜 봐서 최고 등급의 열차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본래 일정이 틀어져서 귀국도 8일에서 6일로 당겨졌고 급조한 일정이긴 했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본의 여름이라면 역시 마츠리인데, 급하게나마 구경할 수 있었고 지난 2월 여행 때도 후반의 체력 문제로 인해 미뤘던 NEW GAME! 무대 탐방도 했으니 말이죠.

  이제 다음 일정은 11월 10일~11월 12일 혹은 11월 11일~11월 12일 일정이 되겠네요. 주문토끼(주문하신 건 토끼인가요?)의 극장판 감상을 위해 개봉 당일 일본으로 날아갈 예정입니다. 아직 행선지는 명확하게 결정되지는 않았는데 후쿠오카로 될 확률이 높습니다. 공항에서 극장까지 가깝기도 하니 말이죠. 올해는 다섯 번이나 출국하게 되네요(...)

 

 

 

 

 

 

도쿄 세 번째 방문기 2017.08.01~2017.08.06

1. 도쿄와 NEW GAME! 무대 탐방 (2017.08.01~2017.08.04)

2. 아사가야 타나바타 마츠리와 NEW GAME! 무대 탐방 (2017.08.04~2017.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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