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3박 4일] 2일차 - 나고야 메시와 막과자 (2023.11.30)
이날은 오전 8시 40분 무렵부터 극장으로 향했다.
전날 샀던 티켓 중 한 장은 온라인 예매가 불가능한 권종이어서 극장에서 직접 예매를 해야 했는데, 인터넷 예매가 이틀인가 먼저 열린 탓에 좋은 자리는 이미 다 나가고 없었다.
'미드랜드 스퀘어'라는 건물에 입점한 극장이라 이름도 '미드랜드 스퀘어 시네마'인데, 나고야역 바로 앞에 있다 보니 수요가 터져 나가서 그런가 전혀 다른 건물에 '미드랜드 스퀘어 시네마2'라는 이름으로 2호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내가 볼 작품은 2호관에서 상영 예정이었지만, 예매 자체는 역에서 더 가까운 1호관에서도 할 수 있었다.
예매를 마친 후 바로 지하철을 타고 '아츠타 호라이켄' 본점으로 향했다.
타베로그에서도 3.7점이 넘어 장어 부문 백명점(百名店)에도 올라 있는 데다, 1873년에 히츠마부시를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는 가게다.
원래는 10시 조금 지나서 정리권을 받고 바로 근처의 아츠타 신궁을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이 가게는 정리권을 나눠주는 시간이 매번 달라지는지 이날은 11시 15분이 거의 다 되어서 정리권을 받고 11시 30분에 입장했다. 덕분에 거의 2시간 동안 그냥 가만히 서서 기다리기만 하고 아츠타 신궁 근처도 못 가 봤다.
이날 일정 중에 유일하게 여기만 햇볕이 쨍쨍했는데, 가게 담장도 새하얗다 보니 그쪽을 바라봐도 눈부시고 그렇다고 햇볕 쪽으로 서 있어도 눈부시고 두 시간 동안 눈뽕 제대로 당한 것 같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장어를 손질하고 남은 척추를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 낸 음식이다.
맥주를 마실까 말까 고민하다가 패스했는데, 돌이켜보면 역시 맥주 한 잔을 곁들여야 했다. 짭쪼름하면서도 고소하니 정말 완벽한 맥주 단짝이다.
지난 테바사키에 이은 '나고야 메시' 제2탄.
일반적으로 장어 덮밥이라 하면 네모난 식기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장어를 통째로 열러서 내는 '우나쥬(うな重)'가 정석인데, 나고야에서는 장어 덮밥 외에도 김이나 쪽파, 와사비 등의 각종 고명과 육수 등을 곁들이는 '히츠마부시'라는 독특한 형태로 발달했다.
우나쥬는 장어가 통째로 올라가는 데 비해, 히츠마부시는 덜어 먹는 걸 전제로 만들어졌기에 장어를 잘게 잘라 놓는다.
히츠마부시를 먹는 방법은 세 가지로 나뉘어 있는데, 각각의 방식으로 먹어 본 뒤에 최종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방법으로 마무리는 하는 것이 가장 권장되는 식사법이다.
우선은 첫 번째로 장어 덮밥의 1/4을 덜어서 그대로 먹을 것을 권한다.
이게 가장 장어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 이 방법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면 다음부터는 '우나쥬'를 주문하는 것이 좋다. 달짝지근한 간장 베이스의 양념과 고소하면서도 진한 감칠맛이 도는 장어가 일품이다.
두 번째로는 장어 덮밥에 각종 고명(薬味)을 얹어서 먹는 방법으로, 쪽파와 와사비의 알싸한 맛이 기름진 장어랑 잘 어울려서 물리지 않게끔 해 준다.
세 번째는 장어 덮밥에 각종 고명을 얹고, 그 위에 육수를 부어서 오차즈케(お茶漬け)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다. 육수는 집마다 만드는 방식이 다 다른데, 카츠오부시를 베이스로 한 육수를 많이 쓰는 편으로 이 가게도 카츠오 풍미가 옅게 깔려 있다.
개인적으로는 육수를 부어 오차즈케를 만들어 먹는 걸 가장 선호하는 편이라 마지막도 이렇게 해서 먹었다.
11시 15분에 정리권을 나눠줄 때만 해도 거의 100명 정도 줄을 서 있었는데, 다 먹고 나오니 각 시간대마다 안내받고 해산한 모양이었다.
맛은 확실히 기대한 대로 정말 맛있긴 했지만, 다음에도 2시간을 기다려서 먹을 거냐고 묻는다면 그때는 그냥 더 기다려도 되는 다른 가게로 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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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타 호라이켄 본점(あつた蓬莱軒 本店)
맛 : ★★★★★ (매우 좋음)
CP :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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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 Cost Performance
아츠타 호라이켄 본점 · 503 Godocho, Atsuta Ward, Nagoya, Aichi 456-0043 일본
★★★★☆ · 민물장어 요리 전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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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지하철을 타고 찾아온 막과자 가게.
운영 시간을 착각해서 일찍 와 버린 관계로 다시 한참 걸어서 또 이동했다.
이쪽은 나중에 저녁 때 다시 오기로 했다.
그렇게 또 한참 걸어서 지하철을 타고 다른 막과자 가게에 도착했다.
간판도 없는지라 사전에 미리 알아보고 온 게 아니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겠다 싶다.
그래도 가게 창문에 영업일과 영업 시간이 제대로 적혀 있다.
수요일과 일요일은 정기 휴무고, 가게를 운영하는 날에도 14~17시로 짧게 운영한다.
아무튼 여기서 이것저것 막과자를 고른 뒤 다시 또 이동했다.
みんなで駄菓子屋(仮) · 1 Chome-40-1 Meirakucho, Nakamura Ward, Nagoya, Aichi 453-0811 일본
★★★★☆ · 일본 과자 판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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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은 나고야성 공원.
입장료는 500엔이었다.
여기저기 둘러보긴 했는데, 확실히 이렇다 할 만한 건 없었다.
그래서 혼마루 어전과 천수각이 있는 혼마루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이곳을 들렀다.
나고야 메시 제3탄.
키시멘은 나고야식 우동으로 생각하면 거의 얼추 맞는 음식이다. 국물 자체는 우동과 매우 흡사하지만, 통통한 면발의 우동과는 달리 넓적한 면을 쓴다는 점이 다르다. 우동 면발은 두께에서 오는 식감이나 목으로 넘어갈 때의 매끈한 느낌을 선호해서 잘 씹지 않고 정말 마시듯이 넘기는 마니아층이 많다면, 키시멘 쪽은 넓다란 면을 입에 한가득 넣는 볼륨감과 부들부들한 식감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가게는 나고야성 공원 안에 위치한 탓에 입장료(500엔)를 내야 올 수 있다는 게 치명적인 단점이다.
나고야에는 곳곳에 걸출한 키시멘 가게가 많기 때문에 굳이 입장료를 내면서까지 이곳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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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성 키시멘테이(名古屋城 きしめん亭)
맛 : ★★★★ (좋음)
CP :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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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멘테이 · 1-1 Honmaru, Naka Ward, Nagoya, Aichi 460-0031 일본
★★★★☆ · 국수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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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고야성의 천수각.
기존 철근 콘크리트 복원물을 철거하고 목조 복원을 계획 중이라 2018년부터 입장이 금지됐고, 현재로는 203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모양이다.
나고야성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킨샤치(金鯱).
지금의 킨샤치는 복원한 건데, 저기에 들어간 것만 해도 18k 금으로 거의 90kg 가까이 쓰였다고 한다.
사실 나고야성 공원은 정말 볼거리가 별로 없어서 닌자나 사무라이 복장의 직원들이 그리팅 행사를 하는 것 말고는 정말 이렇다 할 만한 게 없긴 하다.
천수각도 못 들어가고 하니 그냥 혼마루 어전이라도 구경하기로 했다.
저 천막에서 한 50초짜리 유의 사항 동영상을 틀어주고 안으로 입장시킨다.
대충 '가방은 앞으로 매라', '안에서 음식 먹지 마라', '소란 피우지 마라', '전시물 만지지 마라' 이런 내용이다.
이래저래 사진을 찍긴 했는데, 막상 찍어 놓은 걸 보니 왜 이렇게 찍었지 싶은 게 90%다.
아무튼 내부는 금으로 번쩍번쩍하다.
닌자나 사무라이 그리팅 시간대를 맞춰서 오면 좀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중간중간 착각하고 헛걸음을 한 것도 있고 해서 시간대가 틀어져서 그리팅은 못 보고 왔다.
영업 시간을 착각해서 낮에 왔던 그 막과자 가게에 다시 왔다.
여긴 아까 올렸던 가게보다 영업일과 영업 시간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구글 지도에 올라와 있는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매주 갱신되는 영업 계획을 살펴야 한다.
駄菓子屋たくたく · 일본 〒466-0805 Aichi, Nagoya, Showa Ward, Ikatsucho, 2 Chome−24
★★★★☆ · 사탕 판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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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라무네'라는 이름의 막과자를 찾으려고 와 봤는데, 이곳 사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나고야에서는 수급이 불안정하다가 2~3년 전에 완전히 유통이 끊어졌다고 한다. 만약에 구해 볼 생각이 있다면 도쿄 거래처의 가게를 찾아보는 게 좋을 거라는 조언을 해 주셨고, 그 조언대로 지난 6월에 도쿄에 가서 구할 수 있었다.
[도쿄 2박 3일] 3일차 ② - 막과자 가게와 귀국 (2024.06.11)
이런 역이 여행자로 하여금 일본 전철에서 길을 헤매게 만들곤 한다.국내엔 대부분의 노선이 단일 노선으로 구성되어 있는 데다 대부분은 행선지별로 승강장이 갈려 있어서 잘못 탈 일이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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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기서 못 구하는 건 못 구하는 거고, 다른 막과자를 이것저것 사서 나왔다.
미친놈인가 싶을 정도로 동선이 엉망이었는데, 제한적인 영업 시간의 막과자 가게들에 맞추어 일정을 짜다 보니 그렇게 돼 버렸다.아무튼 다시 나고야역 근처로 와서 멜론북스와 애니메이트를 들렀다 갔다.
우마무스메나 청춘돼지 굿즈나 좀 건져야지 싶었는데, 이쪽의 애니메이트는 여성향이 강한 매장인지 그 흔한 우마무스메조차 굿즈가 거의 없어서 포기하고 청춘돼지 극장판의 한정판 블루레이만 사서 나왔다.
특전 굿즈를 준다고 하면 물불 가리지 않는 씹덕들.
아무튼 한정판 블루레이도 소비세를 면세받고 11,000엔에 사 왔다.
그리고 일정의 마무리는 신시대(新時代).
나고야에 본사를 둔 전국구급 이자카야 체인으로, 닭 껍질을 꼬치에 꽂아 튀긴 덴구시(伝串)로 유명하다.
이 체인점의 특징은 아무튼 싼 가격이다.
생맥주가 209엔(세금 포함), 하이볼이 165엔(세금 포함), 레몬사와가 319엔(세금 포함) 등으로 아무튼 엄청나게 싸다.
거기에 '메가(メガ)'라는 글씨가 붙은 품목은 '메가' 사이즈로 주문하면 2배 가격에 3배의 양으로 준다.
당연하지만 소프트 드링크도 취급하고 있어서 술 못 마시는 친구가 동행해도 문제없다.
안주 역시 굉장히 저렴한 편.
대표 메뉴인 덴구시가 1개 55엔(세금 포함)이고, 어지간한 메뉴들이 세금 포함된 가격으로 300~400엔대다.
고된 일정을 마치고 난 후의 맥주 한 잔만큼 시원하고 맛있는 게 없다.
자릿세 개념으로 나오는 기본 안주다.
무슨 잡채 같은 게 나왔는데, 신기하게도 콩나물이 들어 있었다.
지금껏 일본에서 숙주 말고 콩나물이 들어간 음식은 처음 먹어본 것 같다.
이게 진짜 기가 막히는 술 친구다.
단짠에 바삭하고 닭 껍질의 고소한 맛까지 그냥 맥주가 술술 넘어간다.
느낌상 맥주 다음으로 얘가 제일 잘 팔리는 듯하다.
시원하고 상큼하니 음료수처럼 쭉쭉 넘어간다.
닭고기를 암염으로 간을 한 뒤에 숯불에 구워낸 음식인데 이게 생각보다 질긴 식감이라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린다.
개인적으로는 진한 감칠맛 덕분에 있으면 주문하는 품목인데, 그릇에 발라진 영귤 페이스트랑 같이 먹으면 상큼한 맛이 돌아서 질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매실주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다른 지점보다는 좀 부실한데 먹을 만하다.
콘 버터는 언제나 옳다.
바삭바삭하게 튀긴 밀가루 반죽 안에 치즈가 들어 있어서 맥주 안주로 아주 잘 어울린다.
맥주가 잘 어울리는 안주를 시켰으니 당연히 생맥주 추가.
슬슬 일어날까 싶으니 덴구시가 당겨서 마지막으로 딱 5개만 더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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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대 메이에키 니시구치점(新時代 名駅西口店)
맛 : ★★★ (보통)
CP : ★★★★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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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다이 메이에키 니시구치점 · 일본 〒453-0015 Aichi, Nagoya, Nakamura Ward, Tsubakicho, 15−27 名古屋太
★★★☆☆ · 이자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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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드럭스토어에서 간단히 마실 거랑 이것저것 사 갔다.
여행 전에 다가시카시를 재탕했는데, 그 때문에 급하게 일정에 추가됐다.
지금 봐도 1기는 정말 잘 만들었는데.
이미 뭘 잔뜩 먹고 와서 저걸 다 먹어 치울 수는 없었고, 그냥 몇 개만 꺼내서 먹기로 했다.
사장님이 덤으로 주신 품목이 10엔 당첨됐다.
당첨되면 받으러 오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무리 그래도 다 큰 놈이 10엔짜리 받으려고 쫄래쫄래 가는 것도 ㅋㅋㅋ
이것은 꽝.
아예 분말로 된 제품도 있는데, 그거보다는 이게 비주얼도 좋고 맛도 좋은 것 같다.
맛은 비타민C 드링크와 비슷하다.
생긴 건 요거트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크림샌드 같은 것에 들어가는 그런 크림 식감이다.
맛은 요거트랑 그 서걱서걱 씹히는 크림류의 중간 어디쯤 되는 맛인지라 그다지 맛있진 않다.
면세품은 개봉하면 안 된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면세품이라고 무조건 개봉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니고 이것도 두 종류로 나뉜다.
1. 일반 품목
2. 소비 품목
일반 품목은 가전제품이나 의류처럼 사용하더라도 원형이 남아 있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품목들이다.
그에 반해 소비 품목은 음식이나 화장품, 의약품처럼 사용하고 나면 없어지는 것들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면세품도 종류에 따라 나눠서 포장하는 것이 좋고, 소비 품목은 절대로 뜯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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