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이야기/[2023.12] 나고야

[나고야 3박 4일] 4일차 - 청춘돼지 극장판과 귀국 (2023.12.02)

불량기념물 2024. 11. 11. 18:07

나고야시 교통국에서 운영하는 지하철의 자동 발매기

 

앞서 지하철 24시간권(760엔)과 쇼류도 버스&지하철 1일권(620엔)을 쓴 바 있다.

이번 일정에는 나고야에서 쓸 만한 패스를 전부 사용해 본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날은 '도니치 에코 티켓(620엔)'을 구매했다. 이 패스의 효력이나 범위는 '쇼류도 버스&지하철 1일권'과 완전히 동일하지만, 구매 및 사용 가능한 기간이 주말과 공휴일뿐이란 점과 내국인이나 장기 체류 외국인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도니치 에코 티켓 - 620엔

 

이것도 쇼류도 티켓과 마찬가지로 사용을 개시해서 유효 기간이 찍히고 난 뒤에는 버스를 이용할 땐 유효 기간을 버스 기사에게 보여주고 승차하면 되고, 지하철에서는 개찰구에 넣어 통과하면 된다.

 

미드랜드 스퀘어 시네마2

 

오전 8시가 되기도 전에 극장을 다시 찾았다.

 

팝콘 세트와 기간 내 특별 증정 특전

 

12월 2일과 12월 3일에는 '사쿠라지마 마이'의 생일을 기념해서 생일 메시지 카드가 특전으로 배부되었다.

그 외에도 청춘돼지 전용의 팝콘 세트에도 역시 특전이 붙어 있어서 같이 구매했다.

 

첫날 영화 티켓(전매권) - 1,400엔

호화판 팸플릿 - 2,800엔

아크릴 마스코트 - 1,200엔

마우스 패드 - 1,230엔

둘째 날 영화 티켓(무비치케) - 1,400엔

팝콘 세트 - 1,300엔

음료 - 450엔

 

극장판 애니메이션 두 번으로 9,780엔. 수익성이 정말 좋다.

 

 

이게 당시 받았던 사쿠라지마 마이 생일 기념 특전이다.

 

 

사쿠라지마 마이 생일 메시지 카드 번역

청춘 돼지는 란도셀 걸의 꿈을 꾸지 않는다(극장판 제3편)의 관람객 특전으로 12월 2일과 3일에 걸쳐서 한정적으로 배부된 사쿠라지마 마이의 손 글씨가 적힌 편지입니다. 팬 여러분께 언제나 응

bullyangblog.tistory.com

 

이번에도 개인 소장용으로 블루레이 본편의 자막을 만들긴 했는데, 지난번 극장판도 딱히 필요로 하던 사람이 없어서 그냥 개인 보관만 하고 있다.

 

 

1~4주차 전부 관람할 필요 없이 해당 주차마다 극장에 찾아와서 스탬프를 찍고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단기 체류자는 1~4주차 스탬프를 모두 채울 수가 없다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관람권을 들고 이번에는 빅카메라 나고야 JR 게이트타워점에 방문했다.

 

 

그렇게 두 번의 관람으로 1주차 특전과 포스트 카드를 각각 두 장씩 받았다.

 

멘야 하나비 타카바타 본점(麺屋はなび 高畑本店)

 

나고야 메시는 많고 주어진 시간은 적은 상황에서 어떤 걸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며 엄정한 심사에 따라 결정된 마지막 나고야 메시.

 

 

한국에도 분점을 내서 한국 사람들한테도 어느 정도 알려진 '멘야 하나비'의 본점을 찾았다.

이곳은 마제소바를 처음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작 나는 한국에서도 이 가게엔 와 본 적이 없이 다른 업장에서 마제소바를 두어 번 먹어 봤다. 그때는 당연히 별 감흥이 없긴 했는데, 과연 본토에서 그것도 원조는 맛이 다를까 싶은 생각에 오게 됐다.

오픈 25분 전에 도착하니 이미 서너 명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픈 시간이 되자 꽤 많은 사람이 줄을 섰는데, 오픈하면 우르르 들어갈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앞에서 온 순으로 한 명씩 천천히 입장시키면서 주문한 음식이 어느 정도 만들어질 때까지 대기시켰다.

 

 

내가 4번째인가 5번째로 와서 줄을 서 있었음에도 11시 10분이 되어서야 가게로 들어올 수 있었다.

너무 일찍 온 게 아닌가 싶었지만, 일찍 오길 잘한 셈이다.

 

타이완 마제소바 - 1,000엔

 

나고야 메시 제6탄.

타이완 라멘과 마찬가지로, 이름에는 '타이완'이 들어갔지만 정작 대만에는 없는 나고야 음식이다.

나는 마늘 양을 '많이'로 주문했다.

 

 

일본 음식치고는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비벼 먹는 걸 전제로 만들어진 음식이라, 가게에서도 렌게(중식 숟가락)과 젓가락을 써서 야무지게 비빌 것을 권한다. 하지만 짜장면 좀 먹어 본 한국 사람 짬밥이라면 젓가락만으로도 야무지게 비빌 수 있는 법.

 

 

면의 1/3 정도를 먹고 나서 뭔가 변화를 주고 싶다면 테이블에 비치된 다시마 식초를 조금씩 넣어 보는 것도 좋다.

너무 많이 넣으면 시큼하고 쿰쿰해서 맛을 망치지만, 조금씩 취향껏 잘 넣으면 감칠맛이 더해져서 맛있다.

 

 

면을 다 먹고 주방 직원한테 '오이메시'를 달라고 하면 무료로 밥을 약간 퍼 준다. 이걸 다시 남은 양념에 슥슥 비벼서 먹으면 마제소바 한 그릇 뚝딱. 바다 건너의 음식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마저 든다.

국내에선 이 가게가 아닌 다른 업장에서 두어 번 먹어 보곤 별 감흥이 없어서 나고야 일정을 계획할 때만 해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막상 나고야에 와서 먹은 나고야 메시 중에서는 마제소바가 오히려 가장 인상에 남았다.

 

짭짤하면서도 고기소보로의 진한 감칠맛과 마늘의 알싸함이 조화를 이루는 맛있는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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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야 하나비 타카바타 본점(麺屋はなび 高畑本店)

맛 : ★★★★ (좋음)

CP : ★★★★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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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 Cost Performance

 

 

멘야하나비 타카바타본점 · 1 Chome-170 Takabata, Nakagawa Ward, Nagoya, Aichi 454-0911 일본

★★★★☆ · 일본라면 전문식당

www.google.com

 

 

그렇게 점심을 먹고 나서 일단 근처를 좀 돌아볼까 싶어서 나왔는데, 뭔 판때기를 든 판매 사원처럼 보이는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처음에는 그냥 이쪽에서 사는 사람인 줄 알고 부동산을 소개하려고 말을 걸었다는데, 일본어가 유창해서 외국인인 줄 몰랐다면서 그 자리에서 서서 20분 정도를 떠들었다.

재밌게도 나는 페이커에 대해 잘 모르는데, 아무튼 이 사람은 굉장한 팬이었는지 나도 잘 모르는 이야기를 물 만난 물고기처럼 쏟아냈다. 나는 롤은 잘 모르니 대신 오타니 쇼헤이의 메이저리그 활약에 감탄했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 스타인 만큼 누구에게도 잘 먹히는 소재다. 두유 노 지성 팍?

 

아무튼 그렇게 신나게 떠들다가 오래 붙잡아서 미안하다며 제비뽑기라도 한 번 해 보고 가라고 권유하길래 잠깐 가게에 들렀다 갔다.

 

참가상

 

결과는 '꽝'.

고객도 아닌데 진짜 괜찮은 상품이 걸리면 그건 또 그거대로 그림이 이상하니 아무튼 무난한 결과일 것이다.

그렇게 여행 재밌게 하고 가라는 덕담을 듣고 버스 시간까지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후, 나고야역 맥스 밸류에 잠깐 들러서 집에 사 갈 컵라멘과 과자, 오차즈케, 후리카케 등을 골랐다.

 

 

메이에키(名駅)는 나고야역(名古屋駅)과 그 동쪽의 좁은 지역을 부르는 명칭이다.

아무튼 당시에는 전국적으로 이토엔×청춘돼지의 콜라보 자판기가 놓였는데, 이중 메이에키 지역도 포함되어서 눈에 불을 켜고 찾아봤는데 도통 보이질 않다가 마지막 날에서야 겨우 하나 발견했다.

 

 

자판기를 발견한 기념으로 마이가 광고하고 있는 오이오차를 하나 사 갔다.

 

 

35°10'07.2"N 136°53'22.5"E · 35.168667, 136.889583

 

www.google.com

 

해당 자판기의 위치인데, 언젠가 또 콜라보 행사가 있다면 높은 확률로 쓰이겠지 싶다.

 

 

점심을 11시에 먹었으니 한 15시 쯤에 사이제리야나 들러서 도리아라도 한 그릇 먹고 가려고 했는데, 무슨 놈의 사이제리야가 죄다 꽉 차서 대기 명부를 내놓고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고야역 근처에 세 곳이 있는데, 세 곳이 모두 그랬다.

요새 일본도 물가가 많이 올라서 지갑 사정들이 어렵다더니만, 이 정도일 줄이야.

 

 

하는 수 없이 그냥 공항으로 향하기로 했다.

조금 더 기다리면 유료 특급인 뮤스카이를 타고 올 수 있었지만, 굳이 서두를 이유도 없고 여유가 있었던지라 그냥 준급(準急) 열차를 타 보기로 했다.

뮤스카이는 28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준급은 거의 50분으로 거의 2배 정도 걸린다.

체감되는 차이는 이보다 커서 아마 다음에 나고야에 올 일이 있으면 그냥 뮤스카이를 타지 않을까 싶다.

 

 

메이테츠에서 내리면 바로 제1터미널이다.

 

 

제주공항이 이용하는 LCC 전용 터미널인 제2터미널로 가는 길.

제법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동에 15분 정도는 잡아야 한다.

 

 

3일차에 사용했던 쇼류도 버스&지하철 1일권(620엔)을 구매했던 메이테츠 트래블 플라자.

이곳을 포함해서 총 일곱 군데인가 판매를 하는데, 동선상 이쪽이 가장 편리하다.

 

쇼류도 버스&지하철 전선 1일 승차권 판매 장소 
(SHORYUDO Nagoya Subway & Bus 1-Day Ticket)

· 센트레아 나고야 중부 국제공항(메이테츠 트래블 플라자, 중부 일본 여행 센터)

· 카나야마 관광 안내 센터(카나야마역 1층)

· 오아시스21 i센터(사카에역, 지하 1층)

· 교통국 서비스 센터(나고야역 지하철, 카나야마역 지하철, 사카에역 지하철)

 

 

무빙 워크가 설치되어서 좀 나아진 편이지만, 그럼에도 짐이 없이 빠른 걸음으로 가면 10분이 걸리고 짐이 있다면 15분 정도 잡는 게 좋다.

 

 

비행기가 그려진 건물이 보이면 거의 다 왔다는 뜻이다.

 

 

원래는 이쪽에 보잉사의 기념품 샵도 있었는데, 그건 지금은 철수했다는 모양이다.

 

 

제2터미널의 면세점 구역. 나리타 제3터미널보단 낫다.

 

 

LCC 전용 터미널답게 탑승교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여행을 오면 진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느낀다.

24박 25일조차 체감상으로는 2주밖에 안 지난 것 같았다.

 

 

자동 출입국 심사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광경이었을지. 자동 출입국 심사는 그저 빛이다.

 

 

이번에는 청춘돼지 개봉일에 맞춰서 간다고 모든 게 그쪽으로 우선순위가 맞춰져서 일정도 좀 루즈하게 짜여진 편이고 동선도 많이 안 좋았던 탓에 나고야 자체의 관광 비중은 다소 적은 감이 있었다. 계획을 짰을 무렵에 지브리 파크의 예약이 꽉 차서 가지 못했던 것도 있고, 그래서 다음에 다시 올 땐 관광지 위주로 짜야지 싶어서 이번에는 배제한 경우도 있다.

아직 먹어 보지 못한 나고야 메시들도 제법 많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나고야 3박 4일 (2023.11.29 ~ 2023.12.02)

[나고야 3박 4일] 1일차 - 청춘돼지 극장판을 보러 출발 (2023.11.29)

[나고야 3박 4일] 2일차 - 나고야 메시와 막과자 (2023.11.30)

[나고야 3박 4일] 3일차 - 기린 맥주 공장 견학 (2023.12.01)

[나고야 3박 4일] 4일차 - 청춘돼지 극장판과 귀국 (202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