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5시 20분.
살면서 청량리역에 이렇게 일찍 와 본 적이 있었나 싶은 시간대.

2024년 12월 20일에 중앙선 KTX의 안동~부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이번 기회에 타 봐야지 싶어서 중앙선 KTX의 첫차를 타러 오게 되었다.

개통된 지 5년밖에 안 된 노선의 열차라 그런지 외관이 깨끗하다.


시설은 기존의 KTX와 대동소이한데, 역시 연식이 짧은 만큼 깨끗하다는 인상이 있었다.

일반실.

열차 내 자판기는 기존 차량들하고 대동소이하다.

일반실 좌석은 기존 KTX보다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
드라마틱한 차이는 아니고, 그냥 조금 나아졌구나 싶은 정도.

좌석 자체의 안락함보다는 좌석을 눕히는 방식이 변한 게 컸다.
기존에는 등받이만을 조절하는 거였는데, KTX-이음에서는 방석 쪽이 미끄러지면서 등받이는 상대적으로 덜 움직이는지라 뒷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눕힐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그리고 위의 안내문에도 적혀 있지만, 무선 충전기가 생겨서 편하다.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기기라면 굳이 주섬주섬 케이블을 꺼낼 필요 없이 슥 집어넣기만 하면 끝.

오전 8시 반부터 햄버거를 먹는 사람.
쿠폰을 쓰고 싶었는데, 기차역 매장도 특수 점포 취급인지 키오스크에서 할인 쿠폰이 안 먹는다.

아무튼 경주역에 도착.
경주는 몇 차례 와 본 적이 있긴 하지만, KTX를 타고 온 건 이번이 처음 같다.

KTX를 타고 왔다면 710번 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될 것 같다.
경주역 출발의 경우엔 오전 9시에 출발해서 경주월드에 9시 45분에 도착하기 때문에 시간이 딱 맞다.
복편의 경우에도 서울행 열차들 시간대하고 잘 맞는 것 같다.

45분 정도 버스에서 잠을 자고 나니 경주월드에 도착.
이번에는 경주월드 홈페이지에서 36,400원에 예매했다.
정가가 54,000원인데 회원 혜택만으로도 33% 가량을 할인해 준다.
카드 혜택은 더 크게 들어가는데, 안타깝게도 신한카드랑 국민카드밖에 안 써서 제휴되는 카드가 없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드라켄밸리의 드라켄.

특징은 65m 가량의 낙하 거리, 낙하각 90도, 최대 속도 117km/h로 요약된다.
뭔가 특별한 코스라기보다도 그야말로 자유 낙하가 이 어트랙션의 최대 강점이다.
첫 구간에서는 일부러 낙하 구간에서 3초 가량 멈췄다가 떨어지는데, 이게 처음 타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긴장감을 조성해서 더욱 큰 스릴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이 구간 외에는 강하게 도파민을 터뜨려 줄 만한 구간이 없다는 점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T익스프레스(현재는 모니모 RUSH)보다는 조금 떨어지지 않은가 싶었다. 다만, T익스프레스는 그거 말고는 좀 약한 편인지라 십중팔구 T익스프레스를 목적으로 가게 되는데 대기 시간도 워낙 길고 해서 가성비 자체는 좀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장대한 롤러코스터 혹은 짧더라도 쉬어갈 타임 없이 무자비하게 흔들어주는 기종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 다음으로는 스콜&하티.
T익스프레스나 해외의 걸출한 기종을 타 봤다면 좀 심심하긴 하지만, 국내에선 확실히 상위에 랭크될 기종.
개인적으로 경주월드에서는 드라켄에 이어 두 번째로 만족스러웠다. 단점은 코스가 많이 짧다는 것. 정말 순식간에 끝난다.

그 다음으로 탄 것은 크라크.
얼핏 보면 그냥 자이로스윙 같은 평범한 프리스비 기종인가 싶은데, 얘는 360도 회전한다.
이미 이월드에도 이런 기종이 있긴 한데, 그쪽은 가 본 적이 없어서 여기서 처음 타 봤는데, 꽤 괜찮았다.
다만 요새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슬슬 이런 기종들을 타면 어지럽다(...)

다음으로 탄 것은 발키리.
이것도 멀리서 봤을 때는 스릴이 제법 있는 기종인가 싶었는데, 가족 단위의 입장객을 위해 만든 기종인 듯하다.
코스도 완만하고 속도도 그렇게 빠르지 않다. 특이한 건, 똑같은 코스를 앞으로 갔다가 나중에는 다시 그 관성으로 되돌아오면서 코스가 끝난다.

이건 보기만 했고, 타진 않은 어트랙션.
가장자리에 고정된 것들은 일반 관람차나 다름이 없는데, 이 어트랙션의 포인트는 중간중간에 있는 이동형 캐빈들.
저게 왔다갔다 하면서 때로는 고정형 캐빈에 부딪힐 정도로 근접하기도 하는데, 이게 제법 스릴이 있다는 모양이다.
다만 관람차 특성상 혼자서 타도 딱히 할 것도 없고, 격렬한 어트랙션도 아닌지라(...)

그 다음은 토네이도.
역시 늙어서 그런가 얘도 어지러웠다. 얘는 360도를 돌지 않지만, 오히려 크라크보다 더 어지러운 느낌.
옛날에는 이런 거 연속으로 타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다음은 파에톤.
경주월드에서 탄 것 중에는 세 번째로 좋았었던 어트랙션.
이건 매달려서 가는 방식의 롤러코스터다. 국내엔 비슷한 게 없는 것 같고, 나가시마 스파랜드에서 탔던 아크로뱃이랑 비슷한 방식. 이것도 살짝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편이긴 한데, 토네이도 바로 부근에 있어서 멀미하기 딱 좋은 배치라 생각이 든다.
본인이 멀미가 잘 나는 타입이라면 파에톤과 토네이도를 연속으로 타지 않는 게 좋아 보인다.

킹 바이킹.
어디서나 탈 수 있는 딱 표준적인 바이킹. 근데 이게 좀 더 오래 태워주는 것 같다.

토네이도와 파에톤 이후 멀미가 심해져서 잠시 공연을 보러 왔다.

메인 스토리는 따로 있지만, 이 두 분이 등장할 때가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뭘 먹을까 하다가 그냥 맘스터치로.
가격은 밖에서 파는 것보다 살짝 비싸다.

확실히 드라켄밸리 쪽은 최근에 만들어져서 그런가 이것저것 꾸며 놓은 것도 많고, 각 어트랙션들도 테마파크들처럼 스토리텔링도 되어 있어서 참신한 편.

낙서 금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바로 옆에 '병신'이라 적힌 게...
어딜 가나 대기 장소에는 낙서가 정말 많았다. 이런 거 볼 때마다 참...
특히 스콜&하티는 진짜 심각했는데 그때는 원체 대기하는 사람도 많아서 찍진 않았었다.

아까 탔던 그 크라크.
저렇게 완전히 고꾸라져서 천천히 기울어지는데, 이때가 가장 비명이 많이 들려온다.


어지간한 건 다 타서 오후에는 탔던 거 다시 타고 그랬는데, 확실히 평일이라 그런지 대기 시간이 짧았다.
그나저나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 해도 이런 건 도무지 좋게 봐줄 수가 없다.


통나무 모양의 배를 타는 어트랙션.
개인적으로 물을 뒤집어쓰는 종류는 썩 좋아하지 않는 데다, 굳이 일회용 우비를 사서 쓰레기를 만드는 것도 좀 그래서 구경만 했다.



이쪽은 섬머린 스플래쉬.
우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이유.

스릴 있는 어트랙션만 있는가 싶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이날은 그런 종류의 어트랙션 몇몇이 점검이어서 가족 단위 방문객은 다소 적었던 듯하다.
(다만 학교에서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온 건지 그쪽 방문객은 좀 있는 편이었다.)

아까 다녀왔던 맘스터치.
아무튼 대기 줄이 그다지 길지 않아서 타려고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타 보고, 다회차 탑승도 제법 많이 했다.
그렇게 탈 만큼 타고 다시 경주역으로 이동.

수서역은 집에서 좀 많이 멀어서 평소에 이용할 일이 없는지라 SRT도 이번에 처음 타 봤다.
경주-대전 구간의 경부고속선을 이용해야 했는데, SRT가 조금 더 싸게 해 주는 것도 있고.
KTX-산천 열차를 쓰는 만큼 내부 시설은 대동소이하다.

59분을 달려 대전역에 도착.
마침 퇴근 시간대랑 겹쳐서 걱정했는데, 대전역이 기점이랑 가까워서 그런가 지하철은 한산했다.


이번에는 본점, 샌드위치 정거장, 케익부띠끄를 모두 들렀다.
늦은 어중간한 시간대에 오니 확실히 웨이팅 같은 게 없다. 오픈런이 그냥 제일 기다리는 짓인가 보다.
물론 웨이팅만 없을 뿐이지, 매장 안쪽은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탄 것처럼 줄을 서서 빵을 고르는 게 편하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미어터지진 않았는데, 요새는 뭔가 대전의 필수 관광지 같은 느낌.

아무튼 적당히 사 들고 다시 대전역으로.

튀김소보로 : 1,700원
튀소구마 : 1,700원
빅매치 : 2,300원
작은메아리 : 3,000원 (보문산 메아리는 품절)
후렌치파이 : 2,000원
오징어먹물방망이 : 3,300원
명란바게트 : 3,800원
애플파이 : 3,000원
퀸아망 : 3,000원
소금빵 : 1,500원
찹쌀주먹밥 : 2,300원
산양우유 : 1,300원
순수롤 : 14,000원
야끼소바빵 : 4,000원
애플 바질 잠봉뵈르 : 9,000원

이제 집으로 갈 시간.

최근에 도입한 KTX-이음이나 KTX-청룡은 특실 대신 우등실이란 걸 도입했던데, 솔직히 돈 조금 더 줘서 특실로 가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KTX-청룡의 추가 도입분은 특실로 들어온다고 한다.

과자 박스엔 아몬드 튀일이랑 호박 약과가 하나씩. 그리고 물티슈가 한 장 들어 있다.

이런 거 보면 일반열차든 도시철도든 정말 운임을 좀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적자 해소(물론 고속철도는 지금도 흑자긴 하지만)에도 도움이 될 거고, 차내도 좀 더 깨끗하게 운영할 수 있을 텐데.
KTX 화장실은 탈 때마다 냄새가 심한 편인데, 이젠 아예 이렇게 바닥에 싸지르는 새끼들을 보니 한숨밖에 안 나온다.
요금이 너무 싸니까 그냥 개판을 쳐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는 몰라도, 요금을 올려야 본인이 어느 정도 비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자각하고 이딴 짓을 덜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화장실 가기 전에 먹었던 튀김소보로, 튀소구마, 산양우유.
지저분하고 냄새 나는 화장실 사진으로 끝내기는 좀 그래서 순서를 바꿔서 올렸다.
역시 금방 만든 게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