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기필코 다녀오겠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일해서 결국에는 17일이라는 긴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되돌아보면 정말 트러블도 많았는데 어떻게 잘 버텼다 싶기도 하고, 트러블이 있었지만 어쨌든 여행 자체는 즐겁게 보낼 수 있었네요.
이번 여행은 크게 두 가지 일정으로 나뉘었습니다. 첫 번째는 JR패스를 이용한 전국 일주로 애니메이션 무대로 나온 곳들을 돌아보는 것과 아키하바라에서 리제의 생일(2/14)을 보내는 겸 여러 이벤트를 둘러보는 거였지요. 예상치 못한 트러블이 많아서 힘들었지만, 어쨌든 생각해 뒀던 걸 거의 다 했기에 보람찬 일정이었습니다.
원래는 17시 45분인가 출발하는 대한항공을 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17시 45분에 수속을 밟을 것으로 착각하고(즉, 출발을 19시 45분으로 알고.) 늦어 버렸죠.
대한항공 측에 연락을 해 보니, 여행사를 통해 구매한 항공권이기에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출발편을 조절하는 것도 불가하다고 하여 왕복권 자체를 취소하고 한 11만 원 정도 위약금을 물었습니다.
위약금을 물은 것만으로 끝나면 다행이었겠는데, 당일 출발편으로 왕복을 알아보니 죄다 50만 원 정도 하더군요. 이미 예약을 마치고 결제까지 끝낸 호텔도 있고 아키바 이벤트 일정도 있어서 일정을 바꿔야 하나 고심 끝에 결국 30만 원 가량을 손해 보는 것으로 피치항공으로 잡았습니다.
기존에는 2월 5일~2월 18일의 일정이었는데, 비행기 값과 일정을 약간 생각해서 21일까지로 늘렸고 거기서 발생한 추가 예산 또한 무시 못 하긴 하겠더군요. 게다가 취소하면 바로 캔슬되고 돈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으니 그때 발생한 마이너스는 고스란히 아는 분께 빌렸고 지금은 빚이 생겨 버렸네요(...)
그렇게 밤 늦게 출발하는 편을 타려다 보니 공항에서 오래 대기해야 했고, 저렇게 충전도 하게 됐네요.
아무래도 도착하고 바로 히로사키로 가야 하다 보니 보조 배터리를 쓸 수도 없고 했기에.
출발부터 트러블이 있었지만, 어쨌든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트러블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는 걸 이때는 몰랐습니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고 할 게 없더군요.
애초에 오전 1시 살짝 넘어서 도착했으니(...)
첫차 시간이 될 때까지 애니도 보고 유투브도 보고 밥도 먹고, 음료수도 뽑아 먹고...
24시간 영업하는 곳은 모스버거, 카페 겸 다이닝, 요시노야 세 곳이 있었습니다.
든든한 밥을 먹고 싶었는데, 요시노야는 후쿠시마산 재료를 먹어서 응원하는 기업 중 하나이기에 패스했고
모스버거는 맛은 좋아도 예상치 못한 식사비가 많이 빠져나가는 건 싫었고...
그냥 무난하게 카페 겸 다이닝에서 해결했습니다.
돼지고기, 버섯, 무, 당근, 파 등의 재료가 들어갔고 맛도 엄청 순하더군요.
정말 건강해진다는 느낌의 맛이었습니다. 나쁘진 않았는데 저는 좀 더 걸쭉하고 자극적인 걸...
역시나 충전은 빼 놓을 수가 없죠.
2시 30분이 라스트 오더인가 그랬을 겁니다.
24시간이긴 한데, 3시에 잠깐 닫았다가 4시에 다시 오픈이더군요.
3시에 해당 카페가 문을 닫으니 있을 곳이 없어서 그냥 전망대로 올라왔습니다.
지난 후쿠오카 여행 때는 못 마셨던 이로하스 귤 맛을...
갈증도 해소되면서 귤의 상큼하고 약간 달달한 맛도 나는 게 역시 매력적인 물입니다. 흠흠.
할 게 없다 보니 비행기 이착륙을 구경했는데
그나마도 새벽 3시를 조금 지나니 거의 없더군요. 정말 고요했습니다.
그렇게 첫차 시간까지 적당히 때우다가 드디어 출발의 때가.
이때를 위해서 저는 마치 쨩의 스티커를 스이카에 붙였던 겁니다.
료고쿠역의 마츠야(松屋)에서 먹었던 돼지갈비 덮밥(ネギ塩豚カルビ丼)과 톤지루(豚汁).
짭짤하면서도 파가 듬뿍 뿌려져 있어서 산뜻하면서도 돼지갈비의 달달하고 고소한 맛이 참 좋았죠.
톤지루도 큼직큼직하게 건더기들이 들어가 있어서 식감이 좋더군요.
가격은 합계 630엔(덮밥 450엔, 국을 톤지루로 변경 180엔) 싸면서 적당한 맛을 추구하기엔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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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 료고쿠역점
맛 : ★★★ (보통)
CP : ★★★★ (좋음)
주소 : 東京都 墨田区 横網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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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 Cost Performance(가성비)
이건 패스 교환권입니다.
이걸 교환처에 들고 가서 JR패스로 바꿔달라고 하면 JR패스를 받을 수 있죠.
각 교환소는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미리 알아두고 가시면 좋습니다.
저는 도쿄역에서 바꿨는데 도쿄역의 교환소 운영 시간은 7:30~20:30이었을 겁니다.
동일본 여행 서비스 센터나 토카이도 신칸센 매표소에서 바꿀 수 있는데, 솔직히 넓어서 잘 모르겠더군요.
그냥 역무원이나 가까운 매표소 직원한테 물어서 찾아가는 게 좋습니다.
일정에 맞춰서 모든 표를 일괄적으로 예매해 두는 게 좋습니다.
특히 선라이즈 이즈모/세토 같은 건 나중에 구하려고 하면 자리를 구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죠.
다만, 토카이도/산요 신칸센은 워낙 편성이 많으니 그럴 일이 없긴 하지만요.
토호쿠 신칸센 최고 등급의 하야부사.
애초에 신아오모리까지 가는 차는 얘밖에 없지만요(...)
뒤에 사람들이 있어서 걸어가며 찍느라 초점이 흔들렸네요.
기차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일반 지정석은 우측은 3열, 좌측은 2열입니다.
하아부사는 지정석(일반석), 그린차, 그랑 클래스(비행기로 치면 퍼스트 클래스)가 있습니다.
자유석이 없는 신칸센이죠.
일반 차량이라고 승차감이 떨어지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일단 자리가 굉장히 넓습니다. 무릎 앞에 캐리어를 놔도 여유롭게 들어갈 수준입니다.
게다가 좌석 자체도 양호합니다. 어지간히 덩치 큰 사람도 편하게 앉겠더군요.
KTX는 좀 본받아라.
전체적인 디자인도 깔끔하고 좋더군요.
이렇게 창가 좌석 밑에는 콘센트도 다 있습니다.
나중에 알아낸 거지만, 토카이도/산요 쪽에는 콘센트가 없는 차량이 꽤 많더군요.
N700계 차량에는 창가 좌석 밑에 콘센트가 다 있는 모양인데, 아닌 차량은(...)
모리오카역을 지나니까 온통 눈밭이더군요.
이때까지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모르고 마냥 예쁘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작중에 등장한 건 원맨동차로 짧습니다만, 저는 5량 편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차한 위치가 좀 다르더군요.
오우 본선과 고노선은 모두 이 개찰구를 지나게 됩니다.
버스 시간이 가까운 관계로 역 주변 사진은 일단 패스하고 바로 정류장으로 뛰어갔죠.
도로에 무슨 구조물이 있는 게 아니고
그냥 차 다니는 곳만 눈을 양쪽으로 치우니 저렇게 쌓인 겁니다.
게다가 진눈깨비도 내리더군요.
버스를 타는 방법은 우리나라와 좀 다릅니다.
특히, 히로사키는 앞문으로 승차해서 앞문으로 내립니다. 뒷문은 쓰지 않아요.
또한, 요금은 항상 딱 맞게 내야 합니다. 잔돈이 모자라면 위의 사진의 기계로 바꿔야 하죠.
(거스름돈 같은 기능이 없으니 절대로 그냥 요금 통에 넣으시면 안 됩니다.)
지폐 투입구는 천 엔만 들어가며, 동전 투입구는 500엔, 100엔, 50엔이 들어갑니다.
승차 시에는 반드시 앞문의 기계에서 번호표를 뽑아야 합니다.
다만, 히로사키 역 앞 정류장이나 히로사키 버스 터미널처럼 버스의 첫 정류장(기점)에선 발급이 안 됩니다.
딱 기점만이 아니라 기점에서 3~4 정류장까진 같은 구간으로 취급되어 번호표 발행이 안 됩니다.
이때는 나중에 「券なし」로 계산하면 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리기 전에 버스 맨 앞의 전광판을 확인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번호표 숫자대로 요금을 내면 됩니다.
또, 안내 방송으로도 나오지만 안전한 운행을 위해 버스가 멈추면 자리에서 일어나시면 됩니다.
기사분들도 멈추고 일어난다고 뭐라고 안 합니다. 한국이 아니에요
이때 돈 계산이 너무 늦으면 버스도 늦게 출발하니까 잔돈은 미리 확인해 주세요.
잔돈이 없다 싶으면 위에서 설명한 잔돈 교환기에서 미리 바꾸는 게 좋겠지요.
이전 무대 탐방에 비해 구도가 대충 잡힌 것에 눈치를 채셨을 텐데
진눈깨비도 계속 내렸고 무엇보다도 정말 사람이 다닐 정도의 길 빼곤 모두 눈으로 뒤덮여서
위치 선정이란 게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눈이 시커멓게 변해서 더욱 보기 안 좋게 변해 버렸습니다.
크게 마음을 먹고 왔더니(...)
진눈깨비도 많이 왔고, 여기에 좀 앉았다 가려고 했습니다.
이 건물을 봐서는 이 위치가 맞는데, 입구가...?
한 바퀴를 쭉 돌아봤는데, 눈이 쌓여서 막힌 모양이더군요.
무릎 이상으로 쌓여 있었기에 진입도 불가능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장면도 찍을 겸 로손으로 갔습니다.
신발도 홀딱 다 젖고, 상의도 완전히 젖어 버릴 정도로 심하게 진눈깨비가 와서 결국 샀습니다.
거기에 비닐 주머니도 있었는데, 노트북 가방이랑 배낭도 다 들어갈 정도로 꽤 크더군요.
눈에 덮여 버려서 「とちないばし」라는 글자가 완전히 가려졌습니다.
아예 눈을 걷고 찍어 볼까 싶기도 했는데, 이미 몸이 너무 무거워진 상태여서...
마코토가 까마귀 소환술(?)을 배웠던 그 장소.
근데, 이런 계절에도 까마귀가 날아다니긴 하더군요(...)
이번에도 온통 눈으로 뒤덮인 모습이...
이렇게 일부 정류장 표지판에는 플라잉 위치로 래핑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곳을 일일이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겠지만, 이런저런 사고로 시간을 많이 잃었기에...
제가 갔을 때 마코토가 저기에 서 있었다면 아마 눈에 파묻혀 있었겠지요.
버스가 정차해 있을 때 찍고 싶긴 했는데, 한 시간에 한 대밖에 안 와요.
이건 어떻게 비슷하게 찍힌 것 같네요(?)
마침 애니메이션에서도 눈이 안 녹아 있고(...)
애니메이션에서는 볼록거울에 비춰진 것처럼 그려졌습니다.
실제로 가 보면 두 길의 각도가 한 100도 정도 꺾여 있지 않나 싶더군요.
하루종일 20km는 걸은 것 같더군요.
버스 배차 간격도 길고 그래서 반 강제로 걸어간 구간이 상당했습니다.
덕분에 이온 타운에는 늦게 도착했지요.
더 뒤로 가고 싶긴 했는데, 화면 좌하단에 찍힌 간판(?) 같은 것 때문에...
작중에서는 히로사키 도넛이라 나왔지만, 미스터 도넛입니다.
여기도 길가 쪽에 장애물이 있어서 구도를 못 잡겠더군요(...)
같은 듯 다른 그림(?)
원래 마코토가 빗자루를 타고 공중에 뜨는 장면도 찍어야 하는데
앞에서 서술했던 도로 쪽의 장애물에 가려서 못 찍겠더군요.
이온 타운에서 정반대로 4km인가 걸어서 갔을 겁니다.
운이 나쁘게도 100원 버스도 막차가 끊기는 시간이 되어 버려서(...)
이온 타운 근처에도 코코스가 있었지만, 여길 선택한 이유는 카츄샤 등신대 판넬이 있기 때문!
싱글벙글.
카츄샤도 귀엽고, 가짜 영국인도 이쁘고.
생각보다 햄버그가 부드러워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샐러드+햄버그+밥+드링크 바 구성으로 1500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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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스 히로사키 타카다점
맛 : ★★★☆ (보통+)
CP : ★★★☆ (보통+)
주소 : 青森県 弘前市 大字高田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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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히로사키 역 근처에 있는 '에키마에 뉴 레스트(駅前ホテルニューレスト)'라는 곳이었습니다.
저렴하게 묵기에는 나쁘지 않더군요. 1박에 4천 엔인가 아마 그리 냈던 것 같네요.
하다못해 방 구조라도 찍어뒀으면 좋았을 텐데, 피곤해서 까맣게 잊었네요.
구글에서 주워 온 사진입니다만, 대강 이런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본에선 비즈니스 호텔(비지니스 호텔)로 분류하는데,
정말 회사원들이 출장을 와서 잠만 자는 정도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국내의 비즈니스 호텔보다도 작고, 서구권의 비즈니스 호텔과는 전혀 다른 겁니다.
일반적으로 한 3~6천 엔 사이로 구할 수 있지 않나 싶네요.
이렇게 숙소에 들어와서는 가브릴 자막을 만들기 전까지 내내 신발을 빨아서 말렸습니다(...)
그 고생 덕분에 다음 날에는 잘 말려진 신발을 신고 다시 움직일 수 있었지요.
그러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일본 여행기 2017.02.05~2017.02.21
1. 일본 여행기 1~2일차 : 출발 및 히로사키(플라잉 위치①)
2. 일본 여행기 3일차 : 히로사키와 아키하바라(플라잉 위치②)
5. 일본 여행기 6~7일차 : 교토(역시 내 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속)
7. 일본 여행기 9~10일차 : 아키하바라와 발렌타인데이
8. 일본 여행기 11~13일차 : 아키하바라와 먹거리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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