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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이야기/[2019.06] 도쿄

[19/06] 도쿄 3박 4일 ① : 신요코하마 라멘 박물관 (2019.06.21)

by 불량기념물 2019. 6. 26.

이래저래 금전적으로 손해가 커서 장기 겨울 여행을 포기하고,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기대나 설렘보다는 어쩌다 이렇게 꼬였나 싶은 한탄이 더 크게 다가왔다. 언젠가는 JR 패스 2주짜리를 끊고 본격적으로 전국을 돌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지난 겨울에 다녀왔으면 하는 생각이 컸다. 내년 겨울에도 그럴 시간이 만들어질지 불투명하고 앞으로 그런 장기 여행을 다녀올 수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에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지만, 그 기회가 없어지고는 지금까지도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아무튼 공항에 도착해서 환전한 돈과 신청해 놓은 포켓 와이파이를 수령 후, 체크인을 끝내고 출국 절차를 밟고 나니 시간이 꽤 많이 비어 있었다. 셀프 체크인이라 체크인에 시간도 별로 들지 않았고, 수하물 검사나 자동 출국 심사도 생각보다 줄이 짧아서 금방 끝냈다.

마지막으로 면세점에서 부탁받은 담배를 사고 나니 1시간 30분 정도가 남았다.

 

 

 

늘상 느끼는 거지만, 그냥 편의점 도시락이 더 맛있다.

한국-일본 노선을 타다 보면 이래저래 국내 FSC와 일본의 FSC를 비교하게 되는데, 아직까지는 어쨌든 ANA나 JAL이 더 나은 것 같다. 그놈의 김포-하네다 노선이 좀 비싸서 그렇지...

영화도 어째 볼 만한 건 이미 다 본 거고, 그냥 이미 본 영화를 재탕하는 수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입국 수속이 오래 걸렸고, 재빠르게 내달려서 케이세이 버스 카운터에서는 도쿄 서브웨이 티켓(72시간)을 구입하고, 케이세이선이나 JR선을 이용할 수 있는 지하층으로 내려가 JR 동일본 트래블 서비스 센터에서는 N'EX(나리타 익스프레스) 왕복권을 구입했다.

케이세이의 스카이라이너 왕복권과 도쿄 서브웨이 티켓을 묶어서 판매하는 상품도 있긴 했는데, 내 첫날 목적지가 요코하마였던 만큼 그쪽보다는 이쪽이 훨씬 이득이었다.

 

왕복권 티켓을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 놨어야 했는데, 깜빡하고 안 찍고 넘어갔다.

일단, 이 티켓은 '공항↔도쿄 전철 특정 구간'으로 구간이 잡혀 있는데, 도쿄 전철 특정 구간(전차 특정 구간)은 서쪽으로는 타카오(JR 츄오 본선 기점), 남쪽으로는 카마쿠라/쿠리하마까지, 북쪽으로는 오미야/토리데까지 갈 수 있다. 말 그대로 도쿄(혹은 그 근방)를 지나는 어지간한 JR선의 역들까지는 다 꽂아준다는 소리다.

따라서, 자신이 가고 싶은 목적지가 이 범위 안에만 들어가 있다면 나리타 익스프레스에서 내려서 다른 열차로 환승해서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얼마나 혜자스러운가.

(단, N'EX 왕복권에서는 신칸센 및 다른 특급 열차는 승차 불가.)

 

아무튼 티켓을 구입하면 그 자리에서 공항→도쿄 방면(전철 특정 구간)의 지정석을 잡아 주고, 나머지 한 장은 추후 지정석을 예약하라고 안내해 준다. 물론, 나처럼 복귀편도 확실히 생각해 놓았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복귀편도 예약할 수 있다.

 

 

 

생각과는 달리 은근히 승객이 없었다.

왕복권으로 구입하면 4,000엔에 도쿄 전철 특정 구간까지 환승도 가능하다는 메리트가 있어서 생각보다 꽤 많이 탈 줄 알았는데, 역시 우에노 방면으로 가는 사람들이나(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저렴하게 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건가 싶더라.

 

저렴하게 가려면 버스편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케이세이 공항선이나 본선을 이용하는 편이다.

케이세이 본선의 경우는 1,000엔 내외. 공항선(액세스 특급)의 경우는 그보다 150~200엔 정도 더 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걸리는 시간도 케이세이 본선은 목적지에 따라 1시간~1시간 30분. 액세스 특급은 그보다 10~15분 일찍 도착하는 편이다.

 

 

 

빨간색 : 케이세이 공항선(스카이라이너/액세스 특급) || 아오토역 이후 하네다 공항행 액세스 특급

검정색 : 공항선 이후 스카이라이너(케이세이 우에노역) || 오후 4시 4분 이후 액세스 특급

파란색 : 케이세이 본선

라임색 : JR 나리타선

 

액세스 특급(공항선)의 경우, 오전에서 오후 4시 부근까지는 아오토역에서 니시마고메(아사쿠사선 직통) 방면이나 하네다 공항(아사쿠사선/케이큐 공항선 직통)으로 가는 편이지만 그 이후로는 스카이라이너처럼 최종 목적지가 우에노(케이세이 본선 경유)로 바뀐다.

 

마지막으로 JR 나리타선은 치바시까지 갔다가 도쿄로 접근하기 때문에 선형이 굉장히 쓰레기 같다. 당연히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런 주제에 비싸기까지 하다. 따라서 JR 나리타선에서는 나리타 익스프레스 말고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여러 굵직한 역(도쿄역, 신주쿠역, 이케부쿠로역, 요코하마역, 오후나 역 등)에 바로 꽂아 준다는 점에서 N'EX 왕복권을 끊으면 그런대로 괜찮은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긴 하다.

 

 

 

아무튼, 그렇게 요코하마역에서 내려서 JR 요코하마선으로 환승해서 신요코하마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신요코하마 라멘 박물관부터 찾았다.

 

 

 

건물 지하에 이렇게 꾸며 놨다.

생각 외로 건물 규모는 굉장히 작은 편이고, 쇼와 시대 느낌이 나도록 꾸며져 있다.

 

 

 

여기에 도착했을 때가 2시 좀 넘어서였기에 바로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류샹하이의 카라미소 라멘 미니 사이즈.

이곳에서는 다양한 가게의 라멘을 이것저것 맛볼 수 있도록 미니 사이즈도 팔고 있다.

다만, 정말 그렇게 팍 작은 사이즈는 아니고 일반 사이즈의 2/3 정도 되는 느낌이다.

 

생각했던 것만큼 그렇게 엄청 진하고 무거운 수프는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맛있었다.

미소 자체도 구수함이나 감칠맛 면에서 생각했던 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그냥 동네에 있으면 종종 들를 만하겠다 싶은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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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샹하이 요코하마점 (龍上海 横浜店)

맛 : ★★★☆ (보통+)

CP : ★★★☆ (보통+)

주소 : 神奈川県横浜市港北区新横浜2-14-21 新横浜ラーメン博物館 B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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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 : Cost Performance

 

 

 

다음으로는 토리 파이탕을 먹어 보기로 했다.

 

 

 

역시 이번에도 미니 사이즈로 주문했다. 메뉴는 파이탕 시오로 이 가게의 대표 메뉴이다.

토핑으로는 루꼴라나 미즈나, 그리고 레몬이 들어가 있어서 산뜻한 느낌이 들었다.

왠지 이런 맛이라면, 일본보다는 한국에서 잘 먹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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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S NOODLE BAR

맛 : ★★★☆ (보통+)

CP : ★★★☆ (보통+)

주소 : 神奈川県横浜市港北区新横浜2-14-21 新横浜ラーメン博物館 B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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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모토엔 직접 가 본 적이 없지만 알게 모르게 몇 번인가 접했던 쿠마모토 라멘...

 

 

 

그냥 딱 떠오르는 쿠마모토 라멘의 느낌 그대로였다. 생각했던 맛 그대로란 느낌.

다만, 면은 너무 익혀서 나왔는데 이 집은 원래 야와멘이 기본인 건가(...)

수프는 생각 외로 그렇게 진하지는 않았던 게 조금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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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무라사키 신요코하마 라멘 박물관점(こむらさき 新横浜ラーメン博物館店)

맛 : ★★★☆ (보통+)

CP : ★★★☆ (보통+)

주소 : 神奈川県横浜市港北区新横浜2-14-21 新横浜ラーメン博物館 B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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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미니 사이즈로 4~5그릇 정도 먹는 게 목표였는데, 미니 사이즈라 해도 보통 사이즈의 2/3 정도 되는 양이다 보니 네 그릇부터는 좀 과하게 배부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세 그릇으로 끝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국물을 반 정도 남기고 몇 그릇 더 먹을까 싶기도 했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인지 생각보다 그렇게 엄청난 가게는 없었던 듯하여 적당히 타협하게 됐다.

 

 

 

라멘집들 사이에 작은 휴게 공간이 있다.

이제 슬슬 여름철이라 그런지 빙수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하 1층으로 올라오면, 골목길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곳에도 라멘집이 몇 곳 있다.

라멘집 외에도 아이스크림이나 군것질을 할 만한 가게도 있었다.

 

 

 

차라리 플래시를 켜고 찍을 걸 그랬다.

원본 사진으로 확대해서 보면 가게명이 보이는데, 막상 편집해서 올리니 좀 미묘하다.

아무튼, 신요코하마 라멘 박물관을 거쳤던 가게들의 그릇이 전시되어 있었다.

 

 

 

꽤 유명한 체인점도 있고, 지금도 줄이 늘어서는 가게도 제법 보였다.

 

 

 

1층으로 올라오면 라멘의 역사가 조그마한 공간에 전시되어 있다.

대략적으로 이전에 접했던 내용이 많기도 했고, 1900년대 이전에는 솔직히 별로 참고할 만큼의 자료는 못 된다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긴 해서 그냥 짧게 돌아본 것 같다. 2015년에 라멘이라는 음식으로 첫 미슐랭이 탄생하고, 가장 최근에는 츠케멘 붐이 불었다든가 뭐 그런 내용들이 쭉 나와 있다.

 

그리고 1층 한 켠에는 기념품 코너도 있었기에 라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이번 일정에 사용했던 주요 패스들인데, 얼마나 정신이 나간 루트인지 대략 감이 온다.

 

 

 

우선 1,500엔에 구입했던 도쿄 서브웨이 티켓(72시간)이다.

도쿄 메트로(긴자선, 마루노우치선, 히비야선, 토자이선, 치요다선, 유라쿠초선, 한조몬선, 난보쿠선, 후쿠토신선)

토에이(도영) 지하철(아사쿠사선, 미타선, 신주쿠선, 오에도선)

위의 2개 회사 모든 노선을 72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티켓으로, 도쿄 23구 내에서의 여행이라면 이 티켓보다 가성비가 좋은 패스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JR이 동서로 츄오·소부선, 순환선으로 야마노테선을 운영하고 있고 굵직한 역이 많기 때문에 일부 구간에서는 JR을 이용하지 않으면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그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유용하다.

 

이 티켓을 개찰구에 투입하고 나서부터 72시간이 적용되므로, 며칠 전에 미리 사 놔도 무방하다.

나 같은 경우는 요코하마까진 N'EX으로 왔기 때문에 다시 도쿄로 돌아갈 때, 토큐 토요코선을 타고 시부야에 도착하고 나서 서브웨이 티켓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다음으로 도쿄 근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케이세이의 1일권 티켓이다.

케이세이는 도쿄와 치바를 잇는 철도 회사인데, 대부분의 구간이 치바에 위치해 있다 보니 이 티켓은 굉장히 애매모호해서 어지간하면 이 티켓은 별로 쓸 일이 없다.

최소 구간에서는 4회 이상 타야 하고 일반적으로 3회 이상은 타야 본전이 나오는 셈인데, 도쿄 여행 시 케이세이는 그다지 관광 특화가 된 노선이 아니다 보니...

 

나는 숙소를 케이세이선 옆에 잡아 놔서 숙소 좀 다녀왔다 다시 나간다고 쓰긴 했지만, 아마도 이 티켓은 앞으로도 그다지 쓸 일이 많지 않을 듯하다.

 

 

 

일단 라멘 박물관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잠깐 쉬다가 다시 나서게 됐다.

예전에도 천하일품에서 회과육을 판다고 해서 살짝 궁금하긴 했는데, 이번 기회에 맛보기로 했다.

 

 

 

본격 느끼함 대잔치.

회과육은 굉장히 간단했는데, 그냥 삼겹살에 양배추 넣고 간장이랑 첨면장에 기름 좀 넣고 볶은 듯했다.

볶음밥은 역시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무난하게 맛있었고, 라멘이야 뭐 천하일품의 콧테리니까...

어지간한 사람들도 느끼하다고 남길 듯한 미친 구성이었다.

천하일품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역시 한국에도 좀 진출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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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품 카구라자카점(天下一品 神楽坂店)

맛 : ★★★★ (좋음)

CP : ★★★★ (좋음)

주소 : 東京都新宿区神楽坂2-4-2 八島ビル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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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일본에 와서 첫날에는 그냥 먹기만 하고 끝이 난 느낌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종류의 라멘을 마음껏 맛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하루가 아니었나 싶었다. 어차피 다음 날부터야 늘 그랬듯이 미친듯이 돌아다닐 테고(...)

 

 

 

 

 

 

[2019.06] 도쿄 3박 4일 2019.06.21~2019.06.24

1. 도쿄 3박 4일 ① : 신요코하마 라멘 박물관 (2019.06.21)

2. 도쿄 3박 4일 ② : (2019.06.22)

3. 도쿄 3박 4일 ③ : (2019.06.23)

4. 도쿄 3박 4일 ④ : (2019.06.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