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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이야기/[2023.10] 일본 전국

마지막 JR 패스 여행 - 다시 한 번 더 전국 일주를 (2023.10.03)

by 불량기념물 2023. 10. 28.

24박 25일의 일정

 

지난 3월에 17박 18일의 일정을 다녀오고 나서도 끊임없이 전국 일주 여행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지난 여행도 나름대로 여러 차례 검증을 통해 만족스러운 계획을 짰고 거의 대부분을 계획했던 대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더 많은 곳들을 돌아보고 좀 더 길게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JR패스 그린샤 21일권

 

그러던 와중에 JR 패스가 70% 가량 인상된다는 발표가 있었고, 다시 한 번 더 전국 일주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인상 이후의 가격은 아무래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번이 JR 패스를 이용하는 마지막 일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루트를 구상했다.

언젠가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여유가 생긴다면 다시 이런 장기 계획을 구상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장 가까운 미래에는 JR 패스를 이용한 일정은 구상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경현치

 

일정을 계획하면서 경현치 지도가 제법 큰 영향을 미쳤다. JR 패스 특성상 한 번에 많은 곳들을 돌아보는 여행에 적합하기에 이왕이면 지금껏 가 보지 못했던 곳을 최대한 많이 가 보는 게 목표가 되었고, 경현치 지도에서 최대한 많은 지역을 색칠할 수 있는 루트를 구상하게 됐다.

토호쿠는 이번에도 후순위로 밀리긴 했는데, 칸토 지역에서는 거의 대부분 도쿄에서 숙박을 해결했던 탓도 있어서 여전히 동일본 지역의 패스를 이용하거나 하는 등의 방법으로 언젠가 쭉 돌아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24박 25일 - 1일차 (빨간 선이 1일차의 이동 경로)

 

이번 일정 역시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인천-신치토세 항공편을 이용한 후, 첫날부터 JR 패스를 개시해서 쿠시로까지 이동했다가 다음 날 본토 최동단인 네무로를 찍고 미야자키까지 쭉 내려갔다가 도쿄로 되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101번 탑승구

 

지난번에는 탑승구가 굉장히 가까웠는데 이번에는 멀리도 보내 버렸다.

 

 

 

B737-8

 

다만, 별다른 지연 없이 정시 탑승했다.

 

 

 

B737-8

 

이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 항공편이 국제선 중에서는 가장 일찍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가장 먼저 도착하기 때문에 입국 심사도 사실상 프리 패스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빠르면 10시 30분에는 JR 패스 교환을 마치고 삿포로행 열차까지 올라탈 수도 있다.

 

 

 

빈 채로 갔던 가장 앞 좌석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가장 앞 좌석 3개가 텅 빈 채로 비행했다. 빨리 내릴 수 있어서 사전 구매 시에는 비싸게 책정되는 자리인데 어떻게 비어서 가게 된 걸까. 아무튼 이날은 7시 45분에 이륙해서 9시 58분에 착륙했고, 10시 5분에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는 빨리 내렸지만, 미리 작성했던 visit japan의 QR 코드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아마도 작성할 당시에 네트워크 문제로 제대로 저장이 안 된 채로 웹을 닫았던 모양이다. 이 때문에 기껏 일찍 왔는데 다시 작성한다고 시간을 잡아먹고, 서두른다고 가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서 또 시간을 잡아먹었다.

 

 

쾌속 에어포트 107호 (신치토세공항 -> 삿포로)

 

초반에 QR 코드가 저장이 안 됐던 거나 길을 잘못 들어서 시간을 잡아먹은 일만 없었으면 아마 10시 30분 열차를 탔겠지만, 결국 10시 42분 열차를 탔다.

 

 

 

쾌속 에어포트 107호 (신치토세공항 -> 삿포로)

 

그럼에도 삿포로역에는 11시 19분에 도착하였기에 기존 계획보다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수프 커리 옐로우

 

원래 가려고 했던 수프 카레 가게였는데 이날은 임시 휴업이었다. 여기서부터 불행의 조짐이 스멀스멀 보이기 시작했지만, 이때만 하더라도 다소의 트러블은 감수해야 하는 법이고 지금까지의 여행 짬밥으로 충분히 조절해서 잘 끼워 맞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삿포로 시영 지하철 난보쿠선 (마코마나이행)

 

그 자리에서 바로 10월 5일 일정에 방문할 예정이었던 삿포로 쥰렌 일정을 당겨왔다. 이날 쥰렌을 다녀오고 10월 5일에 수프 카레 옐로우를 방문하면 될 거라는 계산이었고, 시간상으로 아슬아슬해 보이긴 했지만 해 볼 만했다.

 

 

 

식권 자판기

 

예상대로 쥰렌에는 이미 20명 정도 줄을 서 있었다. 그래도 어떻게 시간에 맞춰서 먹고 돌아갈 수는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섰고, 내 차례가 오고서 바로 식권을 구입했다.

 

 

 

마카나이동 - 300엔

 

차슈를 만들 때 남는 자투리 고기를 잘게 썰어서 밥 위에 얹고 마요네즈를 뿌린 후 베니쇼가를 곁들인 음식. 이게 다소 느끼하기 때문에 카라미소 라멘과 정말 잘 어울린다.

 

 

 

카라미소 차슈에 아지타마 추가 - 1,650엔


이전까지는 삿포로에서 미소 라멘이라고 하면 신겐이나 스미레가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쥰렌을 다녀오고 나서는 당분간 삿포로의 미소 라멘이라 한다면 쥰렌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

국물 속에 담겨서 안 보이지만 자투리 고기도 양이 제법 된다. 여기에 그릇 자체도 크고 차슈까지 두툼하게 얹으니 볼륨이 상당하다. 마카나이동까지 주문하지 않더라도 이것만으로도 딱 적당하게 배부르다는 느낌이 들 정도.

양도 양이지만 역시나 맛이 가장 인상 깊었다. 돈골을 맑게 우려낸 육수에 쥰렌만의 미소 양념으로 맛을 내고 거기에 라드까지 띄우니 이보다 감칠맛이 진한 미소 라멘이 과연 존재할까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로 국물에 대한 인상이 굉장히 강렬했다. 추가로 얹은 게 인상에 남아야 하는 법인데, 오히려 아지타마가 가장 존재감이 약하다고 느꼈을 정도.

 

그냥 라멘을 좋아한다면 삿포로에 갔을 때 쥰렌만큼은 반드시 방문해 보라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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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쥰렌 본점 (さっぽろ純連 札幌店)

맛 : ★★★★★ (최고)

CP : ★★★★ (좋음)

주소 : 北海道札幌市豊平区平岸二条17丁目1-41 シャトー純連 1F

구글 지도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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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 Cost Performance

 

 

 

삿포로 시영 지하철 난보쿠선 (아사부행)

 

그렇게 라멘을 먹고서 바로 다시 삿포로역으로 향했다.

 

 

 

쾌속 에어포트

 

14시 17분에 출발하는 특급 오오조라를 타기에 앞서 일단 급한 티켓 발권부터 마쳤다. 주로 JR 홋카이도에서 탈 특급 차량들의 그린샤나 일찍 발권하지 않으면 자리를 보장할 수 없는 차량들의 그린샤/지정석들이다.

 

 

 

특급 오오조라 7호 (삿포로 -> 쿠시로)

 

급하게 일정을 수정했음에도 기존 일정대로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고, 이때만 하더라도 사소한 트러블 정도는 이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과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특급 오오조라 7호 (삿포로 -> 쿠시로)

 

일정 시작하자마자 변수가 생겼지만 나름대로 잘 대처했다고 생각하고 만족한 채 이른 아침 비행기를 타느라 얼마 못 잤던 잠을 보충하면서 편하게 쉴 생각으로 열차에 올라탔다.

 

 

 

그린샤

 

과연 소문으로 들은 만큼 JR 홋카이도에서 운영하는 특급 열차들의 그린샤는 퀄리티가 좋았다. 이번 일정으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JR 패스를 그린샤권으로 뽑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린샤 좌석

 

좌석의 안락함은 물론이고, 1+2 배열이라 공간도 상당히 넉넉했다.

 

 

 

풋 레스트

 

나처럼 많이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이런 풋 레스트의 존재가 정말 반갑다.

 

 

 

풋 레스트

 

아직 비록 일정 극초반이라 발은 그다지 피로하지 않았지만, 이런 열차에 탑승했을 때만이라도 신발을 벗고 발을 쉬게 해 주면 그만큼 발에 가해지는 부담도 많이 덜어진다. 발에 물집이 잡히는 건 땀에 의해 습해진 데다 마찰로 인한 발열이 더해지기 때문이기에 이렇게 신발을 벗어주는 것만으로도 습기와 발열을 모두 억제해 줘서 많은 도움이 된다.

 

 

 

좌석 안내

 

좌석 조작에 관한 건 대부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린샤 좌석

 

원래 이 시간대엔 승차율이 저조한지 생각보다 그린샤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일정 출발 전만 하더라도 좌석이 매진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나 보다.

 

 

 

쓰레기통

 

 

 

화장실

 

화장실도 깔끔했다.

 

 

 

남자 화장실

 

역시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던 소변기.

 

 

 

콘센트

 

콘센트는 각 좌석 팔걸이에 달려 있다.

 

 

 

17시 55분 무렵

 

확실히 위도가 높은 곳이다 보니 해도 금방 저물었다.

 

 

 

쿠시로역

 

18시 40분 무렵이었는데도 20시는 된 것처럼 완전히 깜깜해진 쿠시로.

 

 

 

징기스칸 전문점 텐바(天馬)

 

그렇게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호텔 가는 길에 있던 징기스칸 전문점에 들렀다.

 

 

 

삿포로 클래식 - 660엔

 

시작은 우선 생맥주. 이른 아침 인천-신치토세 비행에 그린샤를 탔다고는 하나 삿포로-쿠시로 철도에 장거리 이동에 지친 몸에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은 그야말로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한 청량감이 느껴졌다.

 

 

 

메뉴판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또 가격이 다 올랐다. 코로나에 러우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에 일본도 유례 없을 정도로 가파른 물가 상승을 보였는데, 굵직하게 오른 것만 해도 22년 4분기, 23년 1분기, 23년 3~4분기로 1년 사이에 세 차례나 크게 뛰었다. 아무리 엔저라고는 해도 물가 오르는 폭이 상당히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

 

 

 

메뉴판

 

메뉴판을 쭉 정독하고 역시 징기스칸 전문점인 만큼 징기스칸을 주문하기로 했다.

 

 

 

주류

 

 

 

주류

 

 

 

램 징기스칸 - 1,000엔

 

가장 기본 메뉴인 징기스칸. 어린 양이라 양고기 특유의 맛은 약해도 특유의 냄새 역시 약해서 초심자도 먹기 편하다.

 

 

 

램 목심 - 1,300엔

 

일반 징기스칸보다 전체적으로 마블링 분포가 좋아서 더 맛있었던 목심.

 

 

 

양파와 비계

 

불판을 어느 정도 달군 후 저 비계로 꼼꼼하게 기름칠을 해 주고 고기를 얹으면 덜 달라붙는다. 직화가 아니기 때문에 양파는 어느 정도 오래 올려놔도 타지 않아서 좋다.

 

 

 

밥(대자) - 250엔

 

개인적으로 역시 고기 구이에는 밥이 빠질 수가 없다.

 

 

 

굽기

 

밥과 맥주가 있었기에 대충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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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바 (天馬)

맛 : ★★★★ (좋음)

CP : ★★★★ (좋음)

주소 : 北海道釧路市北大通11丁目1-6

구글 지도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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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액시아 인 쿠시로


91,500원에 2박 조식 포함으로 묵었던 호텔. 아고다에서 예약했다.

 

 

 

싱글 룸

 

 

 

싱글 룸

 

방은 여느 비즈니스 호텔과 비교해서 그다지 좁은 편은 아니었는데, 에어컨이 없다는 점과 벽지가 좀 더러웠다는 점이(...)

 

 

 

침대

 

침대도 그냥 평범한 싱글 사이즈다. 혼자 자기엔 딱히 상관이 없다.

 

 

 

욕실 및 화장실

 

욕조도 그렇게 좁지도 않고 그냥 적당했다.

 

 

 

선풍기

 

냉난방이 딱히 필요 없는 시기에 와서 상관은 없긴 했지만, 더울 때는 여기 오면 좀 고생하지 않을까 싶긴 했다.

 

 

 

 

 

 

마지막 JR 패스 여행 (2023.10.03 ~ 2023.10.27)

1. 다시 한 번 더 전국 일주를 (2023.10.03 /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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