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행 이야기/[2023.10] 일본 전국

마지막 JR 패스 여행 - 캇테동과 쿠시로 습원 노롯코호 (2023.10.05)

by 불량기념물 2023. 11. 2.

24박 25일 - 3일차 (빨간 선이 3일차의 이동 경로)

 

네무로 일정까지 무사히 마치고 쿠시로 일정에 들뜬 채 아침을 맞이했다.

 

 

 

와쇼 시장(和商市場)

 

전날 일기 예보에서는 오전 중에 1~3mm 정도의 약한 비가 내리는 정로만 예보되어 있었다. 그런데 아침에는 이미 시간당 10mm는 되어 보일 정도로 빗줄기가 제법 쏟아졌다. 아무튼 이내 곧 약해질 거라 생각하며 쿠시로역 앞에 있는 와쇼 시장으로 향했다.

 

 

 

캇테동(勝手丼) - 2,821엔 (쿠폰 10% 할인)

 

이하 세금(소비세 10%) 포함 가격

 

보탄에비 - 550엔

참다랑어 카마토로 - 550엔

기름가자미 - 55엔 × 2점

정어리 - 110엔

토키시라즈(연어의 일종) - 330엔

연어 알 - 330엔

시라스 - 220엔

잿방어 - 220엔

시메사바 - 110엔

줄무늬전갱이 - 165엔

고래 심장 - 220엔

핫카쿠 - 220엔

가리비, 참다랑어 츄토로(설문 참여 서비스)

 

횟감 가격은 이상으로 3,135엔이었고, 와쇼 시장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쿠폰을 제시해서 10% 할인을 받고 2,821엔이었다.

밥과 국은 별도로 판매하는 가게가 있는데 밥은 사이즈마다 가격이 다르고 나는 대(260엔)자와 카니지루(180엔)을 주문했고, 국을 밥과 함께 주문하면 20엔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밥집에서는 최종적으로 420엔을 지불했다.

 

도합 3,241엔이면 제법 괜찮은 구성이다.

 

 

 

캇테동 - 밥은 260엔 별도

 

막 뭔가 굉장히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그냥 신선한 카이센동이란 느낌이다.

몇 가지 특이했던 횟감이라면, 고래 심장 같은 경우는 역시 심장인 만큼 굉장히 터프한 식감이다. 생각보다 막 냄새가 나고 그러진 않았고, 마치 육고기의 부속물 같은 느낌이었는데 거대한 고래의 생명을 담당하는 튼튼한 펌프다 보니 굉장히 오래 씹어야 한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 다음은 핫카쿠(토쿠비레)인데, 이건 날개줄고기과의 한 어종인 모양이다. 처음 먹어 보는 생선이었는데, 흰살 생선이지만 생각 외로 담백하기보다는 특유의 기름기가 녹아나오는 데다 어느 정도 씹는 식감이 있다. 기름기 오른 도미하고는 또 다른 맛인데 아무튼 먹을 만한 횟감이다.

 

 

 

카니지루 - 180엔

 

카니지루는 손질하고 남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부위를 넣어서 끓여 낸 모양인데, 저 조그마한 다리 사이에 낀 게살을 빼 먹는 재미도 있다.

 

 

 

캇테동 횟감

 

막 아주 엄청 저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다.

 

 

 

캇테동 횟감

 

무엇보다도 자기가 원하는 횟감만 골라서 얹는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라, 그걸 감안한다면 확실히 다른 곳에서 사 먹는 카이센동보다는 싸게 먹히지 않을까 싶다.

 

 

 

캇테동 횟감

 

다른 시장에서는 사진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곳은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이것저것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캇테동 횟감

 

어쩌다 보니 이용 방법을 가장 마지막에 적게 됐는데, 와쇼 시장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이렇게 캇테동 코너가 마련되어 있고 밥집에서 밥과 국(국은 필요 없다면 안 사도 된다)을 산 뒤에 횟감을 파는 가게에 밥 그릇과 트레이를 건네주고 횟감을 고른 뒤 횟감 가격을 결제하고 가져가서 먹는 시스템이다.

이때, 밥집에서 국을 주문하면 미리 주문하면 식기 때문에 횟감을 다 구입하고 나서 다시 와서 밥집에서 준 젓가락을 보여 달라고 한다. 이 젓가락은 '이 가게에서 밥을 구매했다'는 표시가 되고, 밥과 국을 같이 주문하면 20엔을 할인해 준다.

 

 

 

==================

와쇼 시장(和商市場)

맛 : ★★★★ (좋음)

CP : ★★★★☆ (매우 좋음)

주소 : 北海道釧路市黒金町13-25

구글 지도로 보기

==================

* CP : Cost Performance

 

 

 

당일 예보

 

오전 10시가 된 시점에도 11시까지만 비가 좀 내리다가 점차 약해져서 그칠 것처럼 나와 있었다.

 

 

 

날씨

 

이때만 해도 잠깐만 불편하고 오후부터는 다시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쿠시로 습원 노롯코호 (쿠시로역 -> 토로역)

 

그렇게 쿠시로 습원 노롯코호를 타러 쿠시로역으로 이동했다.

 

 

 

쿠시로 습원 노롯코호(釧路湿原ノロッコ号)

 

역시 관광 열차인 만큼 인기가 좋아서 사람이 꽤 많았었다.

토롯코(トロッコ)는 본래 광산 등에 쓰이는 광차를 의미하는 표현이지만, 그 광차의 형태에서 따 와서 객차의 상부가 오픈되어 있는 컨셉의 관광 열차들을 토롯코 열차(トロッコ列車)라고 부른다. 쿠시로 습원 노롯코호(釧路湿原ノロッコ号)는 쿠시로 습원을 천천히(のんびり) 달린다면서 국립 공원의 생태를 관찰한다는 의미에서 천천히의 앞 글자를 따와 '노롯코(ノロッコ)'라 명명했다고 한다.

 

올해는 10월 초를 끝으로 운행을 모두 마쳤다. 운행 개시일과 운행 종료일은 매해 다르지만, 보통 봄에 개시해서 초가을에 종료하는 편이다. 운행일은 JR 홋카이도의 노롯코호 전용 사이트를 참고해야 한다.

(https://www.jrhokkaido.co.jp/train/tr025_01.html)

 

 

 

쿠시로 습원 노롯코호

 

이 열차는 지정석과 자유석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지정석이 만석이더라도 역에 일찍 와서 자유석에 올라탈 수 있다. 다만, 쿠시로 습원 국립공원에 대한 가이드 해설은 지정석 위주로 진행되는 모양이라 이왕이면 지정석을 미리 예매해 두는 편이 좋다.

예약 경쟁은 그다지 치열하지 않아서 출발 며칠 전에만 예약해 두면 원하는 자리를 여유롭게 고를 수 있을 정도다.

 

 

 

지정석 내부

 

지정석에는 6인이 마주보고 앉는 테이블석과 등받이를 앞뒤로 움직여서 관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열차 가장자리 2인석이 있다. 본인이 일본어가 좀 되고 남들과 섞여도 어색하지 않다면 6인석에 앉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슴

 

달리는 와중에 사슴이 보여서 급하게 휴대폰의 카메라를 켜서 찍었다. 천천히 달려서 그나마 찍을 수 있었지, 일반 열차들 속도였다면 찍을 순간도 없이 지나가 버렸을 듯하다.

 

 

 

방송 촬영

 

쿠시로역의 승강장에서부터 뭔가 조명도 있고 카메라맨이나 몇몇 방송 스태프가 보였다. 열차에는 최종적으로 카메라맨 한 명과 출연자 두 명이 탔는데, 무슨 방송인지는 모르겠다. 촬영으로 바빠 보여서 나중에 돌아오는 편에서 한가하면 무슨 방송인지 물어볼까 했는데, 돌아오는 편에는 안 탔더라.

이후에도 무슨 방송인지 꾸준히 찾아봤는데 딱히 나오는 정보가 없었다. 날씨가 안 좋아서 이날 촬영분을 통으로 편집해서 방송에 못 나왔거나 유튜브 개인 채널 같은 거라서 내가 알 방도가 없었던 걸까.

 

 

 

쿠시로시츠겐역을 출발하는 노롯코호

 

아무튼 이 열차는 토로역까지 운행하는데, 토로역에서는 내려도 뭔가 딱히 할 게 없다. 그래서 나는 여행 계획 단계에서 이 역에서 내려서 호소오카 전망대를 다녀오고 토로역을 찍고 돌아오는 노롯코호를 다시 타는 플랜을 짰다.

 

 

 

쿠시로시츠겐역

 

 

 

쿠시로시츠겐역

 

 

 

쿠시로시츠겐역

 

정말 그야말로 숲속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철로와 승강장. 일반적인 관광객이라면 이곳으로 오는 방법은 사실 철도 말고는 없다. 그 외의 방법이라면 렌트카를 빌려서 굽이굽이 산길을 오르내리는 정도려나.

 

 

 

쿠시로시츠겐역의 역사(驛舍)

 

아무튼 쿠시로시츠겐역에 도착하고 나니 또 비가 기적적으로 거의 그쳤다.

 

 

 

호소오카 전망대 가는 길

 

우산을 안 써도 될 정도로 비가 거의 다 그쳐서 이번에도 역시 생각대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구나 생각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전망대를 향해 올랐다.

 

 

 

전망대 이정표

 

인터넷에서는 전망대까지 15분 정도 걸리는 걸로 나와 있던데, 나름 주변을 둘러보면서 그다지 서두르지 않았는데도 10분 정도 만에 전망대까지 도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젊은 사람들이라면 전망대까지 10분이면 충분할 듯하다.

 

 

 

중턱의 전망대 라운지 앞

 

계단을 오른 지 3분 만에 전망대 라운지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계단보다는 거의 평지에 가까운 길들이라 그다지 힘든 것도 없지만, 돌아오는 길에 열차 시간이 좀 남는다면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호소오카 전망대 입구

 

중간에 가다 보면 오르는 계단 같은 게 있는데, 그쪽은 전망대가 아니라 전망 광장이라고 해서 정자 같은 게 놓여져 있는 일종의 휴식 공간이다. 물론 전망대나 전망 광장이나 높이는 비슷해서 국립공원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건 마찬가지다.

 

 

 

호소오카 전망대

 

전망대에는 내가 가장 먼저 도착하긴 했는데, 도착하자마자 국립공원 경치를 바라본다고 한참 뒤에 사람들이 모이고 나서야 전망대 팻말을 찍었다.

 

 

 

호소오카 전망대 안내도

 

날씨가 좋은 날에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필이면 흐린 날에 와 버리다니. 날씨가 영 아니었던 탓에 그냥 열차를 쭉 타고 가이드 해설이나 들을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쿠시로 습원 국립공원

 

여기까지 와서 우중충한 사진이라니.

 

 

 

쿠시로 습원 국립공원

 

왼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게 아마 이와봇키 수문일 건데, 날씨가 좋았다면 잘 보였을 듯하다.

 

 

 

전망대 라운지 매점

 

그렇게 날씨가 안 좋아서 이렇다 할 만한 경치 감상도 할 수 없이 금방 내려와서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열차가 올 시간까지 시간 좀 죽일 겸 전망대 라운지로 향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믹스) - 400엔

 

포도와 바닐라맛이 섞인 믹스 아이스크림. 적당히 달고 상큼하니 먹을 만했다.

 

 

 

전망대 라운지

 

이쪽 TV에서는 쿠시로 습원 국립공원에 관한 영상이나 노롯코호 영상이 흐른다.

 

 

 

2층 테라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서는 2층 테라스 공간에 올라와 봤다.

 

 

 

노롯코에서 산 것들

 

아까 노롯코호를 타고 오면서 매점에서 샀던 간식거리들.

원래는 열차 매점에서 쿠지라스크라고 해서 쿠시로의 명물인 고래(쿠지라)와 러스크를 엮어서 붙은 초코맛의 러스크 제품도 판매했었는데 지금은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모양이라 시샤모(유엽어)파이와 푸딩만 구매했다. 파이에는 당연히 진짜 생선을 갈아 만든 게 아니라 그냥 이름을 그렇게 따 온 것이다.

푸딩은 오하요 유업에서 생산하는 저지 우유 푸딩하고 비슷한 맛이었고, 시샤모파이도 버터 풍미가 나면서 고소하고 달달한 맛이라 먹을 만했다.

 

 

 

역으로 돌아가는 길

 

원래는 계단에 흙이 가득 차 있어야 하는데 비가 많이 오면서 쓸려 내려간 건지 중간중간 깊게 파여 있어서 은근히 내려오는 게 더 힘들었다. 어떤 계단은 거의 뽑히기 직전 상태까지 흙이 쓸려 내려가 있었고(...)

 

 

 

절망적인 배차 간격

 

이곳은 배차 간격이 정말로 뜸하기 때문에 열차 시간을 잘 알아보고 타야 한다. 만일 쿠시로 방향으로 가는 13시 14분 차라도 놓쳤다가는 5시간 동안 꼼짝 없이 갇히는 셈이고, 막차를 놓쳤다가는 아예 돌아갈 방법도 없어진다.

 

 

 

이와봇키 수문

 

사진에 보이는 게 1990년에 세워진 신(新)수문이다. 구(舊)수문은 좀 더 뒷편에 있는데 사진은 미처 못 찍었다.

 

 

 

특급 오오조라 운휴

 

비록 날씨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획했던 것들은 모두 할 수 있었다는 점에 나름 만족하면서 삿포로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열차 도착 안내 전광판에 특급 오오조라 8호가 운휴됐다고 적혀 있어서 급히 창구로 향했다.

 

 

 

미친듯이 퍼붓는 빗줄기

 

쿠시로역에 막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까지 비가 오지는 않았는데, 운휴 소식을 접하자마자 미친듯이 퍼붓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뭔가가 잘못되어 가고 있구나 느끼기 시작했다.

 

 

 

특급 오오조라 전 편성 운휴

 

그래도 JR 홋카이도에는 아직 특급 오오조라 10호와 12호는 운휴가 결정되지 않았고, 오전에 봤던 예보에 따르면 어차피 그렇게 하루종일 비가 퍼붓지도 않을 거라 생각해서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판단했었다. 하지만 그 결과 오오조라는 전 편성 운휴를 먹었고 그제서야 뒤늦게 버스편을 알아봤지만 이미 3시나 5시에 출발하는 버스는 자리가 모두 차 버렸다.

 

 

 

야간 버스 예약

 

이날 삿포로로 가지 못했기 때문에 '수프 커리 옐로'는 당연히 갈 수 없게 됐고, 다음 날 점심까지 어떻게든 도착해서 먹는다 한들 그 이후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여기서 어쩔 수 없이 해당 가게에서의 식사는 포기하게 됐다.

그리고 당일 버스편 중 거의 자정 무렵에 출발하는 편이 딱 한 자리 비어 있었다. 이것마저 타지 못한다면 내일 아침에서야 쿠시로에서 출발하게 되는 셈이고 그렇게 되면 하코다테 일정까지 완전히 박살이 나기 때문에 이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기껏 큰 돈을 들여서 JR 패스를 구입했지만 여기서 교통비로 생돈을 날리게 됐고, 원래 묵을 예정이었던 호텔 역시 노쇼로 그냥 생돈을 날렸으니 이날만 해도 10만 원은 그냥 그 자리에서 증발해 버린 셈이다. 덤으로 체력이랑 시간까지 잃었고.

 

 

 

쿠시로 라멘 카와무라(釧路ラーメン河むら)

 

여러모로 기분이 안 좋았지만 어쨌든 그렇다고 여행 극초반부터 던져 버릴 수는 없으니, 쿠시로역의 대합실에서 책을 읽으면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왔다.

더 배가 아팠던 건 특급 오오조라의 전 편성이 운휴 결정이 나고 30분도 안 지나서 비가 싹 그쳤다는 것이다. 일단 운휴 결정이 나면 번복되는 일은 없으니 그 이후로 아무리 날씨가 호전되더라도 나한테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 된 것이다.

 

 

 

메뉴

 

쿠시로에서는 가장 평가가 좋았던 라멘집.

 

 

 

메뉴

 

 

 

메뉴

 

 

 

쇼유 라멘 - 750엔

 

어패류와 토리가라의 더블 수프고 여기에 양파를 더해서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맛은 전반적으로 깔끔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차슈 역시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 등의 부위가 아니라 앞다리살 혹은 뒷다리살을 부드럽게 조리해서 담백한 게 특징이다.

 

 

 

부타메시 - 300엔

 

부타메시는 차슈로 쓰고 남은 자투리 고기를 잘게 찢어서 마요네즈에 버무려서 만드는 듯했다. 기름진 맛이지만 라멘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보니 같이 먹기엔 안성맞춤이다.

 

 

 

================================

카와무라 쿠시로 본점 (河むら 釧路本店)

맛 : ★★★★ (좋음)

CP : ★★★★☆ (매우 좋음)

주소 : 北海道釧路市末広町5-2

구글 지도로 보기

================================

 

 

 

버스 정류장 및 대합실

 

원래는 삿포로에서 호쿠토 첫차를 타고 여유가 있다면 토마코마이에 잠깐 내려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비 때문에 모든 게 다 박살이 나 버렸다. 이 버스를 타면 호쿠토 첫차를 탈 수는 있긴 한데, 야간 버스를 타고 과연 체력을 온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고.

 

 

 

쿠시로 특급 뉴 스타호 (삿포로행)

 

아무튼 버스가 도착한 뒤 캐리어를 짐칸에 싣고 예약 내역을 보여주고 승차했다.

 

 

 

버스 내부

 

구글 이미지에서 긁어 온 사진으로, 이미 타고 있던 사람들이 있어서 사진을 직접 찍지는 못했다. 내릴 때도 너무 지쳐서 찍을 생각도 들지도 않았고.

 

 

 

좌석 배치도

 

3열 좌석이면 나름대로 쾌적한 편에 속하기는 한데, 그럼에도 승차하면서 커튼을 건드려서 눈뽕을 하게 만든다든가 그러면서 커튼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지도 않는다든가 상상 이상으로 몰상식한 인간들이 많아서 잠도 제때에 잘 수 없었고 결국 제때 잠들지 못하니 나중에는 불편함이 커져서 잠도 안 오고 끝에 가서는 허리까지 아파 왔다.

아무래도 리클라이닝이 된다 해도 앞뒤 간격이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고 상대적으로 넓을 뿐이지 결국에는 버스라서 꼼짝도 못하고 계속 같은 자리에 안전 벨트로 묶여 있어야 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야간 버스는 다시는 타지 말자고 이때 결심했을 정도.

 

당연히 삿포로역에서 내렸을 땐 토마코마이에 잠깐 내려볼까 하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일단은 어떻게든 호쿠토 그린샤에서 부족했던 잠도 보충하고 스트레스가 쌓인 몸도 풀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으니 말이다. 홋카이도에 언제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못한 것들은 그때 다시 해야지 싶다.

 

 

 

 

 

 

마지막 JR 패스 여행 (2023.10.03 ~ 2023.10.27)

1. 다시 한 번 더 전국 일주를 (2023.10.03 / 1일차)

2. 본토 최동단 네무로 (2023.10.04 / 2일차 - ①)

3. 네무로와 북방 영토 분쟁 (2023.10.04 / 2일차 - ②)

4. 캇테동과 쿠시로 습원 노롯코호 (2023.10.05 / 3일차)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