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정은 가뜩이나 토호쿠의 비중이 낮았는데 시작부터 날씨가 안 좋아서 얼렁뚱땅 넘어간 일이 많았는데, 태풍만 안 왔을 뿐이지 정말 날씨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일은 모조리 겪은 듯했다.
제발 이번 일정만은 무사히 넘길 수 있었으면 했는데, 비록 날씨는 엉망이었지만 다행히 비는 그쳤기에 일정 자체를 소화하는 데엔 문제가 없었다.
겨울도 아닌데 시라카와고를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이것.
사실 업/졸 시리즈는 워낙 욕 나올 만큼 졸작이어서 이걸 올까 말까 하다가 쓰레기가 됐던 업의 후반부부터는 무시하고 그 앞쪽의 분량과 이전 시리즈들의 무대 탐방을 겸해서 돌기로 했다.
릿카와 사토코가 살던 집.
"우소다!"
전망대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며 한 컷.
작중 미온네 집의 모델이 된 와다 가문의 주택.
케이이치가 사토코한테 떠밀려서 자유 낙하를 해 버린 그 다리.
드론이 있다면 똑같이 찍을 수 있을 듯하다.
아주 오래 전에 폐쇄된 건지, 지금은 온갖 잡초로 뒤덮여 있다.
내려가서 찍어 볼까 싶기도 했지만, 비탈길에 이끼도 많이 낀 데다 비까지 와서 함부로 내려갔다가는 그대로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갈 듯해서 그만뒀다.
별로 안 비슷한 것 같아도 그나마 여기 말곤 아예 비슷하게라도 보이는 곳이 없다.
그냥 참고만 해서 그린 듯하다.
업졸 편으로 시리즈 평판이 나락으로 가 버렸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캐릭터 굿즈 같은 것들도 많이 걸려 있고 판매도 하고 있었다.
멀리서 본 아까 그 케이이치가 자유 낙하를 했다던 다리.
수심도 되게 얕아 보이던데 저기서 떨어지고도 살아남은 게 정말 놀랍다.
배경에 보이는 다리는 위의 케이이치가 낙하한 다리와 다른 다리다.
이곳에 무대 탐방을 와서 저 다리에서 케이이치가 떨어진 것으로 잘못 알고 찍어 가는 경우도 종종 있는 모양이다.
작중 묘사와는 다르게 물가로 내려갈 만한 길은 없다.
작중 후루데 신사의 모델이 된 하치만 신사.
이때까지만 해도 오랜만에 찾아온 새 시리즈에 캐릭터 디자인도 나쁘지 않아서 좋았는데.
용기사 개새끼.
아마도 그냥 올렸다가는 제재를 먹을 수도 있을 정도의 잔인한 장면이 나온 곳.
역시 애니메이션과 얽힌 곳들의 에마는 이런저런 그림들이 잔뜩 걸려 있다.
최근까지도 잊지 않고 찾아와서 각종 밈과 얽혀서 그려 준 금손들이 많이 있었나 보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도 신기해 보였는지,
오타쿠가 아닌 것 같은 사람들도 몰려와서 구경하고 갔다.
애니메이션을 거하게 말아 먹어서 넨도로이드는 힘들 것 같아...
넨도로이드도 레나 하나밖에 안 나왔고, 스케일 피규어도 중소 업체에서 가져가더니 예약량이 시원찮았는지 몇 개 나오다 말았고.
업졸 제작 발표 때만 하더라도 좋아했다가, 막상 실물을 접하고 나처럼 분노했을 사람들이 많을 것을 생각하니 그저 안타깝다.
"돈이 생기면 좋겠다."
나도...
사실 시라카와고는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다.
작중 이리에 진료소로 나온 곳도 철거되고 현재는 다른 곳으로 옮겨 갔고, 작중에서 학교로 나왔던 곳도 이미 한참 전에 폭설로 인해서 일부 붕괴된 바람에 안전을 위해 완전히 철거됐다. 어떤 작품이든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것들도 있는 법이지만, 이쪽은 워낙 시골이다 보니 그런 경향이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사토코가 물귀신을 시전한 그 도랑.
여기에 처박고 죽는다 생각하니 그저 말문이 막혀 버렸다.
용기사는 그냥 생각이 없는 인간이다.
작중 케이이치네 집의 모델이 된 시라카와 클린 센터.
이쪽은 마을과 좀 떨어져 있어서 걷기엔 제법 시간이 걸린다.
대략 3km 정도 떨어져 있다.
시라카와고 주변으로 좀 더 무대 탐방 스팟이 있긴 한데, 이날은 당일치기 일정이었기에 여기서 끝마쳤다.
도보로 다니기엔 좀 광범위하다 보니 렌트카 같은 걸로 찾으면 가 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JR 패스 여행 (2023.10.03 ~ 2023.10.27)
1. 다시 한 번 더 전국 일주를 (2023.10.03 / 1일차)
2. 본토 최동단 네무로 (2023.10.04 / 2일차 - ①)
3. 네무로와 북방 영토 분쟁 (2023.10.04 / 2일차 - ②)
4. 캇테동과 쿠시로 습원 노롯코호 (2023.10.05 / 3일차)
5. 쉴 새 없이 하코다테로 (2023.10.06 / 4일차 -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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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비 오는 날의 시라카와고 (2023.10.09 / 7일차 - ①)
10. 쓰르라미 울 적에 무대 탐방 (2023.10.09 / 7일차 -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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