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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이야기/[2023.03] 일본 전국

3년 만의 일본 여행 - 오랜 역사의 역참 나라이주쿠 (2023.03.11)

by 불량기념물 2023. 4. 9.

17박 18일 - 5일차 (빨간 선이 5일차의 이동 경로)

 

5일차는 지난 글에서 썼듯이 오전 중에는 마츠모토성을 돌았고, 오후 중에는 시오지리시의 나라이주쿠를 방문하게 됐다.

 

 

 

마츠모토역

 

캐리어는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면서 호텔에 맡긴 상태라, 역으로 가는 길에 다시 캐리어를 찾아서 출발했다.

 

 

 

313계 전동차 (마츠모토 -> 나카츠가와)

 

도쿄~마츠모토 구간을 츄오토선(中央東線), 나고야~시오지리 구간을 츄오사이선(中央西線)이라고 부른다. 이 둘은 똑같은 츄오 본선(中央本線)이지만, 역의 시설이나 배차 간격은 다른 노선이라 해도 될 만큼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이역에 멈추는 열차도 배차 간격이 굉장히 뜸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서 오지 않으면 역에서만 1~2시간은 기다리게 될 수도 있다.

 

 

 

나라이역

 

옛날 분위기를 간직하는 마을처럼 역 또한 다른 곳들처럼 현대식 건물이 아니라, 오랜 숙박 마을의 목조 건물 형식으로 지어져 있다.

 

 

 

나라이주쿠 안내도

 

얼핏 보면 굉장히 길게 보이지만, 그냥 산책한다는 느낌으로 돈다면 30분이면 왔다갔다 가능하다.

사실 그렇기에 이런 곳은 혼자보다는 일행이 같이 오는 편이 좋다. 식사도 하고 차나 가볍게 술도 마실 수 있고, 이곳의 유명한 공예품 같은 것도 구경하면서 고를 수도 있고.

 

 

 

나라이주쿠 초입

 

나는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보고는 가야지 싶어서 대충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방문했기에, 2시간 안에 다 둘러보는 걸 목표로 일정을 짰다.

 

 

 

나라이주쿠 초입

 

이런 목조 건물들을 보니, 문득 6년 전에 방문했던 타케하라가 떠올랐다. 이쪽은 여행자들의 숙박을 위한 마을이라 건물 양식은 좀 다르긴 하지만, 타케하라 역시 전통 가옥 보존 지구로 지정된 만큼 옛 일본 가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분위기만큼은 비슷하지 않나 싶다.

 

 

 

시타마치미즈바(下町水場)

 

이곳에는 이러한 일종의 약수터인 미즈바(水場)가 제법 많이 있다. 여행자들의 목을 축일 수 있게 해 주는 고마운 장소다.

 

 

 

시타마치미즈바(下町水場)

 

근처 일대가 전부 산이라서 그쪽에서 샘솟는 맑은 물을 끌어와 쓴다고 한다. 이날 역시 많은 이들이 여기서 물을 떠 마시고 갔다.

나 역시 물을 좀 마실까 싶었지만, 코로나 시국에 공용 국자를 쓰는 것도 좀 찜찜하거니와 하필이면 홋카이도 일정 중에 오른손 중지와 왼손 약지에 조갑주위염이 생겨 버려서 어지간하면 물을 묻히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고 해서 패스하게 됐다.

 

이번 일정은 여러모로 손과 발이 고생했는데, 어째 전국 일정 때마다 항상 어딘가 아프거나 큰 트러블이 생기는 것 같다(...)

 

 

 

나라이주쿠

 

평일이라 그런가 그렇게까지 관광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적하게 풍경을 담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현재도 영업 중인 민박집들

 

구글 등에서 예약도 가능한 민박집들이 여럿 영업을 하고 있다. 역시 일정이 좀 널널하고 일행이 있다면 이런 곳에서 하룻밤 묵고 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하다.

 

 

 

현재도 영업 중인 민박집들

 

수백년째 숙박 마을로서 이어져 온다는 게 신기하기만 할 뿐이다.

 

 

 

스기다마(杉玉)

 

스기노모리(杉の森)라고 하는 유명한 양조장에 걸려 있는 스기다마(杉玉). 이곳은 1793년부터 시작해서 벌써 200년 넘게 술을 빚고 있다고 한다.

일행이 있었다면 이곳 지역의 이름을 딴 '나라이'라는 일본주를 한 병 샀을 텐데, 아무래도 혼자 다니는 여행이고 이걸 밤마다 혼자 홀짝홀짝 마시기도 좀 그래서 패스했다. 사지도 않을 건데 샘플만 마시고 슥 지나가기도 좀 미안하고(...)

 

 

 

미즈바(水場)

 

이렇게 중간중간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서는 그 흔한 자판기도 그렇게 많이는 못 본 것 같다.

 

 

 

미즈바(水場)

 

여기까지 왔는데 역시 기념으로 한 모금은 마셔 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저때는 워낙 계속 고생했던 것도 있고 이 일정으로부터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 발의 피로도 한계를 넘어서 발에도 말썽이 생기던 무렵이라 사진만 찍고 지나쳤던 것 같다.

 

 

 

기념품 가게

 

지금 생각해 보면 역시 이런 데 들러서 뻔해 보여도 뭐라도 좀 살까 싶었는데, 젓가락 같은 거야 이미 몇 번 사 간 적도 있고 해서 고민만 하다가 그냥 지나쳤다(...)

 

 

 

기념품 가게

 

이곳도 각종 공예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 역시 캐리어의 빈 공간도 그다지 없고 해서 그냥 지나쳤다. 근데 일정의 아주 마지막을 생각해 보면 결국 이런 데서 뭐라도 사 갔어야 했다 싶었다(...)

 

 

 

사가미야(相模屋)

 

점심은 이 부근에서 가장 평이 좋았던 곳으로 갔다.

 

 

 

메뉴

 

소바와 고헤이모치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고헤이모치 정식으로 주문. 무기토로고항도 맛보고 싶긴 했지만, 역시 이 부근 명물인 고헤이모치를 안 먹을 수가 없으니.

 

 

 

자루소바 (냉)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였기에 냉소바로 주문했다. 츠유는 파랑 와사비가 담긴 접시 밑에 있는데, 사진을 너무 직각으로 찍어서 안 보인다(...)

내가 소바에는 정통하지 않아서 라멘마냥 주절주절 얘기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이곳 소바도 맛있게 먹었다. 츠유는 생각보다 염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푹 담가 먹어도 생각 외로 괜찮았다. 메밀 향도 적당하고 카츠오부시 향도 적당해서 어느 한쪽이 확 튀는 일 없이 밸런스도 잘 맞았다.

 

 

 

고헤이모치

 

왼쪽이 고마다레(볶은 참깨를 갈아서 만든 소스) 오른쪽이 쿠루미미소(호두를 으깨서 만든 미소 양념)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고마다레가 달달한 편이고, 쿠루미미소가 짭짤한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고마다레가 좀 더 맛있었는데 둘 다 구운 떡과 정말 잘 어울린다. 확실히 토로로고항보다는 이쪽으로 고르길 잘했다는 느낌이었다.

 

 

 

소바유(そば湯)

 

안 그래도 소바유를 달라고 하려던 참에, 주인장께서 미안하다면서 가져다 주셨다. 아까 먹고 남은 츠유에 소바유를 가득 부어서 남은 고헤이모치와 함께 싹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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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미야 (相模屋)

맛 : ★★★★ (좋음)

CP : ★★★★☆ (매우 좋음)

주소 : 長野県塩尻市奈良井413

구글 지도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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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이역의 열차 시각표

 

글의 서두에서 썼듯이, 시간을 잘 보고 계획을 짜야 한다. 츄오토선은 그래도 1시간에 2~3대 씩은 다니는데, 이쪽은 심하면 2시간에 1대가 오는 때도 있다.

 

 

 

나라이역 내부

 

아, 그리고 역에서는 300엔이었나. 금액을 지불하면 역에서 여행객의 짐을 맡아준다.

 

 

 

나라이역 내부

 

이때는 생각보다 너무 빨리 돌아서 오히려 40분 가량이 남았던 걸로 기억한다. 역시 찻집에서 차도 마시고 술도 살짝 걸치고 수다도 좀 떨고 그래야 하는데, 혼자 온 탓에 그러기 힘들었으니 어쩔 수가 없다.

 

 

 

나라이역 내부

 

하루종일 보내기는 역시 좀 그렇지만, 일행들하고 와서 3~4시간 정도는 여유롭게 구경하다가 가기 좋은 곳 같다.

 

 

 

나라이역 승강장

 

이 역은 특급 열차는 정차하지 않기 때문에 전부 원맨 동차만 정차한다. 그래서 위의 표지처럼 원맨 동차 정차 위치에서 대기하면 된다.

 

 

 

나라이역

 

지방 노선 느낌이 물씬 풍기는 역명판.

 

 

 

나라이역 승강장

 

재밌는 게 이쪽으로 보면 복선이긴 한데, 이게 조금 가다가 단선으로 바뀌었다가 복선으로 바뀌었다가 한다.

 

 

 

나라이역 승강장

 

반면에 시오지리 방면으로는 그냥 얄짤 없이 바로 단선이다. 이러다 보니까 배차 간격도 길 수밖에 없다.

 

 

 

313계 전동차 (나카츠가와 -> 마츠모토)

 

일단은 개폐 스위치가 있긴 한데, 이건 보통 승차권을 끊을 수 있는 역에서만 작동하고 열차 내에서 정리권을 뽑아야 하는 역들은 열리지 않는 모양이다.

 

 

 

313계 전동차 (나카츠가와 -> 마츠모토)

 

승무원이 운전사 한 명뿐이라는 뜻의 '원맨 동차'. 그리고 이런 열차에는 정리권과 요금함이 있기 때문에 버스 탈 때처럼 타야 한다.

 

 

 

출입문과 개폐 스위치

 

승차권을 미리 구입할 수 있거나 운임을 역무원이 계산하는 역에서는 이 출입문 개폐 스위치로 타고 내린다. 그렇지 않은 역은 무조건 가장 선두차의 출입문으로 가야 한다.

 

 

 

요금함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요금함 기계에 달린 동전 교환기에서 미리 잔돈을 바꿔야 한다.

 

 

 

요금표

 

버스처럼 요금표를 보고 자신이 승차한 역의 정리권 번호를 찾아서 그에 맞는 요금을 내면 된다.

가령, 내 경우에는 나라이역에서 승차했기 때문에 '15 奈良井'에 적힌 요금을 내면 된다. 물론, 요금은 시시각각 계속 변동되므로 내릴 역의 안내 방송이 나오고서 요금표를 봐야 한다.

 

 

 

 

 

 

3년 만의 일본 여행 (2023.03.07 ~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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