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역시 '우자키 쨩은 놀고 싶어!'의 무대 탐방으로 진행됐다.
도로 휴게소 근처에 세워져 있던 스나바 커피의 차량. 톳토리는 2014년까지만 해도 47개 도도부현 중에서 유일하게 스타벅스가 없는 현이었다.
그래서 그런 스타벅스 대신에 '톳토리엔 스타바(스타벅스의 줄임말)는 없어도 스나바(모래밭/사구)가 있다.'는 유명한 말에서 착안해서 만든 지역 커피 브랜드가 '스나바 커피'인 것이다.
웃프게도, 이 브랜드가 생기고 1년 만에 스타벅스가 입점하면서 유일하게 스타벅스가 없는 도도부현의 역사도 끝나게 됐다.
하쿠토 신사 앞에는 도로 휴게소가 세워져 있고, 이 부근에서 나온 장면이 꽤 많은 편이다.
길 건너편에 있는 건 톳토리역 방면의 버스 정류장인데, 이쪽도 배차 간격이 정말 극악이라 거의 1시간에 한 대 정도 지나간다.
여기서 버스를 놓칠 경우에는 도보로 25~30분 걸어가서 열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열차 역시 배차가 극악이라 1시간에 한 대 수준이다. 사실 그냥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제일 편하긴 하다.
우자키가 손에 들고 있는 건 '우사키야키'라는 풀빵의 일종인데, 안타깝게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영업하기에 먹지는 못했다.
이때 문득 시계를 보니 딱 13시였고, 잘하면 일정을 단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빠르게 움직였었다. 13시 20분에 버스가 한 대 있는데 어쩌면 시간을 맞출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까 위에서 보이던 토리이를 지나 계단을 뛰듯이 올라가서 하쿠토 신사로 향했다. 이쪽의 모래상은 주기적으로 바뀌는 모양인지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것과는 달랐다.
부증불감(不増不減)의 연못이라는데, 사계절 내내 수위가 일정해서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이나바의 흰 토끼 이야기에서 나오는 토끼가 여기서 몸을 씻고 나았다고 한다.
몸을 씻는다(御身洗)는 이름과는 다르게 굉장히 탁한 연못이지만, 어쨌든 간에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 모양이다.
신사나 절에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고 입을 헹구는 곳이다. 비치된 국자로 왼손과 오른손을 차례로 씻은 후, 왼손에 물을 담아 입을 헹군 후 다시 왼손을 씻는다. 마지막으로 국자를 기울여서 남은 물로 잡고 있던 손잡이를 씻으면 된다.
다만, 이건 음용수는 아니기 때문에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
평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꽤 한산했다.
혹시 주말에 오면 커플 여행객이 많이 방문하려나. 그렇다면 평일에 오길 잘한 것 같기도 하고(...)
한산한 덕분에 사진 찍기는 편했다. 금방금방 찍을 수 있어서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엔무스비는 딱히 관심이 없기 때문에 난 패스했다.
하트 모양으로 오미쿠지가 잔뜩 묶여 있는 걸 보면, 확실히 방문하는 커플이 제법 있으리라 짐작은 됐다.
이것으로 신사 내에서의 사진은 마지막.
하쿠토 신사에 얽힌 신화에 대해 쭉 설명이 돼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키 섬의 한 토끼가 상어(和邇)를 속여 바다를 건넜다가 화가 난 상어에게 털이 모조리 뜯기고 말았다. 이를 본 오오쿠니누시의 형제신들은 토끼에게 바닷물로 몸을 씻고 바람에 말리면 된다는 거짓말을 했고, 토끼는 이에 속아 더욱 고통스러워지고 말았다. 이때 오오쿠니누시(大国主命)가 토끼에게 강어귀에서 몸을 씻고 부들의 꽃을 꺾어서 바닥에 놓고 그 위에 뒹굴면 나을 거라고 알려주었고, 몸이 회복된 토끼가 오오쿠니누시와 야가미(八上) 공주가 이어지게 해 주었다고 한다.
뛰어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내려와서 다시 확인해 보니 13시 10분이었다.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이 됐기에 일정 단축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아까 위의 사진에서 보이던 육교 위에서 찍은 사진.
저 육교 앞까지 가니까 저 앞의 섬이랑 육지가 너무 크게 보이길래 그냥 되돌아와서 다시 찍었다.
사실 0.5배 줌을 한다든가 하는 방법도 있긴 했는데(...)
이곳은 토끼가 털을 잡아 뜯기고, 속아서 바닷물로 몸을 씻었다가 고생했다고 하는 하쿠토 해안. 약 20분 동안 빠르게 무대 탐방 일정을 소화했고 덕분에 일정 단축에 성공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약 500m를 걸어와서 도착한 톳토리 공항.
일단은 국제선 공항인지라 국내선과 국제선이 나뉘어 있긴 하다. 다만, 현재 정기 운행 중인 국제선 노선은 없다. 과거 유일했던 국제선 노선은 무안-톳토리로, 현재는 사라져 버린 항공사인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에서 운행했다.
당장은 전일본공수(ANA)에서 일 5회 운행하는 하네다-톳토리 국내선이 전부다.
국내선 터미널 입구에서 찍은 사진.
하루 5회 비행이 전부라 그런지 역시 널널했다. 국내선이기도 하고, 다음 출발편이 15시여서 역시 쾌적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국내선인데도 1시간 30분 전에 오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긴 했다.
국제선 터미널 입구.
여기서 기념으로 촬영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국제선 터미널과 국내선 터미널은 사실상 하나의 건물인데, 국제선 터미널 쪽에는 이런 식으로 코난 관련 전시가 많은 편이다.
바닥의 그림은 다른 각도에서는 이상하게 보이는 입체적인 그림이다. 예시를 찍어 놨어야 했는데 올바른 각도에서 본 사진만 찍었다(...)
현재 국제선은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 구역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코난 관련 전시물을 구경하는 사람들이다. 일부러 공항을 찾아왔든, 국내선 출발 전까지 시간을 보내려고 왔든 간에 말이다.
워낙 운행 횟수가 적은 공항이기 때문에 공항 보드도 이렇게 생겼다.
공항 최상층에 위치한 환송 덱.
그래도 워낙 작은 공항이기 때문에 활주로까지도 금방 도착하고, 비행기 출발 자체는 굉장히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활주로가 고작 2,000m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소형기만 이착륙이 가능하다.
스탬프 랠리 대신에 수수께끼 풀이 랠리라는 게 있었는데, 관심이 있다면 사전에 정보를 알아봐 두고 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일단 정규 취항했던 국제선은 한국 항공사가 유일하긴 했는데, 국제선을 타고 직접 오지 않더라도 관광객이야 얼마든지 있다 보니 4개 국어로 적혀 있다.
톳토리에는 서쪽 요나고시에도 공항이 또 하나 있는데, 그쪽은 '게게게의 키타로'로 꾸며져 있다는 점이 비슷해서 재밌다.
3년 만의 일본 여행 (2023.03.07 ~ 2023.03.24)
1. 삿포로/왓카나이 - 일본의 최북단으로 출발 (2023.03.07 / 1일차)
2. 왓카나이 - 북 방파제 돔과 소야곶 (2023.03.08 / 2일차 - ①)
3. 아사히카와 - 아사히카와 라멘 마을 (2023.03.08 / 2일차 - ②)
4. 삿포로/아사히카와 - 다시 달리기 위한 재충전 (2023.03.09 / 3일차)
5. 호쿠토/마츠모토 - 1,100km를 달리다 (2023.03.10 / 4일차 - ①)
6. 사이타마 - JR 동일본 철도 박물관 (2023.03.10 / 4일차 - ②)
7. 마츠모토 - 마츠모토성 (2023.03.11 / 5일차 - ①)
8. 시오지리 - 오랜 역사의 역참 나라이주쿠 (2023.03.11 / 5일차 - ②)
9. 나가노 - 젠코지(善光寺) (2023.03.11 / 5일차 - ③)
10. 카나자와 - 카나자와성 공원과 오미쵸 시장 (2023.03.12 / 6일차 - ①)
11. 카나자와 - 켄로쿠엔, 오야마 신사, 나가마치 (2023.03.12 / 6일차 - ②)
12. 요나고 - 침대 특급 선라이즈 이즈모 (2023.03.13 / 7일차 - ①)
13. 쿠라요시 - 우자키 쨩은 놀고 싶어! 무대 탐방① (2023.03.13 / 7일차 - ②)
14. 쿠라요시 - 원형 극장 피규어 뮤지엄 (2023.03.13 / 7일차 - ③)
15. 톳토리 - 톳토리 사구 (2023.03.14 / 8일차 - ①)
16. 톳토리 - 우자키 쨩은 놀고 싶어! 무대 탐방② (2023.03.14 / 8일차 - ②)
17. 오사카 - 오사카로 출발 (2023.03.14 / 8일차 - ③)
18. 나라/오사카/후쿠오카 - 나라 사슴 공원과 만제 돈카츠 (2023.03.15 / 9일차)
19. 아시키타 - 큐슈 신칸센과 히사츠 오렌지 철도 (2023.03.16 / 10일차 - ①)
20. 아시키타 - 방과 후 제방 일지 무대 탐방 (2023.03.16 / 10일차 - ②)
21. 카고시마 - 흑돼지와 시로쿠마 빙수 (2023.03.16 / 10일차 - ③)
22. 이토시마 - 드라이브 인 토리 이토시마점 (2023.03.17 / 11일차 - ①)
23. 벳푸 - 교자만 남은 벳푸 일정 (2023.03.17 / 11일차 - ②)
24. 나가사키 - 나가사키로 출발 (2023.03.18 / 12일차 - ①)
25. 나가사키 - 나가사키의 원폭 흔적과 소후쿠지 (2023.03.18 / 12일차 - ②)
26. 나가사키 - 나가사키 차이나 타운과 수변 공원 (2023.03.18 / 12일차 - ③)
27. 쿠마모토 - 산토리 쿠마모토 공장 견학 (2023.03.19 / 13일차 - ①)
28. 쿠마모토 - 쿠마모토성 (2023.03.19 / 13일차 - ②)
29. 쿠마모토 - 스이젠지 조주엔(水前寺成趣園) (2023.03.19 / 13일차 - ③)
30. 타카마츠, 코베 - JR 패스의 마지막 일정 (2023.03.20 / 14일차)
31. 도쿄 - 사신 쨩 드롭킥 무대 탐방 (2023.03.21 / 15일차 - ①)
32. 도쿄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① (2023.03.21 / 15일차 - ②)
33. 요코하마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② (2023.03.22 / 16일차 - ①)
34. 에노시마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③ (2023.03.22 / 16일차 - ②)
35. 카마쿠라 - 청춘 돼지 시리즈 무대 탐방① (2023.03.22 / 16일차 - ③)
36. 후지사와 - 청춘 돼지 시리즈 무대 탐방② (2023.03.22 / 16일차 - ④)
37. 사가미하라 - 일본 최대의 자판기 레스토랑 (2023.03.22 / 16일차 -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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