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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이야기/[2023.03] 일본 전국

3년 만의 일본 여행 - 흑돼지와 시로쿠마 빙수 (2023.03.16)

by 불량기념물 2023. 4. 23.

17박 18일 - 10일차 (빨간 선이 10일차의 이동 경로)

 

직전 무대 탐방 일정과는 달리 이후 일정은 먹거리에 집중되어 있었다. 카고시마에서는 먹거리가 우선이고 볼거리는 나중인 그런 일정이었다.

 

 

 

신칸센 시각표

 

신미나마타(新水俣)역에 도착해서 신칸센으로 환승.

 

 

 

롯파쿠테이(六白亭)

 

서두르느라 가게 사진을 잊어서 가게 사진은 구글에서 퍼 왔다. 당초 가려던 곳이 텐몬칸 쪽에 있는 카렌(華蓮)이라는 가게였는데, 하필이면 그쪽은 13시 30분에 라스트 오더라서 시간이 안 맞았다.

신칸센 안에서 검색해 본 결과, 이 가게가 14시에 라스트 오더라서 급하게 이쪽으로 향했다.

 

 

 

메뉴

 

여러 메뉴가 있지만, 내가 보고 온 것은 흑돼지 샤브샤브의 사츠마 카이세키 코스. 가격은 제법 나가는 편이지만, 구성을 봤을 때 다른 가게들에 비해 가성비가 괜찮은 편이다.

 

 

 

샤브샤브 카이세키 코스 - 3,498엔

 

삼겹살 부위를 얇게 썰어 낸 흑돼지 샤브샤브와 샤브샤브용 채소.

 

 

 

밑반찬과 양념

 

가운데 왼쪽의 갈색은 사츠마아게(생선살을 다진 후 당근 등의 채소와 함께 반죽해서 튀긴 어묵의 일종)로, 그냥 흔히 떠오르는 어묵의 느낌인데 좀 더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오래 튀겨서 겉이 좀 더 쫀득한 편이다.

 

그 오른쪽에 있는 건 돼지 연골 조림(豚の軟骨煮込み)이라는 음식인데, 정확히는 삼겹살의 오돌뼈와 거기에 붙은 살을 조린 음식이다. 당연히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삼겹살 맛 그대로이기에 한국인들이 아주 좋아할 법한 맛. 거기에 푹 조려냈기 때문에 연골도 부드러워져서 씹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깨는 취향껏 적당히 갈아서 왼쪽 하단의 폰즈에 뿌렸다가 고기나 채소를 찍어서 먹으면 된다.

 

 

 

닭가슴살 사시미

 

이걸 여기서 맛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닭고기를 생으로 먹는 것도 나름대로 꽤 괜찮은 것 같다. 껍질 부분은 가볍게 불로 지진 듯했고 이게 껍질은 쫀득하고 살코기는 담백하니 자연스레 술이 떠오르는 기가 막히는 안주였다.

 

이때도 바보같이 대낮부터 무슨 술인가 하는 잘못된 생각에 맥주를 마시지 않았다. 이게 이날 최대의 실수였다.

 

 

 

샤브샤브 육수

 

그렇게 닭가슴살 사시미와 밑반찬을 즐기는 사이에 육수가 나왔다. 처음에는 강불로 빨리 끓게 만들어서 채소를 투입하고 고기는 10초만 담갔다가 꺼내 먹었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다.

 

 

 

흑돼지 카쿠니 카츠

 

이날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흑돼지의 카쿠니 카츠. 이 집에는 이걸 큰 사이즈로 튀겨서 밥과 국이 같이 나오는 정식(定食) 메뉴도 있다.

 

 

 

흑돼지 카쿠니 카츠

 

삼겹살을 부드럽게 조려 낸 후 다시 튀겼기에, 그야말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정확한 것 같다. 밥과 맥주가 간절하게 떠오르는 음식이었다.

 

 

 

마무리용 라멘

 

마지막은 라멘.

이걸 육수에 2~3분 정도 삶았다가 건져내서 후추를 갈아서 뿌린 뒤 먹으면 된다. 육수에 고기맛이 적절하게 배어 있어서 맛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디저트로 먹을 만한 게 없다는 것. 메뉴에도 따로 디저트가 될 만한 메뉴는 팔지 않아서 입가심을 할 게 없다. 아쉬운 대로 음료수나 커피라도 한 잔 주문하는 게 좋을 듯하다.

다만, 음식 구성도 꽤 좋고 맛도 좋은 데다, 카고시마츄오역에서 꽤 가까이 위치해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들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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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고시마 흑돼지 롯파쿠테이(かごしま黒豚六白亭)

맛 : ★★★★☆ (매우 좋음)

CP : ★★★★☆ (매우 좋음)

주소 : 鹿児島県鹿児島市西田2-12-34

구글 지도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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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 Cost Performance

 

 

 

카고시마 시영 전차

 

총 2개의 노선이 있어서 잘 보고 타야 한다. 1계통과 2계통의 행선지가 다르고, 특히 2계통의 경우에는 '카고시마역행'이 있는데 '카고시마츄오역'과는 다른 곳이다. 나는 카고시마츄오역으로 돌아갈 때 바보같이 저걸 탔다가 반대 방향으로 가 버렸다(...)

 

 

 

단일 요금제

 

카고시마 시영 전차는 170엔 단일 요금제로, 몇 정거장을 이동하든 똑같이 170엔이다.

 

 

 

하차 벨

 

내릴 때는 버스처럼 하차 벨을 누르면 된다. 요금은 다른 노면 전차나 버스처럼 앞문에 설치된 요금함에 넣고 내리면 된다. IC카드의 경우는 이 지역에서만 쓰이는 종류만 가능하다. 스이카나 파스모 등은 안 된다.

 

 

 

텐몬칸 무자키(天文館むじゃき)

 

그렇게 모자란 디저트를 먹기 위해 텐몬칸에 위치한 무자키에 왔다.

 

 

 

메뉴

 

그 유명하다는 카고시마의 빙수 '시로쿠마'의 원조 가게.

 

 

 

1층 카페와 2층 양식

 

1층은 카페고, 2층은 양식을 판매한다. 그래서 입구에서 점원이 미리 어느 쪽을 이용할 건지 물어본다. 빙수는 1층을 이용하면 된다.

 

 

 

빙수 메뉴

 

여러 메뉴가 있지만 역시 대표 메뉴에 인기 No.1인 시로쿠마를 레귤러 사이즈로 주문했다. 이때 점원이 레귤러 사이즈가 맞는지 재차 확인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레귤러 사이즈를 주문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맞다고 대답했다.

 

 

 

시로쿠마(레귤러 사이즈) - 750엔

 

그리고 잠시 후 나온 시로쿠마.

 

 

 

시로쿠마(레귤러 사이즈)

 

이게 이래 보여도 왼쪽에 있는 물컵이 대략 200~250ml 정도 되니 양이 제법 많은 편이다. 이걸 받고서야 점원이 왜 사이즈를 재차 확인했는지 이해가 갔다. 점심 잔뜩 먹고 후식 먹는 기분으로 고르기엔 확실히 많은 양이었다.

 

 

 

새로 받은 포도

 

이건 서빙 도중에 연유에 녹은 빙수 일부분이 흐트러지면서 포도 한 알이 접시로 굴러 떨어져서 새로 가져다 준 건데 접시가 더러운 것도 아니고 해서 딱히 상관없긴 했는데 점원이 미안하다면서 새로 하나 가져다 줬다.

저 거대한 빙수에 연유를 듬뿍 뿌렸기 때문에 빙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달달함으로 무장되어 있다. 그냥 맨 얼음에 시럽을 뿌려 먹는 일반적인 일본 빙수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거기에 빙수가 산처럼 쌓여 있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막 퍼먹으면 흘린다(...) 되도록이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퍼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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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몬칸 무자키 (天文館むじゃき)

맛 : ★★★★ (좋음)

CP : ★★★★☆ (매우 좋음)

주소 : 鹿児島県鹿児島市千日町5-8 天文館むじゃきビル 1F

구글 지도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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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물

 

가게의 대표 메뉴인 시로쿠마의 이름대로 흰 곰으로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다.

 

 

 

카고시마츄오역

 

원래는 시로야마 공원 쪽도 가 보고 전망대에 올라서 사쿠라지마도 보려고 했는데, 앞서 아시키타 일정에서 오른발을 확인했을 때 밴드가 반쯤 녹았고 물집을 터뜨렸던 부분이 계속 마찰된 탓에 발 상태가 악화되어서 일정을 일찍 마무리했다.

 

근데 돌아갈 때 노면 전차의 행선지를 잘못 보고, 카고시마츄오역으로 가야 하는데 '카고시마역'으로 가는 걸 타 버려서 결국 원래 타려 했던 신칸센을 못 타고 그 다음 신칸센을 타게 됐다. 시간상으로는 그냥 공원 쪽 둘러보고 왔을 만한 시간. 결국에는 시간은 시간대로 써 먹고 원래 가야 할 곳도 못 간 셈이다(...)

 

 

 

신칸센 사쿠라 568호 (카고시마츄오 -> 신오사카)

 

역에서 40분 가량 기다려서 타게 된 신칸센 사쿠라.

 

 

 

신칸센 사쿠라 568호 (카고시마츄오 -> 신오사카)

 

하카타역에서 내린 후 잠깐 호텔에 들렀다가 다시 오른발에 거즈를 덧대고 새 밴드를 붙이고 저녁거리를 사러 나왔다. 원래라면 전에 못 갔던 라멘집을 좀 돌았을 텐데, 오른발 상태가 워낙 안 좋아져서 그냥 하카타역 근처 슈퍼마켓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때 역의 서쪽 출구에서 웬 외국인 여자가 나를 붙잡던데, 일본어도 잘 할 줄 모르는지 미리 적어 온 종이를 보여줬다. 종이에는 '일본에 유학 온 학생인데 돈이 없어서 간단한 과자를 팔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몇 줄 적혀 있었다.

 

애초에 돈도 없으면서 먼 동방의 나라까지 유학을 오는 것도 웃긴데 일본어조차 제대로 못해서 미리 준비해 놓은 쪽지로 소통한다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었고, 무엇보다도 그 당시 오른발이 아파서 괜히 더 짜증이 났었다.

 

예상대로 일본어를 잘 못하는 게 맞았는지, 일본어로 "난 일본인이 아니라 여기 관광으로 온 외국인이다."라고 얘기해 줬는데도 제대로 못 알아듣길래 영어로 "I'm not Japanese."라고 말하고 그냥 내 갈 길을 갔다.

 

쫓아오면서도 Where are you from을 시전하던데, 욕할 뻔한 걸 겨우 참았다. 돈이 없으면 일본어를 공부해서 N2를 따든 N3를 따든가 해서 어디 아르바이트라도 하든지 해야지, 지나다니는 관광객 붙잡고 구걸이나 하는 게 맞긴 한 건가. 아니, 애초에 유학생이 맞긴 한가.

 

 

 

슈퍼마켓 Reganet Cute

 

하카타 버스터미널 지하에 위치한 슈퍼마켓 'Reganet Cute'.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은데 그래도 이것저것 다양하게 있었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다.

 

 

 

저녁 식사 - 약 800엔

 

20% 할인까지 받아서 4천 원도 안 하는 데미글라스 소스가 뿌려진 돈가스 도시락에 감자 샐러드와 컵누들에 코카콜라 제로까지 다 합해서 800엔도 안 했던 걸로 기억한다.

 

 

 

컵 누들 농후 크리미 클램 차우더 맛

 

이건 그냥 처음 보는 맛이라서 샀는데, 도시락에 감자 샐러드까지 있어서 양은 확실히 좀 많았다.

 

 

 

컵 누들 농후 크리미 클램 차우더맛

 

클램 차우더를 단품으로 제대로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원래 어떤 맛이 나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맛 자체는 컵 누드 밀크 시푸드 계열인데 좀 더 진하고 걸쭉한 맛이다.

 

 

 

가짜 상추

 

포장을 뜯기 전에는 카츠 뒤에 파릇파릇한 게 있어서 채소인 줄 알았더니 이 녀석은 가짜였다. 그래도 도시락과 감자 샐러드 자체는 무난하게 먹을 만했다.

 

 

 

 

 

 

3년 만의 일본 여행 (2023.03.07 ~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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