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거리만 따지면 1,342.5km가 나오는 미친 듯한 일정으로 보이지만, 카나자와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바로 도쿄로 넘어와서 침대 특급 선라이즈 이즈모를 타고 톳토리까지 넘어갈 일정이기 때문에 이동 거리가 굉장히 길게 잡혀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 구간은 자면서 이동한다.
뜬금없이 애니메이션 무대 탐방이 시작됐는데, 청춘돼지의 TV 애니메이션 방송분 중에서 카나자와가 나온 극히 일부 장면이 있어서 동선이 겹치는 곳에 한해서만 무대 탐방을 진행했다.
카나자와역의 상징과도 같은 츠즈미몬.
잡지의 배경으로 쓰인 츠즈미몬.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정확하게 대조할 여유가 없어서 대충 찍었다.
기껏 여기까지 와 놓고 디테일이 떨어지게 찍은 게 아쉽다.
이 부분도 훨씬 뒤로 가서 찍어야 했는데, 사쿠타가 서 있는 부분의 경계가 가려져서 잘못 본 듯한.
오전 10시 즈음에 오미쵸 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에서도 특히 평판이 좋고 늦게 가면 무조건 줄을 서야 한다는 야마상 스시에 왔는데, 구글에도 타베로그에도 임시 휴무 정보는 없었는데 가게 앞에 이런 게 붙어 있었다. 삿포로, 오타루에서 요새 워낙 가격을 많이 올려 먹어서 기껏 기대하고 왔건만 실망이 컸다.
즉석에서 타베로그를 뒤져서 찾은 가까운 곳. 본점도 여기서 가까운 모양이긴 한데, 타베로그 평점은 거의 차이가 없어서 더 가까운 이곳으로 왔다.
아마 10시 30분부터 영업 시작인가 그래서 가게 앞에서 조금 기다렸다. 초밥 종류도 좀 주문해 볼까 싶었는데, 초밥은 메인 메뉴가 아니라 그런지 가격이 사악하다. 그래서 그냥 카이센동만 먹는 걸로 했다.
이왕이면 최대한 다양한 해산물을 맛보고 싶어서 특선 카이센동으로 골랐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이 워낙 임팩트가 강해서 그쪽이랑 비교하면 살짝 허전하긴 한데, 그래도 이것저것 다양하게 담아주는 편이다.
계란, 아카미, 오징어, 시메사바, 가리비, 이쿠라, 네기토로, 단새우, 게, 오이, 연근, 금태, 방어, 연어, 장어, 문어... 오징어, 가리비, 시메사바에 둘러싸인 빨간 횟감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저런 색깔이면 그냥 나카오치(참다랑어 뼈에 붙은 살)인데 색이 좀 잘 나온 건가? 아니면 송어 종류려나.
아무튼 간에 전부 신선하고 괜찮았다. 뭔가 역대급이다 이런 느낌은 아니었지만서도 골고루 맛볼 수 있으니 먹는 재미가 있어서 좋다. 그래도 3,800엔인데 우니도 조금이라도 얹어 줬으면 좋았을 텐데 이날은 우니 가격이 좀 비싸서 못 올렸는지 없는 게 좀 허전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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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쵸 카이센동집 히라이 이치바칸점 (近江町海鮮丼家ひら井 いちば館店)
맛 : ★★★★ (좋음)
CP : ★★★★ (좋음)
주소 : 石川県金沢市青草町88 近江町いちば館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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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 Cost Performance
이런 데는 여럿이서 오는 게 낫다. 조금씩 다양하게 맛보면 그다지 큰 돈을 쓰지 않고도 괜찮은데, 이걸 전부 혼자서 하나씩 맛보려면 워낙 돈이 많이 깨지니(...)
아마도 카나자와에서 사람이 제일 밀집된 곳이 아닐까. 여기도 몇몇 가게는 촬영 금지 팻말을 걸어 뒀는데, 경쟁 업체에 가격 공개나 뭐 이것저것 장사 노하우 같은 게 알려지기 싫은 게 아닐까 싶다. 일본의 관광지에 위치한 시장은 돌아다니다 보면 은근히 이런 경우가 많더라.
그래도 니조 시장이나 츠키지 시장보다는 가격들이 나은 것 같다. 그쪽은 옛날에 갔을 때도 여기보다 비쌌는데, 여긴 미친 물가 상승 폭탄을 맞고 이 가격일 테니.
아까 카이센동에 포함된 노도구로(금태) 한 점으로는 좀 많이 허전하고, 이런 데서 우니라든가 노도구로라든가 좀 사 먹고 싶긴 했는데 혼자다 보니까 금액 면에서 너무 많이 부담되는 탓에 패스하긴 했다.
혼자서 이것저것 맛봤다면 5천 엔 이상은 우습게 썼을 것 같고, 두 명이서 갔어도 시장 좀 돌다 보면 6~7천 엔은 우습게 썼을 것 같다. 그래도 일행이 있으면 혼자 쓸 돈의 절반 정도로 굳어질 테니 무조건 일행이 있는 게 낫겠다 싶었다.
성인 남자 손바닥만한 굴이라 꽤 큰 편이긴 한데, 1개에 1,000엔. 커다란 놈은 부르는 게 값이라더니 진짜 어마어마하게 비싸긴 하다.
혼자서도 부담 없이 먹을 만한 각종 튀김류.
시장이지만 이러한 달콤한 것들도 판매하고, 수제 맥주 가게도 있었다. 지금 와서 보면 어차피 자주 갈 곳도 아닌데 그냥 5천 엔이든 6천 엔이든 팍팍 쓰고 올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일정이 반도 진행 안 됐는데 과소비를 하면 뒤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던 탓에(...)
어차피 모자라면 세븐일레븐 등의 ATM에서 더 인출하면 되는데 말이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긴 곳은 카나자와성 공원에 위치한 교쿠센인마루 정원이다.
이곳은 1634년에 만들어져서 쭉 정원으로 이어져 오다가 1881년에 카나자와성 일대가 화재로 거의 대부분 소실되면서 이곳도 자연스레 묻혀 버렸고, 이후 1926년에는 마장(馬場)이 설치되기도 하고 1965년에는 이시카와현의 체육관이 세워졌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가 싶었던 정원은 2008년에 체육관을 철거하면서 발굴 조사와 복원 작업에 착수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이 되었다.
현재는 이곳에 카페도 운영되고 있고, 카페를 통해 안쪽으로 들어가면 정원의 정취를 느끼며 느긋하게 보낼 수 있다.
이때 발 뒤꿈치가 깨질듯이 아파서 이곳에서 좀 쉬다가 갔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발이 망가질(...) 전조 증상이었던 것 같다. 가뜩이나 무거운 캐리어에 캐리어 바퀴도 엉망이어서 일정 내내 고생한 탓이 컸다.
애초에 매일 십수 km 이상 걷는 게 잘못됐다.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 직사각형, 정사각형인 돌들을 쌓아 만든 돌담.
처음에는 정면에 있는 돌담도 그런가 싶었는데, 모양으로 보면 오른쪽에 있는 돌담만 해당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잘은 모르겠다.
카나자와성은 지금도 여기저기 복원 작업, 발굴 작업이 이어지고 있고 이렇게 과거에 존재했지만 현재는 터만 남은 곳들도 꽤 많다.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는 산짓켄나가야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을 보고 그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봤는데,
얼마 전만 해도 공개되어 있었던 걸로 알았는데, 지금은 한창 복원 공사 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카나자와성 공원 홈페이지에서도 산짓켄나가야에 관한 안내는 빠져 있다.
나가야(長屋)는 카나자와 일대에서 야구라(櫓)를 부르는 말로, 야구라라는 곳은 적의 동향을 살피거나 무기 등을 보관하는 일종의 창고 역할을 겸하는 건물이라 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삼십간(三十間)은 건물의 길이가 30간(약 54m) 정도 된다는 뜻이지만, 실제 건물 길이는 36.5간 정도로 65m를 넘는다.
과거 니노마루 어전이 있었던 곳으로, 현재는 공원처럼 이용되고 있었으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방되어 있었는데, 현재는 땅을 파헤치고 유물 등을 발굴하는 작업이 한창인 모양이다.
대신에 복원이 완전히 끝난 히시야구라 / 고짓켄나가야에는 들어가 볼 수가 있다. 이곳만 관람한다면 320엔인가 그렇고, 겐로쿠엔까지 둘러보는 요금은 500엔이다. 나는 500엔을 내고 두 곳의 입장권을 모두 구매했다.
옛 문헌들과 유물들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힘들게 복원한 만큼 어떤 구조로 지어졌는지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정해진 관람로가 있어서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옛날 건물들은 계단이 하나같이 무지막지하게 높다. 그 사람들은 무릎이 괜찮았을까.
아직도 복원해야 할 게 산더미지만, 과거에는 이러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작게 축소해서 만든 모형도 있다.
2층으로 되어 있는 데다 건물 길이만 해도 거의 100m 가량 되다 보니 꽤 넓다. 320엔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
아까 건물 밖에서 보던 그 외벽의 구조인 모양이다.
바닥에 뭔가 깔려 있어서 이게 뭔가 싶었는데,
이렇게 시청각 자료를 앉아서 관람하라고 만들어 놓은 자리였다. 동영상에서는 이 건물의 건축에 관해 설명하는데, 그 옛날에도 지진을 고려해서 내진 설계를 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지금 걸어다니면서 구경하고 있는 이 건물의 뼈대를 작게 축소해서 만든 모형이다.
그렇게 고짓켄나가야까지 둘러보고 산노마루 쪽으로 향했다.
니노마루와 산노마루 사이에 있는 하시즈메몬을 통과하면,
산노마루 입구에 이렇게 작은 문이 하나 더 나온다.
문이지만 사각형의 공간이 존재해서 니노마루 쪽과 산노마루 쪽에 각각 하나의 문이 달려 있다.
이쪽은 예전의 니노마루처럼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저 멀리 보이는 게 카호쿠몬이다.
산노마루에서 하시즈메몬 방향으로 바라본 모습. 정가운데에 높이 솟은 게 아까 본 고짓켄나가야의 일부이다.
산노마루에서 바라본 고짓켄나가야의 모습.
이쪽은 관람료 없이 무료로 들어가 볼 수 있다.
시야가 굉장히 좁아 보이는데, 아까 아래에서 바라본 그 창살 사이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쪽도 1881년 화재 때 모조리 소실되었기 때문에 복원되었고, 이곳 역시 건축 구조에 관해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커다란 돌에 못을 여러 개 박아서 원하는 모양으로 쪼갠 뒤, 이를 보다 정밀하게 가공하고 그래도 남는 사이 공간을 작은 돌로 메우는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까 고짓켄나가야도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입구에 신발 보관함이 있기에 그쪽에 보관해 두면 된다. 고짓켄나가야에는 열쇠가 달린 보관함도 있기에 도난 우려가 있다면 그쪽을 이용해도 좋다. 보관함 비용은 따로 받지 않는다.
산노마루에 있는 휴게 공간의 스탬프. 결국 여기에 와서도 또 한참을 앉아서 쉬었다. 족저근막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뒤꿈치가 쪼개지는 줄 알았다(...)
이제 드디어 전체 분량의 1/4을 소화했다. 아직도 3/4이나 남은 걸 보면 이번 여행은 진짜 알차게 보내긴 했다.
3년 만의 일본 여행 (2023.03.07 ~ 2023.03.24)
1. 삿포로/왓카나이 - 일본의 최북단으로 출발 (2023.03.07 / 1일차)
2. 왓카나이 - 북 방파제 돔과 소야곶 (2023.03.08 / 2일차 - ①)
3. 아사히카와 - 아사히카와 라멘 마을 (2023.03.08 / 2일차 - ②)
4. 삿포로/아사히카와 - 다시 달리기 위한 재충전 (2023.03.09 / 3일차)
5. 호쿠토/마츠모토 - 1,100km를 달리다 (2023.03.10 / 4일차 - ①)
6. 사이타마 - JR 동일본 철도 박물관 (2023.03.10 / 4일차 - ②)
7. 마츠모토 - 마츠모토성 (2023.03.11 / 5일차 - ①)
8. 시오지리 - 오랜 역사의 역참 나라이주쿠 (2023.03.11 / 5일차 - ②)
9. 나가노 - 젠코지(善光寺) (2023.03.11 / 5일차 - ③)
10. 카나자와 - 카나자와성 공원과 오미쵸 시장 (2023.03.12 / 6일차 - ①)
11. 카나자와 - 켄로쿠엔, 오야마 신사, 나가마치 (2023.03.12 / 6일차 - ②)
12. 요나고 - 침대 특급 선라이즈 이즈모 (2023.03.13 / 7일차 - ①)
13. 쿠라요시 - 우자키 쨩은 놀고 싶어! 무대 탐방① (2023.03.13 / 7일차 - ②)
14. 쿠라요시 - 원형 극장 피규어 뮤지엄 (2023.03.13 / 7일차 - ③)
15. 톳토리 - 톳토리 사구 (2023.03.14 / 8일차 - ①)
16. 톳토리 - 우자키 쨩은 놀고 싶어! 무대 탐방② (2023.03.14 / 8일차 - ②)
17. 오사카 - 오사카로 출발 (2023.03.14 / 8일차 - ③)
18. 나라/오사카/후쿠오카 - 나라 사슴 공원과 만제 돈카츠 (2023.03.15 / 9일차)
19. 아시키타 - 큐슈 신칸센과 히사츠 오렌지 철도 (2023.03.16 / 10일차 - ①)
20. 아시키타 - 방과 후 제방 일지 무대 탐방 (2023.03.16 / 10일차 - ②)
21. 카고시마 - 흑돼지와 시로쿠마 빙수 (2023.03.16 / 10일차 - ③)
22. 이토시마 - 드라이브 인 토리 이토시마점 (2023.03.17 / 11일차 - ①)
23. 벳푸 - 교자만 남은 벳푸 일정 (2023.03.17 / 11일차 - ②)
24. 나가사키 - 나가사키로 출발 (2023.03.18 / 12일차 - ①)
25. 나가사키 - 나가사키의 원폭 흔적과 소후쿠지 (2023.03.18 / 12일차 - ②)
26. 나가사키 - 나가사키 차이나 타운과 수변 공원 (2023.03.18 / 12일차 - ③)
27. 쿠마모토 - 산토리 쿠마모토 공장 견학 (2023.03.19 / 13일차 - ①)
28. 쿠마모토 - 쿠마모토성 (2023.03.19 / 13일차 - ②)
29. 쿠마모토 - 스이젠지 조주엔(水前寺成趣園) (2023.03.19 / 13일차 - ③)
30. 타카마츠, 코베 - JR 패스의 마지막 일정 (2023.03.20 / 14일차)
31. 도쿄 - 사신 쨩 드롭킥 무대 탐방 (2023.03.21 / 15일차 - ①)
32. 도쿄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① (2023.03.21 / 15일차 - ②)
33. 요코하마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② (2023.03.22 / 16일차 - ①)
34. 에노시마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③ (2023.03.22 / 16일차 - ②)
35. 카마쿠라 - 청춘 돼지 시리즈 무대 탐방① (2023.03.22 / 16일차 - ③)
36. 후지사와 - 청춘 돼지 시리즈 무대 탐방② (2023.03.22 / 16일차 - ④)
37. 사가미하라 - 일본 최대의 자판기 레스토랑 (2023.03.22 / 16일차 -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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