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은 2일차 두 번째 글이다.
삿포로에서 출발해서 왓카나이에 도착하는 특급 소야는 왓카나이에 도착해서 특급 사로베츠로 아사히카와까지 운행한다. 근데 이 열차가 30분 지연 도착 예정이었고, 최종적으로는 40~50분 정도 지연됐다.
열차가 지연된 김에 역이나 둘러보기로 했다. 이렇게 선로 끝에는 이곳이 일본의 최북단 역임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2011년에 철거된 구역사가 있었을 당시에는 선로의 끝이 현재의 역사의 바깥에 있다. 구 역사가 있었을 당시의 선로는 좀 더 북쪽에 위치해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구 역사 때에 비해 20m 가량 남쪽으로 이동한 모양이다.
이전에 소개했던 북 방파제 돔까지 이어지는 선로 역시 흔적이 남아 있다. 물론, 이쪽은 1945년으로 훨씬 일찍 폐선되었다.
이렇게 신 역사 내부에도 선로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지연된 열차가 도착했다.
이전에도 삿포로에서 출발해서 오사카까지 내달렸을 때의 거리가 과거 JR 패스를 쓰면서 이용했던 신아오모리 - 타케하라(히로시마)의 거리랑 대충 비슷했던 것 같다.
이때는 침대 특급 선라이즈 이즈모를 이용했었으니 자면서 이동했으니 그렇게 길게 느껴지진 않았고, 삿포로에서 오사카까지 한 번에 1,700km를 이동했던 때가 진짜 정말 길게 느껴졌었다.
이때 살짝 짜증이 나긴 했었다.
기껏 따끈한 도시락을 먹으려고 했는데 열차가 엄청 늦어 버린 바람에(...)
S 사이즈지만, 도시락에 곁들이기엔 딱 좋은 사이즈였다. 식었음에도 간도 적당하고 정말 잘 만든 카라아게구나 싶었다. 이걸 따끈할 때 먹었으면 얼마나 맛있었을까.
무엇 하나 빠질 것 없이 다 맛있었다. 어지간한 에키벤보다 훨씬 맛있었고 가격도 저렴했다. 만일 왓카나이 일정을 잡는다면 이곳의 도시락을 사 들고 돌아갈 것을 추천하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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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마르셰 (キッチンマルシェ)
맛 : ★★★★☆ (매우 좋음)
CP : ★★★★★ (최고)
주소 : 北海道稚内市中央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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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 Cost Performance
올 때는 밤이어서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였지만, 되돌아갈 때는 흰 눈밭과 산밖에 보이지 않았다. 워낙 산속을 비집고 들어가다 보니 인터넷도 연결될 때보다 끊어질 때가 많았고 자는 것 외엔 할 일이 없었다.
뭔가 읽을거리나 게임기를 가져오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아사히카와역에 도착해서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세키호쿠선을 타고 미나미나가야마역까지 이동했다.
이 역은 단선 승강장에 무인역이기에 요금은 열차에서 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서술하도록 하겠다.
아사히카와에서 유명한 라멘집이 한데 모여 있다는 아사히카와 라멘 마을. 미나미나가야마역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세키호쿠 본선 자체의 배차 간격이 워낙 좋지 않아서 시간을 잘 맞춰서 가야 한다.
평균적으로 1시간에 한 대만 지나고, 심할 때는 2시간에 한 대가 지나기 때문에 까딱 잘못하면 역에서 1시간씩 대기할 수도 있다.
아사히카와 라멘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 중 하나인 텐킨.
마찬가지로 아사히카와의 라멘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 중 하나인 아오바.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기 휴무일이었다. 뒤늦게 알았는데, 이곳은 수요일을 정기 휴무로 잡은 가게가 많았다. 바보같이 그것도 알아보지 않고 왔다가 피를 봤다(...)
안에는 팜플렛 등이 비치돼 있고 조그마한 휴게 공간이랑 포토존 등이 있는데, 이 시간대에는 원래 한산한 건지 안에 아무도 없었다.
이쪽이 건물의 정면이고, 아까 찍은 사진은 미나미나가야마역 방향에서 찍은 건물 뒷면이다.
아오바와 산토카는 가 보고 싶었는데 정기 휴무라 아쉽게 됐다. 아쉬운 대로 우선 텐킨부터 가는 걸로 했다.
쇼유 라멘으로 유명한 텐킨.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하프 라멘으로 쇼유 라멘을 주문했다.
이름처럼 아담한 그릇에 담겨 나온다. 이왕 라멘 마을에 왔으니 최대한 많은 가게를 돌아보고 싶었다.
그런데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먹은 순간 하프로 주문한 걸 후회했다. 첫 가게부터 이렇게 맛있는 쇼유 라멘을 내놓을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가게가 이날 방문했던 가게 중에서 손님이 가장 많았는데, 과연 가장 손님이 많을 만했다.
돈코츠(돼지 뼈)와 토리가라(닭의 살을 발라내고 남은 잡뼈)로 국물을 냈는데, 이게 내가 가장 선호하는 쇼유 라멘의 베이스다.
요새는 깔끔하고 가벼우면서 유자 등으로 상큼함을 더한 쇼유 라멘이 많이 나온다면, 이쪽은 딱 옛날 중화소바 스타일의 정통파 쇼유 라멘으로 묵직한 감칠맛으로 승부를 본다. 그런 만큼 꼬불꼬불한 치지레멘과의 궁합이 아주 좋고, 차슈는 돼지 뒷다리를 부드럽게 잘 삶아내서 담백하면서도 진한 국물과 잘 어울린다.
다음에는 기회가 된다면 텐킨 본점에도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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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킨 아사히카와 라멘 마을점 (らーめんや天金 ラーメン村店)
맛 : ★★★★☆ (매우 좋음)
CP : ★★★★☆ (매우 좋음)
주소 : 北海道旭川市永山11条4-119-48 あさひかわラーメン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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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가게부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이 정도면 다른 가게들은 얼마나 만족스러울까 싶었지만, 사실 이 가게가 하이라이트였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잇테츠안이라는 가게다.
처음에는 지도리(地鶏) 차슈를 이용한 메뉴를 먹을까 하다가 그냥 가게의 이름을 쓴 잇테츠 라멘을 먹기로 했다. 이곳은 아쉽게도 하프 사이즈 라멘이 없었다.
음, 그냥 잘 만든 미소 라멘이다.
뭔가 길게 코멘트를 남길 만한 건 없고, 그냥 무난하게 맛있다는 느낌이었다. 바로 전날 삿포로의 라멘 신겐을 다녀온 것도 있어서 그런지 뭔가 딱 기억에 남는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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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테츠안 아사히카와 라멘 마을점 (いってつ庵 ラーメン村店)
맛 : ★★★★ (좋음)
CP : ★★★★☆ (매우 좋음)
주소 : 北海道旭川市永山11条4-119-48 あさひかわラーメン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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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이름이 최상(最上)이다.
앞서 한 그릇 가득 먹었기에 마지막으로 어느 가게를 갈까 고민하다가, 최상이라는 가게 이름을 보고 이곳으로 결정했다.
이쪽은 닭으로 육수를 내는 가게로, 시오 라멘을 주문하기로 했다. 앞서 쇼유와 미소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시오를 먹을 순서인가 싶기도 했고, 닭 육수에는 역시 시오가 밸런스가 잘 맞는다.
이 가게는 다행히도 하프 라멘을 취급했다. 특이하게도 나루토(소용돌이 모양 어묵) 위에 생강을 얹어주는데, 이걸 본인 취향껏 국물에 섞어서 먹으면 된다.
라멘의 생김새와는 다르게 담백한 편이고, 약간 건강한(?) 라멘이라는 인상을 주는 편이다.
절대 맛이 없거나 그런 건 아니고, 앞에서 묵직한 것들을 먹었기에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꼈을 수도 있다. 이 라멘 또한 잘 만든 맛있는 라멘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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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죠 아사히카와 라멘 마을점(さいじょう ラーメン村店)
맛 : ★★★★ (좋음)
CP : ★★★★☆ (매우 좋음)
주소 : 北海道旭川市永山11条4-119-48 あさひかわラーメン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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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라멘을 먹은 후 세븐일레븐에 들러서 사이타마에 위치한 철도박물관 티켓을 끊고 역으로 향했다.
티켓 사는 법도 사진으로 좀 찍어 둘 걸 그랬다. 그냥 팩스 기계처럼 생긴 기계에 가서 티켓 예매를 누르고 원하는 티켓을 검색으로 찾은 후에 선택하면 영수증 같은 게 나오는데 이걸 편의점 점원한테 가져다 주면 결제를 도와준다.
이 역은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단선 승강장이기 때문에 열차 방향을 잘 보고 타야 한다. 상행, 하행 모두 정차하고 정차 위치만 조금 다르기에 반드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아보고 타야 한다.
이 열차는 무인역에도 많이 정차하기 때문에 승차하면 반드시 정리권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하차할 때 요금 계산을 할 수 있다. 정리권이 없을 경우에는 가장 높은 요금을 내야 한다.
무인역에서는 자동으로 문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개폐 버튼을 통해 승차하고 승차 후에는 버튼을 눌러 문을 닫아야 한다.
정리권 번호에 따라 요금이 매겨지기 때문에 반드시 승차한 곳에서 정리권을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무조건 가장 높은 금액을 내야 한다.
1량짜리 디젤 열차로, 마치 그 옛날 우리나라의 통근열차를 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아사히카와역에 도착해서 바로 숙소로 향했다. 이번에 묵을 곳은 아사히카와역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 윙 인터내셔널 아사히카와역 앞이다.
그냥 적당한 사이즈의 싱글 침대.
시트랑 침구류도 다 깨끗하고 좋았다.
책상도 널찍해서 노트북을 올려 놔도 여유 공간이 많았다.
어매니티는 1층 로비에서 원하는 걸 가져오면 된다. 근데 이쪽 일회용 칫솔은 솔이 좀 딱딱해서 별로였다. 혀 닦을 때 조금만 힘이 들어가도 아팠다.
옷걸이와 냄새 제거제가 비치돼 있다.
샤워를 하기 전에 발수건부터 깔아 주고.
넓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좁지도 않았다.
시설은 다녔던 비즈니스 호텔들 중에서는 최신식이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 핸드워시 겸 세안폼이 비치돼 있다.
욕조가 진짜 좁은 곳은 엄청 좁은데, 이 정도면 양호하지 싶었다.
3년 만의 일본 여행 (2023.03.07 ~ 2023.03.24)
1. 삿포로/왓카나이 - 일본의 최북단으로 출발 (2023.03.07 / 1일차)
2. 왓카나이 - 북 방파제 돔과 소야곶 (2023.03.08 / 2일차 - ①)
3. 아사히카와 - 아사히카와 라멘 마을 (2023.03.08 / 2일차 - ②)
4. 삿포로/아사히카와 - 다시 달리기 위한 재충전 (2023.03.09 / 3일차)
5. 호쿠토/마츠모토 - 1,100km를 달리다 (2023.03.10 / 4일차 - ①)
6. 사이타마 - JR 동일본 철도 박물관 (2023.03.10 / 4일차 - ②)
7. 마츠모토 - 마츠모토성 (2023.03.11 / 5일차 - ①)
8. 시오지리 - 오랜 역사의 역참 나라이주쿠 (2023.03.11 / 5일차 - ②)
9. 나가노 - 젠코지(善光寺) (2023.03.11 / 5일차 - ③)
10. 카나자와 - 카나자와성 공원과 오미쵸 시장 (2023.03.12 / 6일차 - ①)
11. 카나자와 - 켄로쿠엔, 오야마 신사, 나가마치 (2023.03.12 / 6일차 - ②)
12. 요나고 - 침대 특급 선라이즈 이즈모 (2023.03.13 / 7일차 - ①)
13. 쿠라요시 - 우자키 쨩은 놀고 싶어! 무대 탐방① (2023.03.13 / 7일차 - ②)
14. 쿠라요시 - 원형 극장 피규어 뮤지엄 (2023.03.13 / 7일차 - ③)
15. 톳토리 - 톳토리 사구 (2023.03.14 / 8일차 - ①)
16. 톳토리 - 우자키 쨩은 놀고 싶어! 무대 탐방② (2023.03.14 / 8일차 - ②)
17. 오사카 - 오사카로 출발 (2023.03.14 / 8일차 - ③)
18. 나라/오사카/후쿠오카 - 나라 사슴 공원과 만제 돈카츠 (2023.03.15 / 9일차)
19. 아시키타 - 큐슈 신칸센과 히사츠 오렌지 철도 (2023.03.16 / 10일차 - ①)
20. 아시키타 - 방과 후 제방 일지 무대 탐방 (2023.03.16 / 10일차 - ②)
21. 카고시마 - 흑돼지와 시로쿠마 빙수 (2023.03.16 / 10일차 - ③)
22. 이토시마 - 드라이브 인 토리 이토시마점 (2023.03.17 / 11일차 - ①)
23. 벳푸 - 교자만 남은 벳푸 일정 (2023.03.17 / 11일차 - ②)
24. 나가사키 - 나가사키로 출발 (2023.03.18 / 12일차 - ①)
25. 나가사키 - 나가사키의 원폭 흔적과 소후쿠지 (2023.03.18 / 12일차 - ②)
26. 나가사키 - 나가사키 차이나 타운과 수변 공원 (2023.03.18 / 12일차 - ③)
27. 쿠마모토 - 산토리 쿠마모토 공장 견학 (2023.03.19 / 13일차 - ①)
28. 쿠마모토 - 쿠마모토성 (2023.03.19 / 13일차 - ②)
29. 쿠마모토 - 스이젠지 조주엔(水前寺成趣園) (2023.03.19 / 13일차 - ③)
30. 타카마츠, 코베 - JR 패스의 마지막 일정 (2023.03.20 / 14일차)
31. 도쿄 - 사신 쨩 드롭킥 무대 탐방 (2023.03.21 / 15일차 - ①)
32. 도쿄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① (2023.03.21 / 15일차 - ②)
33. 요코하마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② (2023.03.22 / 16일차 - ①)
34. 에노시마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③ (2023.03.22 / 16일차 - ②)
35. 카마쿠라 - 청춘 돼지 시리즈 무대 탐방① (2023.03.22 / 16일차 - ③)
36. 후지사와 - 청춘 돼지 시리즈 무대 탐방② (2023.03.22 / 16일차 - ④)
37. 사가미하라 - 일본 최대의 자판기 레스토랑 (2023.03.22 / 16일차 -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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