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일정이 끝나고 엄청난 대이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는 아오모리현의 히로사키시와 아키타현도 생각했었는데, 계획 단계에서 본래 3주 간의 전국 일주가 2주로 줄어든 것도 있었고 결정적으로 아키타현에서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 리모델링 보수 공사 중인 바람에 일정을 취소하게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토호쿠 지방에는 여행 일정이 하나도 잡혀 있지 않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아키타-야마가타-니가타로 이어지는 루트도 여행해 보고 싶다.
언제 전국 일주 여행을 다시 계획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때는 홋카이도도 네무로까지 동서로 갔다 와 보고 아키타 - 야마가타 - 니가타를 돌고 조에츠 신칸센과 호쿠리쿠 신칸센, 호쿠리쿠 본선을 거쳐서 후쿠이현이나 기후현, 시가현 중에서 좀 둘러보고, 이후 와카야마현, 시코쿠 4개 현 등 지금까지 안 가 본 곳들 위주로 계획하지 않을까 싶다.
원래 신하코다테호쿠토에서 도쿄 방면으로 가는 가장 이른 시각의 하야부사는 6시 39분에 출발하는 하야부사 10호인데,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가려고 일부러 7시 38분 열차로 예약했다.
우유, 보리차, 커피 등이 구비되어 있다.
조식 뷔페는 마스크를 쓰고 일회용 비닐 장갑을 착용하고 담아야 한다.
야키토리, 야키소바, 오믈렛, 머윗대와 간모도키(두부 가공품) 볶음 등 소박한 음식들이다.
샐러드 코너이다.
옥수수는 달달한 통조림 옥수수인 줄 알았는데, 일부러 맹물에 헹군 건지는 몰라도 그 통조림의 단맛이 안 난다.
오믈렛에 곁들일 케찹, 샐러드에 곁들일 드레싱, 간장이 있다. 간장은 딱히 필요한가 싶긴 한데, 수요가 있으니 놨겠지.
미소시루, 코코 이치방야 콜라보 카레 수프, 포타주(콘 수프)가 있다.
딱히 이렇다 할 밥 반찬은 없어서 밥은 담지 않았다. 옆에 주먹밥이 있기도 하고, 차라리 그쪽이 낫지 싶다.
와사비나(わさび菜)라고 해서 학명을 보면 얘도 갓의 일종인 듯한데, 주먹밥에 어울릴 정도로만 적당히 넣어서 그런가 갓하고 뭐가 어떻게 다른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아무튼 와사비나를 쓴 주먹밥과 연어를 쓴 주먹밥이 있다.
홋카이도 남부의 명물인 이카 시오카라(오징어의 내장에 살을 섞어 염장한 젓갈의 일종)와 우엉을 볶아 만든 반찬인 킨피라고보 그리고 낫토가 있다. 뭐 우엉이나 낫토야 많이 먹어 봤으니 패스하고 새로운 맛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역시 식사는 밥이 좋다. 식사로 빵은 뭔가 좀 허전하고, 역시 쌀이 들어가 줘야 든든한 느낌이다.
밥에 곁들일 만한 게 별로 없으니까 콘 포타주나 먹어야지 하고 퍼 담았는데, 뒤늦게 옆에 카레도 있다는 걸 알았다. 카레도 먹을까 고민을 했지만, 점심도 먹을 거니까 그냥 적당히 먹자 싶어서 이렇게만 담았다.
젓갈은 국내에도 호불호가 왕창 갈리는 게 워낙 많기도 하고, 이카 시오카라도 인터넷으로만 접했지 실물을 접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보니 조금만 담았다. 맛은 국내에서 호불호가 확 갈릴 만한 그런 젓갈들보다는 무난하긴 했는데 역시나 해산물 젓갈인 만큼 호불호는 갈릴 만하다 싶었다. 꼭꼭 씹다 보면 감칠맛도 느껴지고 녹진한 맛이 좋긴 한데, 특유의 쿰쿰한 향 때문에.
저 까만 건 아까 그 음료 코너에 있던 보리차다. 식후에 시원하고 구수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으니 좋다.
왓카나이 일정에서 비 때문에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또 비가 왔다. 이번 일정도 고생 좀 하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역으로 향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빠르게 달리는 신칸센 하야부사(E5계 전동차) 토호쿠 신칸센 구간에서 최고 320km/h로 주행한다.
하야부사라고 하면 '그랑 클래스'라고 하는 1등석이 먼저 떠오르는 열차인데, 흡사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래스 같은 좌석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일본에서 달리는 열차 중 가장 넓은 좌석에 슬리퍼, 수면 안대, 담요 등이 무료로 제공되며 (담요를 제외한 어매니티는 가져가도 됨.)
간단한 차와 과자가 먼저 서비스로 나오고 이후에는 제법 그럴싸한 도시락이 식사로 나온다. 여기에 주류를 포함한 모든 음료는 마시고 싶은 만큼 리필이 가능하다. (맥주, 와인, 스파클링 와인, 일본주, 위스키, 사과주, 스파클링 매실주, 녹차, 허브티, 홍차, 커피, 애플 주스, 콜라, 생수 등)
이번에는 타 보지 않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랑 클래스도 타 볼 생각이다. 아마 그때는 호쿠리쿠 신칸센의 카가야키로 타 보지 않을까 싶다.
하야부사는 전 좌석 지정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장 낮은 등급의 좌석이 지정석이고, 그 다음이 그린샤, 가장 높은 등급이 그랑 클래스다.
신칸센은 이 3열 좌석 때문에 좌석 피치가 상당히 넓은 편이다. 열차가 상행/하행으로 방향이 바뀌면 좌석을 그대로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운행하기 때문에 3열 좌석이 회전하려면 그만큼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 콘센트는 창가석에 하나씩 있다.
역시 생긴 지 비교적 얼마 안 된 열차인 만큼 시설도 다 좋다.
화장실 문의 개폐도 스위치로 한다.
역시나 널찍하니 쾌적하다.
이쪽은 손으로 당겨서 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오미야역에 도착해서 사이타마 신교통(뉴셔틀)으로 환승해서 도착한 곳은 JR 동일본에서 운영하는 사이타마 철도 박물관이다. 이쪽은 내용이 조금 길어지기에 '4일차 ②'로 따로 작성할 예정이다.
뉴 셔틀도 경전철인 만큼 전기를 바닥 쪽에서 공급한다. 벽 쪽에 보이는 게 전류 공급선이기 때문에 절대 선로로 내려가면 안 된다.
호쿠리쿠 신칸센 최고 등급의 열차로, 이 열차에서도 그랑 클래스를 운영한다. 언젠가 그랑 클래스를 탄다면 아마 이쪽에서 경험해 볼 것 같다.
도쿄역에서부터 타고 온 사람이 제법 많았기 때문에 이번엔 사진을 생략했다. 나중에 다시 도쿄로 돌아오는 일정에 객실이나 시설물 사진을 찍어 뒀기에, 그 일정에서 다시 서술하기로 하겠다.
마츠모토역까지 타고 갈 특급 시나노.
이번 일정에서 사용한 티켓이 일반석 티켓이기 때문에 그린샤는 한 번도 못 탔는데, 다음번에는 그린샤 티켓으로 끊어야지 싶다. 나가노가 기점임을 감안해도 열차가 상당히 일찍 들어왔다. 출발 30분인가 40분 전에 이미 도착해서 승차 가능한 상태였다.
시간도 남고 해서 그냥 아이스크림을 하나 뽑아 먹었다. 가격을 보면 그다지 합리적인 가격은 아니긴 한데, 이상하게 한 번씩 사 먹게 된다.
아까까지의 삐까뻔쩍한 신칸센 객실들에 비해 좀 낡은 인상이 있는데, 실제로도 이미 30년은 된 열차이기 때문이다.
하나 특이한 거라면, 이 열차는 틸팅 열차라서 커브 구간에서 열차가 기울어진다. 이러한 틸팅 열차는 JR 홋카이도에서도 특급 호쿠토, 소야, 사로베츠 등으로 운영되었는데, 몇 차례의 사고로 인해 틸팅 기능을 제거해 버려서 이제는 경험해 볼 수가 없다.
내가 처음으로 경험해 본 특급의 틸팅 열차는 JR 홋카이도의 특급 슈퍼 호쿠토(키하 281계 동차)였는데, 2022년에 모두 퇴역했고 모두 비틸팅 열차인 키하 261계 동차로 교체되었다.
커브에 들어서면 차체가 기울어지는 게 지금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오래된 열차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남자 화장실.
그래도 이상한 냄새 같은 건 전혀 안 났다.
이런 세면대는 아마 세월이 흐르면서 전부 교체되었을 것이다. 남자 화장실에 비해 깨끗해 보이는 건 신식으로 교체되었기 때문(...)
이렇듯 오래된 열차임에도 있을 건 다 있고 위생 상태도 양호하다. 국내에서는 가끔 오래된 무궁화호 객차의 화장실에서는 안 좋은 냄새가 올라오는데, 적어도 일본의 특급 열차에서는 그런 걱정은 덜어도 된다.
애초에 무궁화호는 특급이 아니라 급행 취급이긴 한데, (ITX 새마을, 새마을호, 누리로도 모두 급행이다.) 일본의 완행/급행 등의 하위 등급 열차들의 화장실에서도 냄새가 났던 기억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어딘가 위생 상태가 좀 떨어지는 곳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진 경험하지 못했다.
그렇게 신하코다테호쿠토부터 시작해서 약 1,100km를 달려서 마츠모토에 도착했고, 바로 호텔부터 들렀다.
원래는 저녁 무렵에 도착했지만 캐리어도 무겁고 해서 사진 찍는 걸 잊었다가 다음 날 낮에 찍은 사진이라서 밝다.
도착하자마자 충전기를 꼽고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를 충전했다.
그리고는 바로 침대에 누워서 30분 가량 쉬었다. 일단 3일차를 좀 느슨하게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많이 걷긴 많이 걸었고, 하루를 온전하게 쉴 필요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아서 피로가 누적된 건 어쩔 수가 없었나 보다.
그냥 깨끗하고 괜찮았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하면 딱 떠오르는 형태의 화장실/욕실.
이곳에서는 조식을 제공한다.
다음 날에는 손님이 있을 걸 감안해서 저녁에 빈 식당을 찍고 왔다.
조식 메뉴는 5일차 일정에서 작성하기로 하겠다.
근처에서 뭐 먹을까 하다가 그냥 슈퍼마켓에 들르기로 했다. 지하에 위치한 슈퍼마켓은 얼핏 보기엔 별로 안 넓은 것 같았는데,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어마어마하게 공간이 넓었다.
슈퍼마켓에서 사 온 각종 델리 메뉴들. 이때 WBC 경기가 있었는데, 초반에만 조금 잘하나 싶다가 중후반에 그냥 개박살이 나더라. 그래서 그냥 도중에 채널을 돌려서 예능 프로그램을 봤다.
여기 초밥이 품질이 꽤 괜찮았다. 청어가 보여서 골랐는데, 잘 만든 시메청어였다. (시메사바랑도 맛이 유사한 편이다.) 아카미도 그럭저럭 괜찮았고, 연어나 한치, 이쿠라도 다 맛있었다. 마트 초밥임에도 어지간한 한국 판초밥 가게들 정도는 내는 듯했다.
이런 거 10피스에 8천 원이면 아무런 불만이 없지. 한국이라면 적어도 2배 이상은 주고 사 먹어야 할 텐데.
일본 여행을 가면 편의점을 꼭 가야 한다고 TV나 인터넷에 많이들 그러는데, 나는 오히려 이런 슈퍼마켓에 꼭 가 볼 것을 추천한다. 편의점 PB 상품 같은 거면 어쩔 수 없지만, 대부분의 공산품도 더 싸게 팔고, 이런 델리 메뉴들도 퀄리티가 더 좋은 데다 싸고. 심지어 저녁 늦게 가면 할인 딱지까지 붙는다.
여담으로, 이런 저녁 도시락 할인을 소재로 삼은 '벤 · 토!(한국판 번역명 - 도시락 전쟁!)'라는 라이트 노벨 작품도 있다. 2011년에는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된 적이 있다.
빅사이즈의 감자칩.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줬습니다'의 일본판. 어쩜 이런 부분은 한국이랑 똑같은 걸까(...)
3년 만의 일본 여행 (2023.03.07 ~ 2023.03.24)
1. 삿포로/왓카나이 - 일본의 최북단으로 출발 (2023.03.07 / 1일차)
2. 왓카나이 - 북 방파제 돔과 소야곶 (2023.03.08 / 2일차 - ①)
3. 아사히카와 - 아사히카와 라멘 마을 (2023.03.08 / 2일차 - ②)
4. 삿포로/아사히카와 - 다시 달리기 위한 재충전 (2023.03.09 / 3일차)
5. 호쿠토/마츠모토 - 1,100km를 달리다 (2023.03.10 / 4일차 - ①)
6. 사이타마 - JR 동일본 철도 박물관 (2023.03.10 / 4일차 - ②)
7. 마츠모토 - 마츠모토성 (2023.03.11 / 5일차 - ①)
8. 시오지리 - 오랜 역사의 역참 나라이주쿠 (2023.03.11 / 5일차 - ②)
9. 나가노 - 젠코지(善光寺) (2023.03.11 / 5일차 - ③)
10. 카나자와 - 카나자와성 공원과 오미쵸 시장 (2023.03.12 / 6일차 - ①)
11. 카나자와 - 켄로쿠엔, 오야마 신사, 나가마치 (2023.03.12 / 6일차 - ②)
12. 요나고 - 침대 특급 선라이즈 이즈모 (2023.03.13 / 7일차 - ①)
13. 쿠라요시 - 우자키 쨩은 놀고 싶어! 무대 탐방① (2023.03.13 / 7일차 - ②)
14. 쿠라요시 - 원형 극장 피규어 뮤지엄 (2023.03.13 / 7일차 - ③)
15. 톳토리 - 톳토리 사구 (2023.03.14 / 8일차 - ①)
16. 톳토리 - 우자키 쨩은 놀고 싶어! 무대 탐방② (2023.03.14 / 8일차 - ②)
17. 오사카 - 오사카로 출발 (2023.03.14 / 8일차 - ③)
18. 나라/오사카/후쿠오카 - 나라 사슴 공원과 만제 돈카츠 (2023.03.15 / 9일차)
19. 아시키타 - 큐슈 신칸센과 히사츠 오렌지 철도 (2023.03.16 / 10일차 - ①)
20. 아시키타 - 방과 후 제방 일지 무대 탐방 (2023.03.16 / 10일차 - ②)
21. 카고시마 - 흑돼지와 시로쿠마 빙수 (2023.03.16 / 10일차 - ③)
22. 이토시마 - 드라이브 인 토리 이토시마점 (2023.03.17 / 11일차 - ①)
23. 벳푸 - 교자만 남은 벳푸 일정 (2023.03.17 / 11일차 - ②)
24. 나가사키 - 나가사키로 출발 (2023.03.18 / 12일차 - ①)
25. 나가사키 - 나가사키의 원폭 흔적과 소후쿠지 (2023.03.18 / 12일차 - ②)
26. 나가사키 - 나가사키 차이나 타운과 수변 공원 (2023.03.18 / 12일차 - ③)
27. 쿠마모토 - 산토리 쿠마모토 공장 견학 (2023.03.19 / 13일차 - ①)
28. 쿠마모토 - 쿠마모토성 (2023.03.19 / 13일차 - ②)
29. 쿠마모토 - 스이젠지 조주엔(水前寺成趣園) (2023.03.19 / 13일차 - ③)
30. 타카마츠, 코베 - JR 패스의 마지막 일정 (2023.03.20 / 14일차)
31. 도쿄 - 사신 쨩 드롭킥 무대 탐방 (2023.03.21 / 15일차 - ①)
32. 도쿄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① (2023.03.21 / 15일차 - ②)
33. 요코하마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② (2023.03.22 / 16일차 - ①)
34. 에노시마 - 봇치 더 락! 무대 탐방③ (2023.03.22 / 16일차 - ②)
35. 카마쿠라 - 청춘 돼지 시리즈 무대 탐방① (2023.03.22 / 16일차 - ③)
36. 후지사와 - 청춘 돼지 시리즈 무대 탐방② (2023.03.22 / 16일차 - ④)
37. 사가미하라 - 일본 최대의 자판기 레스토랑 (2023.03.22 / 16일차 -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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